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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산다 “일상에 산다” 사당의 한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일이 있었고, 몇 일이 지났다. 시비 자체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할 것은 없다. 그저 어리고 안타까운 영혼들이 술이라는 악마의 피를 마시고, 괜한 사람에게 자신의 더러움을 퍼부은 것. 그 정도의 술회를 갖고 있다. 내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도, 화날 일도 없다. 어이가 없을 뿐. 그러나 몇 가지 느낀 바 있다. 더러움은 묻지 않았다. 내가 티 없이 깨끗하였다면 더러움 묻었을 것이나 그렇게 깨끗하지 않아 ‘술집에서의 시비’ 정도, 묻어도 묻은 티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양아치’ 들과 같은 삶을 살았던 것 아니다. 살면서 몇 가지 잘못을 했고 그것을 반성하며 살고 있다. 누구, 잘못하지 않은 자 돌을 던져라. 순수하지 않기에 더욱 더러워지지 않고, .. 더보기
시멘트 핫도그 ‘시멘트 핫도그’ 20161203 2009년 1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위앙짠)의 근교, 어느 한 초등학교에서 2주간의 봉사활동을 할 때였다. 유스클립(Youth CLIP)이라는 대학생국제교류단체에 소속되어 있을 당시였고,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진행하게 된 봉사활동이었다. 2주간 내가 맡았던 업무는 다름 아닌 도서관 짓기였다. 그곳의 초등학교는 교사(校舍)와 화장실 건물만이 있는 곳이었기에 도서관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당시 현지에서 활동중이던 시민단체로부터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라오스에 가기 이전까지 내가 손에 벽돌을 잡아본 적은, 2006년 아동양육시설에서 공익근무를 할당시 식당을 증축할 때 뿐이었으므로 완전 초짜였다. 현지의 인부-라고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지역 주민들이었다–와 협.. 더보기
현우의500자_35 #현우의500자 _35 술과 담배의 가치가 폄훼되는 데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에 살면서 이 둘은 우리의 삶을 망치는 대표적인 해악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삶을 나아지게 하는 두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그것은 정치와 섹스다. 현대 뿐만 아니라 인류가 탄생할 때부터 우리는 이 둘에 의해 더 나은 하루를 꿈꾸고 살아왔다. 유일한 조건은 이것들의 건강함이다. 정치는 사회 속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그것이 지향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의미의 미래는 제도와 타협이라는 오르가즘을 통해 일치된다. 섹스는 일부 문화권에 따라 언급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기도 하지만 결국 인간이라는 동물의 마음 속의 섹스는 끝을 모르는 동굴이다. 섹스와 유사 섹스는 종교 혹은.. 더보기
현우의500자_7 ‪#‎현우의500자‬ _7 늦은 새벽이다. 나는 나와 체결한 약속을 지켜야한다. 500자를 채우지 못할 지언정 내 스스로와의 약속은 지켜야한다. 술을 마셨다. 술을 왜 마시는가에 대한 변명과 핑계는 기득하지만 나는 그런 핑계를 대지 않는다. 내일 후회할 글을 오늘 적지 않겠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살펴보니 할 이야기가 많다.하지만 오히려 할 이야기가 많을수록 적을 이야기는 적어진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생각하는 이야기와 적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르듯이 말이다. 익숙해진 시간들에 익숙해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다만 나는 술에 취했고 글을 한 눈으로 쓰고 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약속은 지키기 어려운 만큼 그 어려움을 다음으로 넘기고자 하니 내일에게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