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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따라하기 “따라하기”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학교 근처에 라면집이 있었다. 그 가게 이름이 토라(虎). 호랑이라는 이름의 라면집에는 호랑이 얼굴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져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저녁을 먹기 위해 꼭 이 라면집을 들렀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학생은 곱빼기를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아름다운 문구에 홀린 탓이다. 라면 가게는 작았다. ‘일본 라면 가게’라고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좁고 기다란 가게였다. 가게 안에는 부부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아저씨-사실 할아버지와 할머니셨지만 추억은 미화되는 법이니-가 계셨다. 라면과 볶음밥 세트를 주문하며, ‘오오모리데(곱배기로)’라 말하며 누가 봐도 학생인 듯 보이도록 가방을 벗어보였다. 라면을 기다리는 동안 하는 일이란, 주인아저씨가 라면.. 더보기
37점 “37점” 이제부터 여러분이 읽게 될 이야기는, 누구나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 누구나 중에서 자신이 어디까지 나아질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나 그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본어를 내 나이 또래가 흔히 접하던 계기로 접한 것은 아니었다. 내 또래가 ‘흔히 접하던 계기’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통해 일본어에 흥미를 갖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일본어를 배우게 된 것을 말한다. 이런 사람을 ‘오타쿠’라고 불렀는데, 최근에는 ‘덕후’라 부르는 듯 하다. 나는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보고, 일본어에 흥미를 갖게 된 후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만’이라는 뜻의 ‘케도’라는 발음이 재밌었다. 그렇게 배운 일본어를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배웠다... 더보기
현우의500자_99 #‎현우의500자‬ _99 친구들이 집에 모였다. 우리집이 궁금하다 하기도 했고 내가 직접 만들어주는 한국 요리도 먹어보고 싶다고 하기에 초대했다. 적게 잡아도 20명이 넘는 친구들이 교수님 한 분까지 모시고 우리집을 방문했다. 떡볶이, 탕수육, 김치 계란말이 등을 만들었고 함께 맥주를 마셨다. 따뜻한 시간을 보낸 후, 입가심으로 먹을 과일 통조림을 따기 위해 다시 주방에 갔다. 따개가 없어 칼로 통조림 위를 톡톡쳐가며 땄다. 술기운 탓에 쉽지 않았다. 그러다 손이 삐끗, 했다. 뚜껑의 날카로운 부분에 왼손 엄지 손가락이 베였다. 꽤 깊이 베였는지 피가 포물선을 그리며 뿜어 나왔다. 화장실로 달려갔고 수건과 휴지를 사용해 지혈했다. 하지만 피가 멈출 기미가 없자 집 주위의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일본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