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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오늘한시_13 ‪#‎오늘한시‬ _13 그의 방에는 아무 것도 없다 널부러진 옷가지 자다 깬 듯 잠이 들 듯 이불 그리고 배게는 하나 둘을 놓을 공간 충분한대 오직 하나 그 하나의 베게에 자욱이 새겨 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그 자욱에 글씨가 스며 있다 흐르는 것은 막지 못하고 헤어짐을 멈추지 못했네 그 자욱 위 뒷통수 들이 밀어 다시 지우려 해도 잠들어 떠오르는 얼굴 눈물 짓게 한 그 얼굴 뿐 지울 것은 또 다른 눈물 뿐이오 씻어 지워지지 않는 그것은 눈물로 기운 이름 모를 십자수 흐른 것이 돌아오길 바라는건가 헤어진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는 것인가 차라리 양말인 듯 하여 억지로 헤어진 그곳그사람 기워 내 옆에 붙여라도 뒀으면 하나의 베개 위 다시 쓰일 문장을 떠올리며 흐른 것은 멈추지 못하고 헤어진 것 기우지 못하고 .. 더보기
만남 자체만으로. 만남 자체만으로. 2014.9.19. 서울에 살면서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은 '여행자'다. 여행자의 손에는 어김없이 그들의 나라 언어로 적힌 지도나 관광 책자가 들려있기 마련이니 알아차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한글로 된 간판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당신의 나라에는 팔지 않는 여러 음식을 먹으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면 '여행'이라는 시간은 일상보다 몇 배의 가치가 더 있는 듯 하다. 그러다 가끔, 지하철이나 큰 대로변에서 지도와 건물, 건물과 친구의 얼굴, 친구의 얼굴과 자신이 마주한 어려움을 번갈아보며 헤메이는 여행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부부같아 보이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인 듯한 사람도 있고 혼자 온 사람들도 있다. 무언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을 알아보는 신호는 그리 약하지 않아 언제나 항상 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