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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시멘트 핫도그 ‘시멘트 핫도그’ 20161203 2009년 1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위앙짠)의 근교, 어느 한 초등학교에서 2주간의 봉사활동을 할 때였다. 유스클립(Youth CLIP)이라는 대학생국제교류단체에 소속되어 있을 당시였고,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진행하게 된 봉사활동이었다. 2주간 내가 맡았던 업무는 다름 아닌 도서관 짓기였다. 그곳의 초등학교는 교사(校舍)와 화장실 건물만이 있는 곳이었기에 도서관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당시 현지에서 활동중이던 시민단체로부터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라오스에 가기 이전까지 내가 손에 벽돌을 잡아본 적은, 2006년 아동양육시설에서 공익근무를 할당시 식당을 증축할 때 뿐이었으므로 완전 초짜였다. 현지의 인부-라고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지역 주민들이었다–와 협.. 더보기
멈추어 있다기보다 뒤로 가는 느낌 “멈추어 있다기보다 뒤로 가는 느낌” 20161128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에 들어선다. 평소와 다른 점이란 하나도 없다. 누군가는 무엇인가를 듣기 위해 이어폰을 찾을 것이며, 역까지 걸어오는 사이 누군가 나에게 보낸 메시지는 없는지 찾기도 할 시간.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보는 사람들을 셀 수 없이 만날 것이며, 그들이 무엇을 보는지 신경도 쓰지 않을 그 시간으로 들어가는 평소와는 다를 것 없는 일상.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 아니어도 괜찮다. 백화점이든 대형마트든 그것이 있었던 어느 곳이면 어디든지,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 보았을 일상적이면서 평소와는 다르지 않는 그 시간에 그것이 고장이 난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에스컬레이터. 때에 따라서는 공항에 설치되어 있는 무빙워크(moving walk).. 더보기
불편한 것은 때론 도움이 된다. "불편한 것은 때론 도움이 된다." 20161114 고등학교에 갓 들어갔을 때였다. 일제시대부터 사용해오던 교사(校舍)가 낙후된 탓에 안전하지 않자 새롭게 교사를 짓기 시작했다. 신입생인 우리 1학년은 과거 도서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에 둥지를 틀었고, 그마저도 교실으로 사용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자 옥상에 컨테이너 박스도 올려야 했다. 주목적이 도서관이었던 건물이었으므로, 그 건물에는 화장실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탓에 건설현장이나 관광지에서나 있을 법한 이동식 화장실이 건물 가까이 설치되었다. 개학을 막 했을 당시에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40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남학생이 싸대는 오줌과 똥의 냄새는 참으로 복잡한 심경을 들게 했다. 이런 곳.. 더보기
갑을 문화 그리고 계층 사회 '갑을 문화 그리고 계층 사회' 2015.1.21. JTBC의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한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고정 게스트로 합류한 네팔의 '수잔'이라는 청년이 고정 게스트가 되기 전 '인턴(?)'으로 한 번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다른 게스트와 MC들로부터 네팔의 문화와 종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카스트'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네팔 역시 힌두교 문화권이므로 카스트 제도가 있으며 결혼 상대의 결정, 직업의 결정 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카스트 제도의 틀 내에서 정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 MC 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들의 게스트들은 '아직도 그런 신분제와 같은 제도가!' 하는 놀라움.. 더보기
인류 역사 진보와 장애인 인류 역사 진보와 장애인 2014.11.20. 나는 인류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이다. 그 인류 역사 진보의 핵심은 기술 발전도 아닌, 우주 탐험도 아닌 인간 개인개인의 가치를 높였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도 '노예'가 있었다. 노예라는 표현보다는 노비 혹은 머슴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그들의 처지는 노예였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살지 못했고 원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했으며, 자녀의 출생은 '재산 증식'으로 간주되었다. 제1차 갑오개혁(1894년)에 이르러서야 공사 노비제를 없애는 정책이 시행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주인집에 '자발적으로' 남아 자유로인 노비를 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있었다. 남자 노비는 머슴으로라도 불렸지만 여자 노비의 경우는 그 이름.. 더보기
완벽히 맑은 물은 없다 완벽히 맑은 물은 없다. 2013.7.11. 절대선을 찾으려는 사람이 있다. 파랑새를 찾으려는 모험과 같이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것을 찾아 헤매이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절대적인 선을 지향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숭고한 행위라고 생각까지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에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또는 자신과는 다른 계급의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해버리는 경향까지 있다. 절대선이 무엇이기에, 그들은 그것에 목숨을 걸고 자신의 평판까지 거는 것일까. 완벽히 착한 사람은 없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단 한번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부처는 결혼을 한 이후, 자신의 부인과 자식을 내버려둔 채 수행을 떠났고, 예수는 유대인들과.. 더보기
갤러리 민주주의 갤러리 민주주의 2013.7.3. 민주주의는 고대 아테네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꽤 오랜 시간 논의되고 있는 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민주주의가 지속된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정체(政體)로서 익숙한 것은 군주제이거나 귀족합의체이다. 로마 제국이 그랬고, 프랑스 혁명 전 프랑스와 혁명 후 프랑스가 그랬다. 심지어 세계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난 이후에도 많은 국가들은 민주주의를 정체로 선택하지 않았다. 우리 역사 내에서도 1945년 이전까지 민주주의 정체가 있었던 적은 없다. 이런 상황임에도 우리는 '민주주의'가 최선의 정치 체계임을 인정하고 또 그것을 지켜나가고자 했다.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고종의 '대한제국'의 이름을 닮아있는 국가에서 그렇다. 3년간의 미군정기, 한국전쟁 발발 전 2년.. 더보기
심판이 넋 놓고 있으니.. 심판이 넋 놓고 있으니.. 2013.6.23. 스포츠가 근대화가 되고 난 이후, 거의 모든 경기에는 심판이라는 존재가 중요성을 더하게 되었다. 심판은 경기의 시작과 끝을 알리며, 또 승부를 가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선수들 중 일방이 경기 규칙에서 잘못된 행위를 하였을 경우, 제재를 가하거나 벌점을 주거나 다음 경기에서 불이익을 얻도록 하고 있다. 선수들은 그 심판의 권위에 복종하며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충분한 인지를 하게 된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의 여러 문제들은 결국 심판들이 넋 놓고 있는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심판들이 제대로 역할을 다한다면 정치인들이든 행정 관료들든 검찰 소속의 검사나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를 할 수.. 더보기
'미시사'를 아시나요? '미시사'를 아시나요? 2013.6.20. 어색한 단어일 것이라 생각한다. '미시사'는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경제학 전공자에게는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이라는 용어는 익숙할지 모르나, '미시'와 '거시'가 수식하는 것이 역사(史)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역사의 연구 중에는 엄연히 미시사와 거시사가 존재한다. 미시사는 말 그대로, 사람 한 명 한 명의 역사 혹은 각각의 물건들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역사나 컴퓨터의 역사를 연구한 것이 미시사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자면, 나폴레옹 한 명의 역사를 연구하거나 백범 김구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그 일종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나폴레옹이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