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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 지기전에..

<익숙해 지기전에...>

#1 

스마트폰을 가지기 전에는 친구들의 스마트폰이 참 신기했더란다. 

어찌 이리 얇은 기계에 이 정도의 기능이 들어가는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냄새까지 맡아보았더란다. 

기술에 감탄도 하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앱'의 향연에 존경심까지 들었더란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쓰던 '유심 없는 스마트폰'을 아이팟처럼 쓰기 시작하면서 그런 신비함은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더란다. 

스마트폰은 카톡을 하기 위한 도구가 되었고, 방에 누워서도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철저한 수단이 되어버렸더란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감탄도, 앱을 만든 이들의 수고도 노력도 창의성 마저도 고객의 입장이 되어버리니 한낮 불평거리에 지나지 않았더란다. 

#2

오늘까지 이틀을 일했다. 

어제는 사무실에서 일 하다가 행사 준비로 회사 밖으로 나와 그대로 늦은 시간에 퇴근했고, 오늘은 행사에서 하루종일을 보냈다. 

새로운 일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니 즐겁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속해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 사람들이 인정해주니 더 좋았다.

그래도 하루종일 서 있었고, 딱딱한 구두를 신고 다녔고, 설명하고 준비하는 것들을 평소에 하지 않았던 터라 몸은 피곤을 느꼈다.

집에 와서 가만히 의자에 털썩 걸터앉으니 아버지 생각이 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내가 5살이 되기 전까지 10년 넘게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노동자이셨던 아버지께서도 처음 일하셨을 때는 힘드셨을 것이다. 

몸은 힘들지만 집에 있는 가족을 위해서 그 '힘듦'이 익숙해지기 까지 일을 하셨을 것이다. 

#3

스마트폰이 그렇듯, 어제오늘의 일 역시도 익숙해질지도 모른다. 

내가 아버지께서 벌어오시는 돈으로 편하게 공부하고 생활했던 것이 익숙했던 것처럼..

그러기에, 오늘은 익숙해지기 전에 그 감정을 글로 남기고자 한다. 

오늘 아침, 사람으로 꽉 찬 지하철에서 느꼈던 것은 '짜증'이 아니라 '익숙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익숙함'은 처음에는 누구나 힘든 직장이지만 자신을 위해서든 가족을 위해서든 그리고 누군가의 미래를 위해서든, 참아 냈기에 얻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4

가끔은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스스로를 던져 놓는 것이 꽤나 많은 것들을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5

노동자, 직장인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