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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애석하게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올라갈 때 시험을 본 마지막 세대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내가 살던 경남 마산지역에서는 2000년을 마지막으로 '연합고사'가 폐지되었고 그 이후에는 중학교 내신성적 만으로 고등학교에 배정받아 들어갔다. 나와 같은 시점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 친구들은 내신과 연합고사 모두가 반영되는, 걸쳐진- 다시 말하면 재수 없는 시절의 친구들이었다. 연합고사가 중학교 3학년 말에 있다 보니, 중3의 시작은 고3만큼까지는 아니라도 뭔가 비장한 느낌이 돌았다.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배울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다 배웠다. 그리고 중3의 1년 간은 문제집을 교재로 하여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함께 풀거나 한 달에 한 번 혹은 2주에 한 번씩 .. 더보기
친함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친함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가끔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는 장면이 있다. 그건 고3이었을 때 수능을 마친 뒤의 일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패잔병들의 모임처럼, 수능이라는 전쟁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져 버렸으니 자존심이라도 지켜보려는 친구들은 날카로웠다. 사소한 일에도 큰 시비로 번질 수 있었으니 서로 졸업 때까지 조용히 지내자는 암묵적 합의도 있었던 듯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의 한 친구와 다른 반의 한 친구가 싸운다는 소식이 복도로부터 들렸다. 이 싸움이 있기 몇 달 전 우리 반의 두 친구가 싸운 적이 있었는데 이때의 불똥이 이상하게 나에게 튀었다. 그 둘의 싸움을 말리거나 중재할 사람이 나 밖에 없었는데(응?왜일까?) 내가 말리지 않았다며 꽤나 욕을 들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누군가 싸움.. 더보기
수능 3번 친 사람이 지금의 고3에게-2 수능 3번 친 사람이 지금의 고3에게-2. 2013.11.10. 두 번째 이야기는, 영화를 실컷 보아라. '굶주려 있던 독서를 해보아라'를 주제로 삼을까도 고민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것을 권유하기에는, 습관의 문제와 시간 소모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스스로에게로부터 발견되어 차마 그럴 수는 없다. 그리고 이제 막 수능을 친 시점에서, 또 어떠한 '글자에의 강요'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폭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영화를 많이 보라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밖에ㅠㅠ. 영화는 생각보다 많은 종류가 있다. 흔히들 알고 있는 로맨스 영화나 전쟁 영화,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다뤄주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등 많은 종류가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는 만큼 우리가 무엇을 .. 더보기
수능 3번 친 사람이 지금의 고3에게. 수능 3번 친 사람이 지금의 고3에게. 2013.11.9.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그런 욕심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재수는 일반적이었다고는 하나, 심지어 공익근무요원을 하던 중에도 수능을 치고, 소집 해제 이후에도 수능을 친 욕심은 보통 욕심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3번의 시험을 통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올 수 있었으며 하고 싶던 공부를 실컷한 본인에게는 그 시간들이 아깝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수능을 처음 친 지금의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는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또 글을 적는다.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재수해라. 농담이다. 재수는 필수였던 시기가 있었다. 수시전형의 확대로 인해 학교는 마치 수시생들의 임시 거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고 평준화되어 버린 학교는, 말 그대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