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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한시_39 ‪#‎오늘한시‬ _39 - 꽃신(花靴) 꽃신 벗어 손에 든다 버선이라도 신었으면 좋으련만 밟히는 것 죄다 발에 박힌다 그러메 신 신을 줄 모른다 손에 든 꽃신 이내 가슴에 품는다 가슴에 품은 꽃신 앳된 향 풍기며 신을 든 여인에게 마음 떠오르게 한다 이 꽃신 어떻소 마음에 드오 네 마음에 듭니다 꽃신 하나 가진 것 나라 가진 듯 하여 여인 왕이 된 듯 언제보다 밝고 높다 누구 만나러 간다는 말 듣고 다녀오세요 한 마디 보내고 뒤돌아 웃던 그 모습 잊지 못하고 신지 않던 꽃신 신고 찾아 나선 그 길 돌아오는 길 비가 내려 젖을까 저어되어 꽃신 벗어 걸어오는 한 여인 꽃신은 변치 않아요 저도 변치 않아요 그대 미워 않을게요 비에 하늘에 원망 담아 꽃신 가슴에 품고 올려다 본 하늘 아래 우산 뚫고 두 강 흐른다 더보기
현우의500자_122 ‪#‎현우의500자‬ _122 비를 좋아하지 않았다. 처음 서울에 오게 된 것은, 아버지의 출장을 따라 나선 것이 계기였다.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서울까지는 지금도 4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다. 이도 차가 막히지 않았을 경우다. 조수석에 타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 가는 설렘도 갖기 전 비가 억수 같이 내렸다. 비가 온 탓인지, 왜인지 모르게 고속도로는 막힐대로 막혔다. 시간을 계산하는 것도 포기할 무렵, 잠이 든 채 나는 서울에 왔다. 고속도로 위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는 아저씨께서 창문 너머로 건네주신 과자는 이미 남아있지 않았다. 서울에 대한 설렘을 깨끗이 씻어 내렸던 비가, 참 싫었다. 지금은, 비가 좋다. 특히 지금 글을 적고 있는 오늘 같이 봄비가 많이 내리면 올해 모내기는 잘되겠구나, 하는 농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