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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2. 17:53 내 생각

"또 한 번 실패의 기록" 2014.12.12.


오늘 또 한 번 실패했습니다. 실패(失敗)의 뜻을 한자 그대로 푼다면, '읽어버리고 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지는 것을 잃어버림'이라고 해석한다면 '지지 않음'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 받아들이겠습니다.


공공DB 활용 비즈니스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찌릿'이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직접 전력 사용량을 계량하여 전력 계량 비용의 감소와 징수 효율의 향상 그리고 전기사용량을 매개로 한 SNS 제안'이라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사용량을 각자 스스로 스마트폰으로 촬영, 계량하여 한전 측에 보내고 한전 측은 사진자료를 받아 전력사용 요금을 상계한 뒤 그것을 다시 각 가정의 개인에게 요금 정보를 보내 스마트폰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전기를 썼는지를 토대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할 수도 있고 또 한전측에서는 전기전약과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을 '찌릿'을 통해서 홍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보공개요청도 해보았습니다. 한전 측에 정보공개신청 내용으로 전력계량을 하는 한전의 검침원과 외주업체의 검침원 수 공개를 요청했고 그 결과 우리나라에는 5,224명의 검침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임금은 2014년 기준으로 월 275만원에 이르도록 노력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5224명에 월 275만원이면 적은 비용이 아닐 것입니다.


나아가 한전의 전력계량에 대한 기사를 살펴보다가 한전은 2020년까지 1조 천억 이상의 돈을 들여 전 세대에 '스마트계량기'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1조 천억이라.. 적은 돈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정부3.0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1.0은 정부만 정보를 활용하는 주체였던 시기였고, 정부2.0은 정부가 가진 정보를 원하는 국민에게 일부 사용하도록 하거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해준 것입니다. 정부3.0은 전 국민 각 개인에게 정부 정보를 활용하여 자신의 삶에 정부의 정보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국민이 단지 사용자가 아니라 정보의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3.0의 핵심입니다.


제 아이디어는 정부3.0의 이상을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각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각 가정이 스스로 계량하고 전자결제를 통해서 징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전력에 관련한 정보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전기전약에 관한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의미로는 자신의 집 주변의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가구의 전력계량을 하고 한전측에서는 기존의 전력사용량의 평균과 이번 달 사용량의 격감이 감지되었을 경우, 고독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제 실패요인을 분석해보자면, 일단 어플리케이션 개발 아이디어에 지원했지만 스토리보드나 어플리케이션 구동 가능성 측면에 매우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어플리케이션이 어떻게 구동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만큼 제 아이디어가 허황되어 보일 수 있었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이미 한전이 스마트계량기를 보급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세웠다는 것입니다. 2020년까지 1조가 넘는 비용을 들여서 전국에 스마트계량기를 보급하는 과정에서의 과도기적 활용으로서 저의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 한전측에서는 이미 정한 방향을 고수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팀원의 부족이었습니다. 저도 갑작스레 접하게 된 공모전이기도 했지만 아이이더를 가지고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디어에 머물렀던 것이 또 하나의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판단됩니다. 팀원을 모으고 실제로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드는데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다면 이런 공모전에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큰 변화없이 꾸준히 개발을 하였을 것인데 말입니다. 역시 사람이 재산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가난뱅이이군요.


이번 '찌릿'의 실패는 기대했던 바가 컸던 만큼 다소 기가 죽기도 합니다. 기대가 클 것이 무엇이 있는가 하는 생각에 대한 대답은, 찌릿은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의 크기가 작고 인구밀집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에서는 사람에 의한 직접 계량이든 스마트계량기에 의한 계량이든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유럽이나 북미와 같이 국토의 크기가 크고 인구밀집도가 낮은 지역이 넓은 국가들의 경우에는 직접 계량에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훨씬 커집니다. 스마트계량에 대한 비용은 대동소이하겠지요. 우리나라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저만의 기대였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스마트폰에 의한 직접 계량의 시대는 올 것이라 봅니다. 전기 뿐만 아니라 가스, 수도 등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에도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간혹 사람들이 실패도 좋은 경험이라 하는데, 저는 이런 태도를 '오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가 좋은 경험일 수 있는 것은 그 실패는 과거의 것이었고 지금의 자신은 성공했다는 것, 그 성공의 바탕에 그 실패가 있었다라는 것을 반추하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만인 것입니다. 저도 나중에 성공한 사람이 되면 지금의 경험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지금의 경험은 결코 좋은 경험은 아닙니다. 저의 하복부를 강하게 강타하는 듯한 쿨럭임과 좌절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입은 웃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정도로 제가 죽거나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튼 나쁜 경험했습니다. 실패, '지는 것을 잃다', 완전한 실패를 위해서 오늘도 한 번 힘껏 실패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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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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