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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한시

오늘한시_34

#‎오늘한시‬ _34

미리 약속을 잡은 날도 아닌데 
나는 불쑥 그에게 연락을 한다 
생각나서 연락했다며 시간 맞으면
커피나 한 잔 하자고 메세지를 
남기고 나는 아무일 없는 듯 다시
마저 남은 일을 처리한다 잊은 듯
잊어 버린 듯 휴대전화를 열어 보니
답장이 와 있다 어디서 볼까 
내가 보낸 메시지는 사라지고 
어디서 볼까 이 다섯글자 내게 
설레임을 남긴다 잘지냈어? 다시 한 번 
별일 아닌 듯 남기고서 장소와 시간을 
정한다 만나서 이야기 해요
늦은 시간 만나 하루를 너절이고 
내일을 너풀거리지만 그간 변한 데는
없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유심히 이곳저곳
살펴보다 눈가 보이지 않던 주름이 
마음에 걸린다 웃을 일이 많았던 것일까
나 없이도 웃을 일은 많았던 것일까 아니라면
나이듦에 이기지 못한 그 모습에 더욱
마음이 아려온다 헤어지는 뒷모습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무게감이 실린다
발걸음이 무거운 것인지 헤어짐이 무거운 것인지 
묻고 싶지만 다시 물을 날은 기약 없다 
헤어진 지 오래 다시 헤어지는 그 발걸음에 
날개 같이 피어나던 그 주름 위로 푸른 하늘이 
그에게 있기를 마음 깊은 곳 바쳐 바라본다
바라본다 그를 다시 만날 오늘이 찾아오기를

- 약속 그리고 헤어짐 또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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