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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왜 재밌을까

고전은 왜 재밌을까. 2013.6.19. 


고전(古典, the classic)은 재미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란 막연한 웃음을 주거나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는 재미와는 다르다. 내가 정의한 고전의 재미란, 인간으로서 인간을, 그리고 사회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감동을 재미라고 말하고 싶다. 


다양한 고전을 읽다보면, 고전을 적은 작가들이 진정으로 우리와 같은 생리구조를 갖고 있었던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의미를 도출해 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또 다른 형태로 유추하며 평생 한번 생각해보면 많이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것. 이런 고전 작가들의 노력들이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형태를 남기고 있는 것이리라. 


인간으로서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보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그것들을 문자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책이라는 공간에 담는 능력, 이러한 노력과 능력들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얼마나 그 책 한 권의 가치가 큰 것인지는 실로 표현할 수 조차 없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 방법이란 다른 것이 아닌,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불행한 일이나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있었던 잊고 싶은 추억,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배신이나 절망들을 이겨내는 것, 이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인류'라는 이름을 머리 위에 달고 살고, 그 이름을 다시 '자연'으로 바꾸기 이전까지는 저 방법이 인류를 지탱하는 가장 큰 물줄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노력들을 힘들지만 하고 있고, 또 해보게 될 것이다.

 

위의 '방법'이 고전에는 참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일일이 예를 들어가면서 고전에서의 '방법'의 예를 적고 싶으나 본뒤 내 머리의 지능이 낮은 탓으로 적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고전 속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위기와 기회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성취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책 속에서 글자라는 이름으로 춤추고 있는 방법들이 어떻게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지가 나와 있다. 이것이 재미가 아니면 무엇일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 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잘못하고 있다거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일이 전혀 아니다. 삶은 우리 생각보다 빡빡한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 얼굴 한 번 보는것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썩어빠진 계몽주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책을 읽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 다른 사람들과의 위기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해있는 다양한 문제와 내면의 고통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은, 우리가 일일이 경험해보지 않고도 고전이라는 책, 책이라는 고전을 통해서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책이 모든 것의 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예시를 제시할 뿐이지, 상황은 변해 있을 것이며 우리가 원하는 답은 꼭 그 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책을 통해서 우리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고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면 우리는 그 인생 속에서 또 다른 해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고전은 재미가 있다. 짧게 이야기를 하면, 인간에 대해서 인간이 한 고민의 흔적이 있기에 재미가 있다. '너는 나와 달라'로 끝나는 문장이 아니라 '나는 너와 다른데, 왜 나는 너와 다를까' 라는 고민을 시작하게 하는 고전은, 그 고민과 자신의 삶을 통틀어 적어 놓은 고백을 담고 있기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직도 전 세계에서 고전은 다시 출판되고 다시 번역되고 다시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