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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18. 23:53 내 생각
"젊은이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어서 숨으세요." 


 태산이 용섭 노인에게 소리쳤다. 

 태산의 직업은 대장장이. 지금은 지구상 어디에서도 태산의 방식으로 칼이나 낫을 만들지 않는다. 모든 철제 농기구나 조리 도구들은 3D 프린터로 만들어 사람은 그저 그것이 제대로 만들어지는지 지켜만 볼 뿐인 사회이다. 지켜볼 필요도 없지만, 심심한 사람들은 그것을 그저 멍하니 지켜만 보는 것으로도 월급을 받아갔다. 

 태산은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선택 받은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금속활자를 주조하고, 그것을 조판하는 일을 지켜온 사람이었지만, 자신에 일에 대한 유전적 정보를 모두 팔아버린 뒤 자신의 아들에게는 대장장이가 되도록 해 경험을 유전자에 남겨 팔도록 하려했다. 지금 남아있지 않은 경험을 한 사람의 유전정보는 비싸게 팔렸기 때문이다. 금속활자나 대장장이와 같은 직업적인 유전정보 말고도 솔직한 사람의 심성이나 도둑질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들의 유전정보도 비싸게 팔렸다. 태산의 아버지의 큰 그림과는 다르게 태산의 아버지는 태산이 유전정보를 팔기 전에 실수로 금속활자의 뒷모서리에 찔려 파상풍으로 숨을 거뒀다. 이후 태산은 대장장이 일에 소질과 풍미를 느껴, 그것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킬 필요를 느껴 일을 계속 하고 있었다. 

 용섭 노인은, 이제 갓 60이 넘은 노인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2025년에는 60살이면 청년이라 여겨졌다. 실제로 그들은 청년다웠다. 좋게 말하면 건강했고,나쁘게 말하면 천방지축이었다. 60살만 그런 것이 아니라 70살, 80살도 그랬다. 심지어 죽기 직전의 사람도 청년답게 청년시절 독재의 지배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지지하고 확산시키려 했던 사람들도 다수였다. 

그런 천방지축의 어른들이 늘어나자 그 시대의 젊은이들은 더이상 노인, 늙은이, 어른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오로지 욕망만을 좇는 노인, 타인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편함만을 추구하는 늙은이, 삶의 즐거움이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젊은이에 대한 힐난으로만 차 있는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큰 짐이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짐이었는데, 자신들이 국가 경제에 정확히 어떤 부분에 대한 기여를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신들이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현재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정만으로 젊은이들의 돈을 빼앗아갔다. 

그러던 어느 2055년, 한 청년이 `또` 노인을 때려죽였다. 우발적인 사건이었지만 2055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노인을 때려죽인 청년이 받은 최종 형량은 징역 6개월. 사람을 죽였는데, 고작 징역 6개월이 말이 되는가 하는 질문을 하던 시절이 있었겠지만, 2055년은 그렇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젊은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다. 6개월을 선고 받아도 실제로 복역하는 기간은 1개월을 간신히 넘겼다. 일이 이렇게 되자, 60세를 넘긴 노인들이 부지기수로 죽어나갔다. 청년들은 스트레스를 노인을 죽이는 것으로 풀었다. 2010년대 이전에는 가정에서의 여자와 아동에 대한 폭력이 노인에 대한 폭력으로 바뀐 것이다. 노인을 죽이는 것이 마치 하나의 게임과 같아졌다. 나이가 59세인 장관들의 정부는 방관했고, 청년들은 살인자가 되었지만, 모두 정신적으로 건강해졌다. 

 청년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항변했다. 우리는 어른다운 어른을 만난 적이 없다, 고. 자신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동등하게 여기는 노인, 단지 시간적으로 먼저 알게 된 것과 나중 알게 된 것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어른을 만난 적이 없다, 열린 태도까지는 아니라도 무조건 자신들이 옳다고 말하지 않는 노인을 만난 적이 없다, 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 역시도 그런 것을 알 필요가, 알아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60세가 되면 맞아 죽을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그리고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노라 라고 말하며, 혹시 세상 물정 모르고 지나다니는 노인이 있는지, 빠른 눈으로 주위를 먹이를 찾듯 힐끔거릴 뿐이었다. 

 용섭 노인, 그는 올해 61살이 되었다. 작년에 맞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그는 1년을 더 살았다. 사실, 그보다 나이가 많은 몇몇의 노인 역시 살아있었다. 그들은 태산에게 대장장이 기술을 가르쳐주었고, 태산의 아버지에게 금속활자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몰래 지하에 모여 살며 자신들이 저질렀던 젊은 시절의 실수와 후회 그리고 순수한 노력으로 얻은 것들에 대해 글로 말로, 파일로, 유전정보로 남기고 있었다. 이런 정보들은 이들의 경륜과 `어른다운` 모습에 감명 받은 젊은 사람들이 관리하고 또 현재의 시점에 맞게 각색하여 세상에 내보이고 있었다. 어른다운 어른이 남긴 말들이 담겨 있는 책과 파일, 유전칩은 불티나게 팔렸다. 마치 역사를 공부하듯이 말이다. 

 그러던 중 용섭 노인이 지상으로 한 번 나가보고 싶다는 말을 태산에게 건넸고, 태산은 자신의 대장간에 데려온 날이 오늘이었다. 용섭 노인의 표정은 온화했고, 태산의 표정은 주위를 경계하느라 굳은 표정이었다. 그때 갑자기 일군의 젊은이들이 태산의 대장간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태산은 소리쳤다. 


"젊은이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어서 숨으세요."


용섭 노인은 말했다. 


"난 이제 이것으로 되었네. 더이상 자네들에게 짐이 되긴 싫네. 마지막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을 뿐이야. 그들을 막지 말게."


태산은 용섭 노인의 말을 받아들였다. 한 무리의 청년들이 태산의 대장간에 들어왔다. 그 중 한 명의 청년이 말한다. 


"행복하셨습니까, 용섭 어르신. 찾아뵙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용섭 노인의 모습은 사라졌다. 청년들의 손에는 동전같은 칩만이 남았다.  그 칩에는 용섭이라는 이름만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 칩은 인간저금통에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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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9. 21:17 내 생각

'여행과 수강신청'





1. 남들이 많이 듣는다고 내게도 좋은 수업은 아니다.



말 그대로, 남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라고 소문이 난 수업들은 학점을 잘 주거나 수업이 편한 수업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수업이 반드시 나에게 맞는 수업이라는 보장이 없다. 수강신청 이야기로 하면, 학점을 잘 준다는 수업이라도 절대평가가 아닌 이상, 누군가는 반드시 C이하를 받는다. 그리고 수업이 편하다는 것은, 열심히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 다시 말하면,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어도 머리 속에 남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 수업을 비싼 등록금 내고 들을 필요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학점만을 따기 위해 들어온 곳이 대학이 아니라면 말이다. 남들이 많이 듣는 수업은 결국 남들에게는 좋은 수업일 수 있겠지만, 자신에게는 최악의 수업이 될 수도 있다.

 

여행도 마찬가지. 남들이 가서 좋은 여행지나 국가라고 해도, 자신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 오사카 정도가 딱 적당한 예인데 비자도 필요 없어지고 항공권도 싸게 많이 나오는 관계로 오사카에 많이 간다. 하지만 가보면 일본 사람보다 많이 만나는 게 한국 사람(특히 난바)이고, 예전부터 관광지였지만 이제 한국인들 대상으로 한 상술들이 많이 들어와 여행지라기 보다 쇼핑지구 혹은 식당지구 느낌이 많이 든다. 그리고 이미 너무 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어서 가서 막상 보면 새로운 감동이나 일본 특유의 장점을 찾기 보다 '이미 어디서 본 듯한 사진'이나 '어디서 먹은 듯한 음식'만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돌아올 때 사오는 것들도 '도쿄 바나나'나 폼클렌징 크림 등. 그래서 오사카 여행은, 기본만 해도 손해는 없지만 자신의 경험이나 추억에 쉽게 남지 않는다. 돈은 들였지만 좋은 여행이었다 라기 보다 '좋은 쇼핑'이었다 정도가 남는 여행. 그래서 남들이 많이 간다고 해서 쇼핑을 싫어하거나 한국 사람들이 너무 많이 가는 여행지는 피하는 게 좋다.



2. 강의 위주의 수업인지, 토론(발표) 위주의 수업인지를 확인하자.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강의계획서 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의계획서라는 게 있습니다. 여러분.) 그 강의계획서에는 이 수업이 어떤 교재를 갖고 수업을 할 것이며, 수업 방식과 평가 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적혀 있다. 그것을 읽으면 수업이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스타일의 수업인지, 아니면 학생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수업인지를 알 수 있다. 우선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혹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를 먼저 파악을 해야 한다. 강의 방식이 좋은 학생은, 이해 능력과 암기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학생일 것이고 토론(발표) 위주의 수업이 좋은 학생은 팀워크에 뛰어나거나 수업을 통해 친구들을 사귀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일 것이다. 우선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를 먼저 파악을 하고, 강의계획서를 보고 수강 신청을 해야 최악의 선택은 피할 수 있다.



여행도 마찬가지. 크게 여행을 패키지와 자유 여행으로 나눌 수 있고, 자유여행에도 혼자 가느냐 친구를 포함하여 둘 이상 가느냐 로 나눌 수 있다. 패키지는 어차피 혼자 간다는 개념이 애매하기 때문에 자유 여행에만 혼자/친구랑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여행 자체에도 '휴양'이 목적이냐 '탐험'이 목적이냐 로 나눌 수 있는데 휴양과 탐험은 여행지를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하다. 휴양을 하고 싶은 사람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일본의 온천지역을 선호할 것이고, 탐험 스타일의 사람은 남/북미나 유럽 등지를 선호하리라 생각한다. 탐험이라고 적긴 했지만 오지여행을 가는 것은 아니고, 평소 접하지 못한 문화나 문물을 접하려는 의도가 있는 여행을 탐험이라 통칭했다.(실제로 오지로 여행가는 건 당연히 탐험) 탐험이냐 휴양이냐 역시도 자신이 어떤 스타일이냐 따라 다른 여행지를 갈 수 있다. 그리고 패키지와 자유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직접 계획 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자유여행,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패키지가 좋다. 스타일에도 맞지 않은데 굳이 자유 여행을 해서 일정 변경이나 숙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껴안기 보다 패키지라도 좋은 곳이 있으면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친구와 함께'가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여성분들 중에 일부는 외국 여행을 할 경우 혼자 가면 무섭다고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있다. 물론 친한 친구와 함께 가겠지만, 여행에 가서 여행지의 상황이나 현지인보다 친구가 무서워 질 경우도 있다. 어떤 곳이든 둘 다 처음 가보는 곳이면 긴장하게 되고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고, 만약 다투기 까지 하게 되면 여행은 여행대로 망치고 우정은 우정대로 금 간다. 여행을 혼자 갈 것인지 친구와 갈 것인지에 대해서 판단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은, 여행을 같이 언젠가 가보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먼저 함께 국내여행을 가볼 것을 추천한다. 국내에서는 말도 다 통하고 돈 문제도 없으니 크게 충돌할 것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단 둘이 의논해서 해결할 문제들은 지역과 나라를 떠나서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이고, 거기서 자신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길게 적었지만, 수강신청도 마찬가지고 여행도 마찬가지고 자기 스타일을 알아야 한다. 자기 스타일도 모른 채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거나, 막연한 불안함 때문에 친구와 무조건 함께 를 외친다면 자신도 힘들고 같이 간 누군가도 반드시 힘들어 지게 마련이다.

 



3.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이 좋은 수업.

 

1번과 맥락이 통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포인트가 다른 내용이 있다. 대부분 선배들이 추천하는 수업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성적 잘 주고 듣기 편한 수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수강신청 경쟁률은 치열하고, 막상 수업을 들어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헛돈 그리고 헛시간 날리는 것이라는 것은 앞서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는가 하면,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찾아서 들어야 한다. 교재와 수업 방식은 강의계획서에 적혀 있는 대로 하는 교수님들이 대부분이니, 꼼꼼히 살펴보거나 혹은 수강신청 전에 궁금한 게 있으면 강의계획서에 적혀 있는 교수님 메일이나 연락처로 질의를 보내도 된다. 어떤 수업에 관심이 생기고, 그 내용에도 관심이 있다면 그 수업을 신청하면 될 것인데, 가장 크게 걱정되는 것은 역시 학점이겠다. 하지만 학부수업의 수준에서 자기 학과 학생이든 타과 학생이든 수업을 들었을 때, 전혀 이해가 되지 않게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또 어떤 수업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인 만큼 다른 학생들보다 열의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가 교수든 박사과정이든 혹은 시간강사이든 관계 없이 수업시간에 열의를 보이는 학생에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그것이 반드시 학점이 아닐지 모르나, 열의를 갖고 열심히 공부를 하면 학점은 분명 좋게 나올 것이다.

 

여행도 마찬가지. 남들이 가는 여행지 말고, 자신이 정말 가고 싶었던 여행지를 찾았다면 그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불안감보다 궁금증과 호기심 혹은 어떤 주제를 갖고 여행을 떠나라. 이미 인터넷에 여행지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으니,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를 찾았다면 그곳에서 자신이 정한 주제에 맞는 여행코스를 새롭게 짜보거나 소소한 일탈 등을 추가한다면 분명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남들이 다 가는 여행지는 분명 검증이 되었다는 안도감은 들 수 있겠으나 새롭게 개척하는 재미는 반감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미 책에 나와 있는 어떤 식당이나 유스호스텔, 관광지 말고 현지에 직접 가서 현지인에게 길이나 식당을 묻거나 추천을 받으면 현지인만 알고 있는 좋은 곳을 추천 받을지 모르니 그런 재미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어느 나라든, 여행자들이 자신의 나라 혹은 도시에 관심을 갖고 어떤 질문을 해오면 그 고마움을 반드시 느낀다. 그래서 그 열정이 전달되어 더욱 좋은 여행지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놓치지 말길. 수강신청도 마찬가지고 여행도 마찬가지고, 자신이 주도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 성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4. 수업이 끝난 뒤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리를.

 

수강신청이 끝나고, 학기가 시작되면 수업에 맞춰 학기가 시작된다. 학기가 시작되면 첫 주는 수업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지고, 보통 두 번째 주부터 진짜 수업을 시작하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한 달 반 정도가 지나면 중간고사를 치고, 다시 한 달 반 정도가 지나면 기말을 친다. 길게는 4개월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3개월 정도의 체감 기간을 갖는다. 그 이유는 3월이 되면 신입생들은 학생회나 학교의 일정에 짜여진 행사로 정신이 없고, 정신 좀 들까 싶으면 중간고사, 중간고사가 끝나서 좀 놀까 싶으면 레포트 하나, 레포트 하나 다 쓰고 좀 쉴까 하면 기말고사를 치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지났는지를 알 수가 없다. 신입생뿐만 아니라 2,3학년도 마찬가지이다. 신입생 들어왔다고 좋다고 같이 놀다가 같은 결론으로... 최근에는 취업 준비와 학점 관리 때문에 노는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학기가 짧게 느껴지는 것은 여전하리라. 이런 짧은 느낌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주 수업이 끝나고 나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업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트를 정리하든 교과서를 다시 읽든 아니면 녹음을 해둔 파일이 있다면 녹음을 통해 다시 수업을 되새김질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매주 수업이 끝나고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겠지만, 대부분의 대학 시험이라는 것이 이해와 암기 능력을 묻는 시험이 기본이므로 시험기간이 되면 다들 암기에 열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술과 연애(실패)에 찌들어 있던 자신을 시험기간 직전에 발견하고, 3월 중순에 배운 것을 기억해내려 하지만 노트에는 누군가 기억은 안나지만 자신의 글씨체로 써놓은 내용만이 가득하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매주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을 정리해 놓으면 시험 대비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식 축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 여행을 양적으로 다니는 사람이 있고, 질적으로 다니는 사람이 있다. 굳이 나눌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많이 다녀보고 어디가 좋은지 알아보자는 사람이 양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고, 한 군데를 가더라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살펴보고 관찰하고 또 그것을 통해 얻은 경험이나 지식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정리해 놓는 사람을 질적인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라 구분하고 싶다. 양적과 질적 중 무엇이 좋다 나쁘다의 기준이 아니라, 양적인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 역시도 분명 질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여행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여행을 정리한다. 그 방식이 사진이 되었든 글이 되었든 아니면 그림이 되었든 다양하지만, 아주 긴 여행에서는 규칙적으로 기록을 정리하고 남기고, 짧은 여행에서는 집으로 돌아온 뒤 사진이나 메모 등을 바탕으로 정리를 하곤 한다. 그런 것들이 모이고 쌓여 여행기나 여행 에세이가 되는 것이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은, 그 여행 당시의 기억을 소중히 생각하고 또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정리를 한다. 그래서 누군가 어느 여행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 마치 어제 갔다 온 것처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여행 중/후의 정리가 가지는 힘이다. 마치 대학수업을 들은 후 자신의 방식대로 정리한 내용들이 자신이 지식이 되듯.



 

5. 방학은 정리이자 재정비

 

한 학기를 다 보내고 나면, 학기 초의 수강신청은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다시 수강신청이 돌아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신입생의 경우, 대학교라는 곳이 이런 곳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을 테지만 분명 반복된 실수를 할 것이다. 오히려 더 학점 잘 주는 수업은 없는지, 이왕 시험공부 한다고 힘들 것 학기 중이나 좀 편하게 다니자 싶어 레포트도 없고, 과제도 없는 수업을 찾아 다니는 하이에나처럼 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대학생활은 딱히 지식의 측면에 있어서는 기억이 남지 않는다. 물론 수업에 충실하지 않은 대신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에 참여한다면 또 다른 측면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수업을 통한 지식측면에서는 충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방학은 말 그대로 방학이고, 대학의 방학은 도약의 계기가 된다. 학기 중에는 수업을 소화하느라 깊게 읽지 못했던 전공서적이나 추천도서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도 하고, 직접 답사를 가볼 여유가 없었던 곳에 답사도 갈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어느 분야와 어떤 방식에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나갈 수도 있다. 이런 방학기간 동안 다음 학기를 준비하고, 한층 성숙된 학기를 보낼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여행도 그렇다. 일정한 주거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이 끝나면 그곳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한다. 분명한 것은, 여행을 떠나 있는 기간 만큼 여행과 여행 사이의 기간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서로가 느낀 색다른 느낌을 공유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음 여행지에 대한 준비와 정보습득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여행은 여행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가고 싶다 라고 마음 먹는 순간부터가 여행이다. 실제 여행은 아닐지라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행에 대한 기대와 그 기대에 부응하는 착실한 준비는 다음 여행에서의 큰 보답으로 다가온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어떤 여행지가 자신에게 맞는지 혹은 자신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필요한 여행자금을 모을 시간이 되기도 한다. 또 여행 메이트를 찾기도 한다. 여행과 여행 사이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다음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마치 방학에서의 성장이 다음 학기에서의 성장으로 이어지듯이 말이다.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는 못해도, 한 번 다녀온 여행지는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 여행과 수강신청이라는 두 가지의 전혀 다른 행위가 연결이 될 수 있을 듯 하여 글로 옮겨보았다. 수강신청이라고는 해도 대학생활 전반을 다루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또 이미 수강신청이 끝나버린 대학도 있어 시기에 적절성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한다. 그리고 여행도, 개인마다 다양한 방식이 있고 또 그만큼 수단이 어울리는지 혹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 역시 다양해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학의 한 학기를 짧은 지식 여행이라고 본다면, 수강신청 역시 여행의 준비라고도 할 수 있고 여행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행은, 직접 여행을 하는 것만큼 간접 여행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읽어보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참조해주시길, 감히 바라본다.

 

추신. 수강신청은 대학을 들어가서 하는 것인 만큼 이 글을 쓰면서, 대학을 가지 않았거나 혹은 가지 못한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수강신청은 대학생들이 자신이 어떤 수업을 들을 것인지를 정하는 과정입니다. 대학생활의 내용에 대해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이 있으시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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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3. 20:03 내 생각

"칭찬은 고맙지만, 고맙지 않네요." 2017.01.23.

 

부모가 자녀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일 중 가장 자신의 아이를 망치는 것이 무엇인가, 를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요.”

 

?

 

아이는 부모의 저 말을 듣고, 기뻤을 것이다, 아마 처음에는. 왜냐하면 머리가 좋다는 말은 분명 칭찬이고 부모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노력을 안한다는 이 말. 노력이야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당장은 칭찬 받은 것에 좋은 감정만을 느끼기로 한다. 물론 아주 특수한 경우이지만,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아이는 노력을 시작할지도 모르지만, 주변에 잘 보이지는 않는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책이 한 때 유행한 적이 있다. 책 내용의 핵심이란, 수족관의 돌고래나 고래를 훈련을 시킬 때 곡예의 난이도를 높여가며 그것을 성공시킬 때 마다 먹이를 주면 돌고래나 고래가 좋아하더라, 하는 내용이다. 읽은 지 오래되어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맥락은 틀리지 않았으리라. 내 생각은,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한다. 왜냐하면 돌고래나 고래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안타깝게도 몇 가지 곡예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만약, 잘생긴 연예인, 예를 들어 장동건이나 원빈이나 공유 등등 하도 많아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든 잘생긴 남자연예인들에게 잘생겼어요!’라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자신도 모르는 바 아니었을 것이고, 처음 듣는 내용 아닐 것이며, 앞으로도 들을 말이라 생각할 것이다. 물론, 고맙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칭찬은 고맙지만, 고맙지 않네요.

 

칭찬은 분명 고마운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들어도 기분 좋은 말 중에 사랑해, 좋아해, 월급 들어왔다만큼 잘했네!’라는 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고마운 일이 아닌 경우가 있다.

 

앞서 말한 이야기에서, 아이들에게 머리가 좋다라거나, 잘생긴 남자연예인에게 잘생겼다고 하거나, 마찬가지로 예쁜 여자연예인에게 예뻐요라는 말들, 마냥 고맙기만 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연예인을 예로 들긴 했지만, 우리 일상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한테, ‘수학을 참 잘하는구나라는 첫 칭찬은 분명 그 학생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칭찬을 평소에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학생들이 수두룩할 터인데, 한 번의 칭찬은 분명 그 학생의 운명을 바꿀 만큼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할 것이다. 근데, 만약, 수학을 잘하는 학생에게 계속 수학을 잘한다는 칭찬을 해도 그 학생은 자신이 처음 느꼈던 어떤 보람이나 기쁜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칭찬에도 면역이 생기거나 점점 더 강한 자극적인 칭찬을 바라지 않을까?

 

칭찬은 고맙지만, 다른 칭찬을 해줘요.

 

가능하다면, 칭찬을 할 때 새로운 분야를 칭찬해주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분야란, 같은 수학이라도 내용이나 진도에 따라 다르게 칭찬을 해주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수학이 아닌 새로운 과목에 대한 칭찬을 해줄 수도 있다. 학생의 예를 들어 유치해 보일 수 있으니 어른의 이야기로 옮겨보자.

 

뭐 별 다른 거 있겠나. 성인이라고.

 

어른이든 청소년이든 아이든, 다만, 한 가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지 않을까 하고. 칭찬을 받았다고 머무르지 말자. 칭찬은 기쁜 것이지만, 칭찬에도 단계가 있고 발전이 있고 또 성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분야,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서 칭찬을 받을 수도 있지만, 분명 비판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칭찬 받으며 또 동시에 비판 받으며 성장한다.

 

새로운이라는 말에, 기존의 것들을 모두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더욱 잘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노력으로 단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새롭지 아니할까.

 

추신 같지 않은 추신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칭찬을 하려거든, 이보세요, 칭찬하시려는 분들. 칭찬을 하시려거든 말입니다. 관심을 깊게 그리고 오래 가지셔야 되요. 순간순간의 칭찬은 순간순간 소비되고 맙니다. 하지만 칭찬을 해줄 대상이나, 마찬가지로 비판을 할 대상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세요. 쉽게 칭찬해준 사람은 쉽게 비난 하더라구요. 비판 말고, 비난이요.

 

타인을 깊이 있게 칭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도 성장하는 계기를 얻기도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감화(感化)가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칭찬은 고맙지만,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고 그때 칭찬해 주세요. 그리고 혹시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거나,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불성실하다면 따끔히 비판해주세요. 여러분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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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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