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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현우의500자_120 ‪#‎현우의500자‬ _120 모교에 있는 영화관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앉을 수 있었다. 몇 역을 지난 뒤 내 건너편에 한 여대생이 앉았다. 그를 여대생이라 특정지을 수 있는 이유는 대학과 학과가 적힌 바람막이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건국대 영화과 학생이었다. 최근 영화과와 영상과의 학과 통폐합을 막고자 많은 학생들이 단식을 비롯해 농성을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던 참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다 수첩에 꺼내 이렇게 적었다. ‪#‎SAVEKUFILM‬ 끝까지 힘내세요! 영화과-영상과 통폐합에 반대합니다! 건대 정외 08 졸업 권현우. 성수역에서 그 여학생이 내리려는 줄 알고 성급히 뛰어가 쪽지를 찢어 건네주었다. 처음엔 놀라던 여학생이 쪽지 내용.. 더보기
현우의500자_97 ‪#‎현우의500자‬ _97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정리하는데 꽤 많은 노력을 다했다는 것 뿐이다. 내 차례가 돌아왔고 교탁 근처에 앉으신 교수들과 선배 그리고 동기 학우들을 위해서 내가 이 학교에 왜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말했다. 누구나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이 무엇인지는 각자 다를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가 우리의 꿈을 이루는데 첫 시작이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마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기억에 남아 있는 문장들이 이 정도인 것은, 이후 수많은 술자리 덕에 기억력이 감퇴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 4개월을 다닌 학교였다. 20살의 4개월은 그 어느 때보다 밀도가 높았다. 10년이 지났고 앞으로 이 글을.. 더보기
현우의500자_56 #현우의500자 _56 누구나 신입의 시절을 겪는다. 아기는 신입 인간이다. 유치원이나 초중고대를 다니면서,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의 시간은 신입생이 된다. 처음 회사에 들어가서는 신입 사원이다. 누구나 신입을 겪으니 신입의 시기는, 평범하면서 평등하다. 하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신입 인간, 신입생, 신입 사원은 각기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그 원인은 어떤 선배를 만났는가에 대한 대답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입 아기에게 선배는 부모다. 좋은 부모는 아기를 위해 사랑과 희생을 쏟는다. 신입생에게 좋은 선배는 신입생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신입사원에게 좋은 선배는, 신입사원이 잘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을 알아내어 신입사원이 업무에 흥미를 느끼고, 그를 통해 삶의.. 더보기
난 당신의 후배가 아니에요. 난 당신의 후배가 아니에요 2013.7.1 사람들의 관계 속에는 많은 호칭들이 존재한다. 직장에서는 부장, 차장, 과장이 있고, 가정 내에서는 아버지, 어머니, 형,오빠 등 다양한 호칭으로 상호간의 관계를 규정짓곤 한다. 이런 호칭들은 동의를 통해서 이뤄지기도 하고,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르거나 불려지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의'는, 상호간의 동의를 포함하고 나아가 사회적 동의의 개념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동의는 왜 필요한 것일까. 사회적 동의, 이 다섯글자에 이 글의 주제의식이 담겨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돌이나 연기자 그리고 개그맨 등 수많은 연예계 종사자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OOO 선배님의 노래를 들으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어요', '### 선배님의 연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