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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한시_36 #‎오늘한시‬ _36젖 다오 밥 다오 울어봐도 답이 없는 식어버린 그 몸 앞에 질겅질겅 옷을 씹는 그 모습 누군가 보았다면물이라도 안아라도 주지 않았겠나배가 고파 사랑고파 소리 없이 죽어가던 그 아이 울음 소리 듣고있던 그 노파 열린 귀 벌어진 입 차렷한 그 누움 이미 저 곳 가버린 뒤아기 남아 불러보메 대답 없는 울음이 메아리쳐이제 그만 오려무나 배부른 곳 오려무나 울음없는 곳 할미가 잘못했다 어미가 잘못했다 이제 그만 오려무나세상 관심 없는 곳에 젖 찾아 가던 아기 무엇 원망하였겠소태어나고 짧게 살며 살고자 살아가고자 보았던 그 짧은 시간 무엇 원망하였겠소가벼이 넘은 그 벽에 이름 한 자 남기지 못한 그 심정 담아 이리 한 번 남겨보오미안하오 남아 있는 내가 미안하오 부디- 10개월 아기의 아사(餓死.. 더보기
현우의500자_72 #현우의500자 _72 나는 너와 밥을 먹을 수 없다. 밥 한 끼 먹는 것,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너와 먹는 한 끼 식사의 즐거움보다 그 한 끼의 가격이 더 신경이 쓰인다. 그러지 말라고, 편하게 보자는 너의 그 말에 더욱 너와의 거리는 멀어져 간다. 식사 후, 커피라도 한 잔 하려면 그 커피 한 잔 값이 나의 3일 간 저녁값이 된다는 건 말할 수 없다.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마음이야 산타클로스가 들어오지도 못할 만큼 장작이 가득 찬 굴뚝 같지만, 그래도 나는 너의 이름 언저리에 손가락이 머물다 다시 휴대전화를 끄고 만다. 나는 너와 사랑을 할 수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일종의 죄다. 영화 방자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방자에게 유혹을 받는 춘향이 "우리끼리 이러면 안되잖아." 라고 이.. 더보기
하루하루 하루하루 2014.11.20. # 1 최근 같은 문장을 다른 두 사람으로부터 들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살고 싶다." 라는 문장. 이동진 영화평론가 겸 기자의 책 '밤은 책이다'에 나오는 표현이란다.# 2 밥 같은 걸까. 밥 한 그릇을 가만히 보면 '밥이다!'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밥 한 톨 한 톨이 모여서 밥 한 그릇을 구성하고 있다. 그 한 톨들이 모이지 않았다면 밥 한 그릇은 없었을 것이고, 우리는 그 밥을 먹고 으쌰으쌰 힘낼 수 없었을 것이다.# 3 또 다른 예는, 나는 대문호라 불리는 빅토르 위고를 참 좋아하는데 그의 책 '웃는 남자'를 읽다가 느낀 점이다.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낸 '웃는 남자'는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반부에 정말 길고도 장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