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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자!

서점에 가자! 2013.6.26. 



다들, 책을 어디서 사시나요? 책을 사시긴 하시는거죠? 그리고 사신 책을 읽으시기는 하시는거죠? 물론 사시기도 하고, 읽으시기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보다 나은 부분이 없는 저도 읽는데요 뭘. 전 한글을 깨치고 책을 중학교 3학년 이전까지 거의 읽지 않다가 중3때 처음 읽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는 책에 흠뻑 빠져서 책이라는 것의 재미를 알게 된 이후, 책을 조금씩이라고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을 읽기 시작한 계기는 서점 방문이었습니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책을 사곤 합니다.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거니와 시중의 서점에서 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저는, 서점에 가서 책을 읽으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지금도 수도서울의 번화가에 가시면 서점이 꼭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서점들에 가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거나, 사곤 합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서점에 가는 것일까요? 서점에 가면 무엇이 좋길래 제가 서점을 가시라고 권유하는 것일까요?



서점에 가면, 우선 책이 많습니다. 책이 이렇게도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책들이 책장에 가득가득 꽂혀있습니다. 당연한가요? 하핫. 그많은 책들을 죽 보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책을 뽑아 듭니다. 그리고선 책을 잠시 읽기 시작하죠. 어떤 분들은 그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보시기도 합니다. 책이 많이 있으니까 내가 이 책을 이렇게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책은 아마 읽어주어서 고맙기까지 할지도 모릅니다. 그 수많은 책들 중에 자신이 눈길을 뜨는 제목이나, 익숙한 작가의 이름이나 그것도 아니면 표지가 예뻐서 라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 책을 그 자리에서 뽑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손에 쥐어서 읽을 수 있는 새 책들이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서점에 가야하는 이유 두번째는, 자신이 관심있던 분야가 아니었던 책들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시면 보통 자신이 이미 사기로 마음 먹은 책을 검색을 해서 주문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독서 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한 책에서 새로운 자신의 관심사를 찾을지도 모르고, 또 지금 딱 필요한 지식이나 영혼을 맑게 하는 한 줄의 글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여담입니다만, 외교부 장관을 지내시고, 국회의원을 하신 한 분의 강연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이 대학을 다닐 적에, 친구 한 명이 자기 방에 놀러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책장을 이렇게 보시면서 '너는 OO과를 다니는구나' 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랍니다. 친구는 아무런 의도없이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 이야기를 듣는 자신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독서력(歷)이 너무나 좁고 편향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강연을 듣는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만약에, 친구가 여러분들의 집에 놀러 와서 책장을 보게 되면, 여러분이 무슨 전공을 가진 학생인지 모를 수 있도록 해보세요." 



이 분이 하시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서, 넓게 지식을 습득하라는 이야기가 하시고 싶었던 것이라 전 이해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 책장을 보거나 책상 위를 보면, 그다지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있지는 않습니다. 간혹가다 생소한 분야의 책이 있긴 합니다만, 아직 제 손때는 많이 타있지 않습니다. 항상 반성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반성문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곳이 서점입니다. 서점에 가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신이 관심 분야를 넓혀나가는데,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적은 책보다 좋은 시작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이유는, 책을 사서 보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사시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있으실 줄로 압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ㅠㅠ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책을 사서 보라'는 말은, 책을 읽으실 때, 작가와 대화를 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으시다보면 자신의 생각이 떠오르는 부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때 그 책의 빈 곳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넣으시기 위해서는 책을 사서 보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도서관이나 각 시군구의 공공도서관에 가보시면 모두가 다같이 보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낙서가 되어 있거나, 줄이 그어져 있거나, 또는 글씨로 내용에 집중하기 힘든 책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행위를 한 사람들의 도덕관념에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책에 줄을 그었던 그 생각을 놓치지 않기위해서라도 책을 사시는 건 어떨까요? 자신이 산 책에 자신의 생각을 남기고 난 뒤, 몇 해의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그 책을 읽게 된다면, 그때 자신의 생각과 지금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 볼 수도 있고, 그 책이 다른 사람의 책이 아니라, 오로지 나만의 책이 되는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서점에 가셔야 합니다. 서점에 가셔서 책을 고르시고, 자신과의 뜨거운 첫 만남을 기억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담 두번째 입니다만, 전 가끔 학부모님들을 만나게 되면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우리집 아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책 읽으라고 하면 만화책이나 보고 있고, 엄마 볼 때만 책 보다가 금새 또 컴퓨터를 하거나 딴 짓을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전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사라고 돈을 주신 적은 있습니까?" 



그럼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런 적은 없지만, 집에도 책이 많이 있는데 왜 굳이 다시 책을 사서 읽어야 하는가 오히려 저에게 반문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초등학생이든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관계 없이, 자신의 눈에 재밌어 보이는 책은 읽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독서의 취미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집에 있는 책은, 자신이 원한 책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가 읽기를 원한 책이거나, 자신이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 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는 것입니다. 부모가 해야하는 역할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살 수 있는 돈을 주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되, 그 책이 만화 등과 같이 재미로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 것만 요구하면 됩니다. 만화를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만화가 어린 시절에 읽었을 경우 그 내용을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만화가는 어린이가 아니기에, 자신만의 생각을 만화로 표현한 것이고 그것을 아이들이 읽는다고 해서 그 모든 함의를 이해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만화를 읽으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핑계고, 아이들은 만화를 '책'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놀이'라고 생각하기에 읽는 것에 일정 부분 제약을 가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자녀와 함께 서점에 가서 서로 책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가족이 다같이 읽는 책을 사기도 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독서에 취미를 가지게 될 것이고, 스스로 사고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번에 산 책을 다 읽었다고 자녀가 말하면, 그 책을 주제로 가족이 대화를 해보거나 하면 더 좋겠지요. 그러니 학부모님들, 책을 무조건 읽으라고만 하시지 마시고 책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십시오. 한달에 얼마 정도를 책을 사기 위한 돈으로 지정해서 주시면 아이는 그 돈으로 책을 사 볼 것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자녀분들도 책을 읽습니다. 단 한번도 엄마 아빠가 책 읽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나에게만 책 속에 답이 있고, 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황당해 할 것입니다. 책을 읽는 부모가 먼저 되시고,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신다면 모두 책을 읽을 것입니다. 



어라? 여담이 꽤 길었습니다. 



여러분, 서점에 갑시다. 인터넷 서점의 영향으로 우리가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서점' 간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을 없애자는 말씀이 아니라, 시중 서점과 인터넷 서점이 우리에게 주는 효용과 기쁨 그리고 역할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점에 가셔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정말 얼마되지 않는구나 하는 겸손함도 느껴보시고, 또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분야에 대한 연구나 학문들이 있는지, 그리고 소설에도 이토록 많은 나라에서 소설을 쓰고 있구나, 또 이런 작가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시나 희곡 등에서도 그렇습니다. 또한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책을 우선 사셔서, 그 책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시간을 한 번 담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그 책은 오롯이 여러분만의 책이 될 것입니다. 



우리, 다같이 서점에 갑시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