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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행복하셨는지 물어볼 수 있다면” “행복하셨는지 물어볼 수 있다면” 20161208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건 미래의 거대한 기계보다 때론 지금의 한 장 사진이 더욱 그 효과가 클 때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갖고 있지도 않은 사진이지만, 한 장의 사진을 떠올리며 어머니와의 시간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의자에 앉으신 채 형과 나를 다리 위에 한 명씩 올려놓고 또 안고 계셨습니다. 사진 속에는 세 명 모두 웃는 얼굴입니다. 어머니와 형과 나. 가장 환하게 웃는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긴 파마 머리에 스웨터를 입고 계신 어머니. 날씨가 추운 탓인지 아니면 바깥의 추운 날씨와 집안의 따뜻한 기온 차이 탓인지 얼굴은 붉어져 있습니다. 저는 3살 남짓 되었을까요. 몇 개 있지도 않은 치아를 빼꼼 보이며 역시 붉은 양볼 사이 수줍게.. 더보기
길어도 괜찮아 “길어도 괜찮아.” 페이스북을 시작한 것은, 2009년 일본에 있을 때였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는 페이스북이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꽤 많은 친구들이 가입을 했고, 서로의 일상과 가벼운 인사를 담벼락에 남기는 도구로서 좋은 도구라 여겨졌다. 당시의 페이스북은 지금의 페이스북과는 상당히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화면은 훨씬 조잡했고 채팅 기능은 있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이렇게 광고가 많지 않았다. 벌써 7년 째 페이스북을 하고 있다. 뭔가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게 놀랍기도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나에게 있어 약 1년 반 전부터 페이스북 사용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특별한 변화는 아닐지 모르지만, 페이스북에 어머니께서 가입을 하신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어머니.. 더보기
내 걱정 "내 걱정"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아무런 미사여구도 없는 저 문장은 읽는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닮아있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것은, 어떤 불행을 말하는 것일까. 다시 읽어보면 설핏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요즘과 같이 행복한 가정이나 불행한 가정 모두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또는 불행한지를 '스스로' 드러내는 여러 도구들이 있는 시대에는 말이다. 행복한 가정의 닮은 모습이란 아래와 같지 않을까. 자녀와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자하기까지 한 부모. 각자의 공간이 있는 충분한 넓이의 집. 여름과 겨울에 떠나는 휴.. 더보기
마음 둘 곳 "마음 둘 곳" 사람은 살면서 두 가지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듯 하다. 하나는, 마음 둘 곳을 찾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는 것. 마음 둘 곳을 찾는 것이란 별거 아닌 듯 하지만 꽤 어렵다. 가족이 있어도 그 안에서 편한 마음이란 생각보다 많은 조건이 필요하고, 또 서로 배려를 하지 않으면 너무 가깝기에 쉽게 불편한 곳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연애란,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만나 '내 마음 둘 사람'을 만나는 과정인 듯 하다. 그 결론이 가족이 됐든 그저 스처지나가는 인연이 되었든 연애를 하는 중에는 다행히 마음 둘 곳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역시, 배려는 필요하다. 마음 둘 곳이 꼭 가족이나 연인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저' 내 마음이 편한 어딘가는 있다... 더보기
현우의500자_82 ‪#‎현우의500자‬ _82 가족이란, 같은 치약을 쓰는 사람들이다. 무엇을 먹고 마셨든 같은 치약을 쓴다. 그래서 양치를 마치고 나온 가족의 입에서는 같은 향이 난다.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할 때도, 또 미움과 시기를 드러낼 때도 같은 향을 내는 입으로 말한다. 누군가가 치약을 다 썼다고 여겨 버리려고 하면, 어머니는 그 치약의 몸통을 무지막지하게 비틀어 버리고는 '앞으로 몇 번의 양치'라는 승전보를 가족에게 알린다. 그리고 어느샌가 누구의 취향인지도 모를 새 치약이 있으면 가족은 또 같은 향을 내는 입으로 가족임을 확인한다. 가족이란, 같이 밥을 먹는 사이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집 밖에서든 집 안에서든 무엇인가를 자신 안에 받아 들이게 되었을 때, 온전히 그것을 가족의 것으로 인정해주는 사이이다. 남자친.. 더보기
두 가지 생각 두 가지 생각. 2014.06.25 # 1 '다섯 줌의 쌀'이라는 일본 선승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 있다. 읽은지 한 7~8년 된 듯 한데 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있다. (선승의 이름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ㅠ) 어느 날 유명한 선승 한 명이 조용한 시골마을을 찾아온다는 소문이 났다. 시골 마을의 사람들은 두 번 다시 그런 기회가 없을 듯 하여, 이때를 빌어 가훈을 받고자 하였다. 시간이 지나 선승이 지나가는 것을 알아 본 사람 중 한 명이 선승을 집으로 모셔 종이와 먹, 붓을 준비하여 가훈을 적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흔쾌히 마을 주민의 뜻을 받아들인 선승은 일필휘지로 이렇게 적어 내려갔다. 祖死父死子死孫死(조사부사자사손사) 위 여덟 글자를 본 마을 사람은 깜짝 놀라며 묻는다. "아니 스님,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