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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아픈 이유 "아픈 이유" 어릴적부터 생일이 있는 4월이 되면 이유 없이 아픈 날이 있었다. 고열과 기침 그리고 어지럼을 동반한 아픔이었고, 그런 날이면 밤새 어머니는 내 옆에 앉으신 채 내 이마에 찬 수건을 올려주셨다. 아침이 되어 병원을 가면 의사선생님은 감기 몸살이라며 몇 일 분의 약을 처방해주셨고, 나는 그것을 생애 마지막 약인양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몇 일이 지나면 씻은 듯 나았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오늘(2016년 4월 10일) 시점, 이제 3일 동안 지속된 4월의 아픔에서 슬며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먹은 약에 수면제 성분이 있는지 지금 사실 좀 헤롱헤롱하기도 하고 멍하기도 하다. 하지만 무언가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앉았다. 4월의 아픔에는, 이유가 있을까. 몇 .. 더보기
현우의500자 _45 #현우의500자 _45 우연히 시계를 본다.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이 시계는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해진다. 투명한 유리와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 시계는 누구의 손을 통해 만들어져, 누구의 손을 통해 옮겨져 나에게 온 것일까. 4시24분이다. 내 생일과 같은 숫자다. 하루에 2번 내 생일과 같은 시간에 시계가 60초 간 멈춰 있다. 초침은 60번을 아무런 생각 없이 움직이지만 나에게는 그 60초의 시간이 내가 살아온 30년의 인생처럼 느껴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60살이 되었을 때는 1년에 1초 씩 내 삶을 기억할 수 있을까. 그 사이 많은 일들은 어떤 형태로 기억으로 남을까. 태어남이란, 결국 우연인 듯 하다. 부모가 없는 사람이 없듯, 배꼽이 없는 사람이 없듯 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