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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현우의500자_80 #현우의500자 _80 할매, 오데 가노? 행님하고 내 데꼬 오데 가노? 시장가나? 시장 가서 뭐하는데? 시장가면 맛있는 거 사주끼가? 시장이 오덴데? 할매, 내 팔 아프다. 내 다리 아프다. 조금만 쉬었다 가자. 빨리 가야 되나? 와 그리 빨리 가는데? 빨리 시장가서 맛있는 거 무끼가? 알았다. 할매, 내 손 잡고 가자. 행님아, 내 손 잡고 가자. 시장 아직 안왔나? 요가 시장이가? 할매, 내 저거 사도. 할매, 내 이거 사도. 와 앉노? 할매, 와 갑자기 앉노? 일어나라. 뭐하노? 할매. 뭐 꺼내노? 할매. 우리 밭에 있던 기네. 우리 밭에 있던 것도 같이 시장 왔나? 상추도 왔나? 고추도 왔나? 같이 있으니까 반갑네. 억수로 반갑네. 할매, 뭐하노? 뭐하는기고? 안됩니더. 야들은 내 친굽니더. 가.. 더보기
샹하이, 중국. 샹하이, 샹하이 2014.8.21. 중국에 온 지 4일쨰가 되는 늦은 밤이다. 18일 오전에 출발한 비행기는 오후가 채 되기도 전에 나를 중국에 실어다 주었다. 비행기는 2011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그 육중한 날개에 올랐던 기억에서 멈추어 있었으니 3년 만이다. 매일 중국에서의 내용들을 글로 남기고자 하였으나, 이렇게 늦어지게 된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지금 내가 적고 있는 것은 기록이 아니라 기억이다. 사람이 가진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라, 기록이라는 형태를 빌어 기억을 보충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늦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피로'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피로는, 중국을 흐르는 두 강의 강물을 그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