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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천국

“알바 시각표” “알바 시각표” ‘이러다가 분명, 또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받지 못 할거야. 어떻게 하지? 내가 얼마만큼 일을 했는지, 시각표를 적어놔야겠다.’ 2004년 겨울, 아직 11월임에도 더 이상 추울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추위가 이어졌다. 내가 일했던 주유소는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에 세워져 있어 바다와 상당히 가까웠다. 바다는 다른 건물들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바다의 비린 냄새와 함께 차가운 겨울 바람은 주유소 곳곳을 파고 들었다. 나는 몇 번이고 주유소 소장님께 아르바이트를 위한 대피장소, 그러니까 주유소에 들어가면 흔히 보이는 조그마한 부스를 하나 사서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벌벌 떨며 손님을 기다려야만 했다. 10월에.. 더보기
오늘한시_37 ‪#‎오늘한시‬ _37거기 줄을 서시오 줄을 빠져 나왔다간 한 푼도 못받을 줄 아시오줄을 선 사람들은 말이 없다 말이 없을 뿐만 아니라 표정도 없다 태어날 때 응아응아 울었을 사람들 아무런 표정도 입 밖에 내는 소리도 없다한 명이 목소리 큰 사람 앞에 가 선다이번 한달 고생했소 정말 당신 덕분에 우리 회사가 정말 잘 돌아가는 것 같소 다음달에도 힘냅시다고개를 주억거릴 뿐 아무말 없는 아무개 웃음이라도 지어드려야 하나 고민하지만 굳을 만큼 굳은 표정에는 싸늘한 비웃음만손을 뻗어 받는 것은 동전 몇 닢 은전 한 닢도 아닌 동전 몇 닢한 닢으로 방값을 내고 한 닢으로 먹고 한 닢으로 아이들 공부를 시키고 반 닢 남아 저금하는 동전 몇 닢할 말과 할 짓은 다했다는 목소리 큰 놈 앞에 아무개 분은 고개를 숙인 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