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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101

‪#‎현우의500자‬ _101 


2005년 3월 공익근무요원이 되기 전 훈련소에 들어갔다. 4주의 짧은 훈련이었고, 훈련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저녁 식사를 한 뒤, 다시 중대 건물로 돌아가기 위해 식사 전 대기하는 연병장을 지나려는 찰나였다. 내가 있는 곳의 반대편에 반가운 얼굴이 보이는 게 아닌가. 나는 걷는 척 뛰어가서 외쳤다. 형! 대학 한 해 선배였다. 군휴학 이후 처음 다시 보는 얼굴이었다. 형도 반가웠는지, 신기하다를 연신 내뱉었다. 서울의 선배를 그곳에서 보리라고는 나 역시도 상상하지 못했다. 서로에게 훈련 열심히 받자는 격려를 남기고 다시 막사로 돌아왔다. 몇 일이 지난 뒤였다. 형과 내가 다시 식당 근처에서 우연히 만났다. 형은 다른 중대원들과 함께였다. 내가 옆에 가서, 조용히 속삭이며 안녕하세요, 하니 형이 웃음과 함께 내 손에 빅파이 하나를 빠른 속도로 건네어 준다. 얼른 상의 앞주머니에 넣었다. 그 빅파이, 먹지 못했다. 3월, 추웠지만 빅파이는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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