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감정배설

<감정배설>

눈물과 땀은 배출되고 똥과 오줌은 배설된다. 그리고 감정은 분명 배출되는 것이었으나 최근의 경향을 비추어보면 배설되는 형태로 그 지위를 옮겨가고 있는 듯 하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필터링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쏟아내는 감정 배설은 일종의 정신병이라 볼 수 있다. 정신병이라 말할 만큼 감정 배설이 자연스러운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자살을 강요하거나 사회에서부터의 격리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정 배설이 지속되는 한 그런 사태가 일어나도록 종용하거나 또는 사회적 문제로서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지금이 그런 시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나, 감정 배설의 대상이 되는 사람 역시도 감정 배설을 하고 있으니 서로에게 '똥 퍼붓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똥'을 부었는가에 대한 판단이 어렵기까지 하다. 

어느 누구도 감정 배설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혈연으로 얽히고설킨 가족관계라 해도 감정 배설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사랑하는 연인이라 하더라도 감정 배설의 대상은 될 수 없다. 감정 배설을 굳이 하고 싶다면 자신만의 공간에서 해야만 할 것이다. 울든 화를 내든 욕을 하든 마음껏 웃든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들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감정 배설의 목적은 자신의 감정을 필터링하지 않고 타인에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옮김으로써 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이 혹은 전가 혹은 죄책감 혹은 언짢음을 느끼기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