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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59초 "59초" 할머니 생신이었다.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할머니께서는 깨어있으실 것이 분명해 전화를 드렸다. 여보-세요.(할머니께서는 '보'를 길게 발음하신다.) 할매, 해눕니다. 아이고. 해누가? 예. 오데고? 서울입니다. '아이고. 서울에서 전화했나?' 예. 할머이, 생신 축하드립니더. 그래. 서울 먼데서 전화를 다 했나. 할머니께서는 아직 옛날 시외전화 시절의 기억이 있으신가 보다. 매년 생신이 되면 전화를 하는데, 서울에서 전화를 걸었으니 빨리 전화를 끊어야 한다는 투의 말씀이시다. 아침 식사는 하셨는지, 편찮은 데는 없으신지 물어도 보고 해도 끊고 난 전화에는 59초라는 짧은 통화 시간이 무심하게 반짝이고 있다. 작은 손자, 해드릴 건 전화 한 통 밖에 없어 죄송한 마음 뿐이다. 명절 마다 내려가서 찾.. 더보기
현우의500자_22 #현우의500자 _22 "그대는 가진 것이 무엇이냐?" "저는 가진 것이 없사옵니다." "정녕 그대는 가진 것이 없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껏 살면서 무엇하나 가진 적이 없었사옵니다." "그럼, 다시 묻겠다. 그대가 가지지 못한 것은 무엇이냐?" "첫째로, 재물이었고 둘째로, 애정이었고 셋째로, 건강이었습니다." "그 세 가지 모두를 가지지 못한 그대는 지금 어찌 살아가고 있는가?" "부모의 등에 붙어 기생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 아비의 젖을 빠는 동물이며 어미의 피를 빠는 동물이라 칭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대의 부모는 가진 것이 무엇이냐?" "저의 부모는 재물과 상호 간의 사랑과 건강 모두를 가졌습니다." "하나가 빠졌다." "하나가 빠졌다니 무슨 말씀이시온지?" "그대의 부모는 그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