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한시 _31
끼리릭
잘 굴러가지 않는 바퀴
어미 허리를 숙여
가만히 들여다 보곤
다시 허리를 펴 발끝으로
톡톡
바퀴 건드린다
아기 깨지 않고
방향 정하지 못하고
휘리릭 돌아버린다
앞으로 바퀴
다시 발로 톡톡
정렬한 뒤 앞으로 밀고 나간다
잘자라 우리 아가
앞 뜰도 뒷 동산도 없는 이곳에서
어미 가만히 노래 부르고
아기 그 안에 죽은 듯 누웠다
가다가다 가만히
서
어미 아기를 본다
미소 그리고 미소
없다
빈 유모차 끌고
바퀴를 톡톡
아기는 죽은 듯 누웠다
죽은
누웠다
그 안에 아기 말고
어미 누웠다
그 안에 아기 말고
과거 잃어버린 누구
나
누웠다
누웠다
빈 유모차 끌고
- 아기 소리, 빈 유모차에서 들리는 익숙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