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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가 보고 싶다

티아라가 보고 싶다. 2013.6.28. 


여자 아이돌 그룹 '티아라'를 다시 공중파 티비에서 보고 싶다. 그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본인은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팬이 아니다. 팬이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 모르고 따라 부르는 것도 불가능하다. 멤버 몇몇의 이름은 알고 있으나 모든 멤버의 이름을 알고 있지는 않다. 이런 본인이 다시 티아라가 자유롭게 TV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또 예능에서 그들의 재능을 다시 뽑내기를 바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실수에 대한 포용'을 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룹 티아라가 지금 한국의 방송에서 자유롭게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뒤늦게 합류한 한 멤버과 다른 멤버들 간의 불화 혹은 왕따가 그 원인이다. 그룹에 늦게 합류한 멤버가 다리를 다친 것에 대해서, 기존의 멤버들 중 한명이 '의지의 문제'라고 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희화화의 도구로도 삼아왔다. 멤버들 간의 갈등 혹은 왕따 문제에 대해서 티아라의 소속사 사장의 대응이 문제였던 측면과 기존 멤버들이 보여줬던 안하무인 격의 회피들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비난의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도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그들의 실수로 인해서,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아이돌 그룹에게 자유로이 티비에 출연하지 못하는 사회적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것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정도를 정함에 있어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본인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나친 '경멸' 혹은 '집단적 비난'에 대해서는 정도가 지나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대상이 되는 그룹이 여자 그룹인 것은 논의의 중심이 될 수는 없겠으나, 아직까지 사회적인 지위가 남자보다 높다고는 할 수 없는 여자 그룹에 대해서 강하게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심중의 저변이 궁금해진다. (남자 그룹에게 복귀는 상대적으로 쉽다. 2pm의 닉쿤의 경우나 빅뱅의 대성과 같은 경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오히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 아닐 정도로, 실수는 어떻게 보면 '인간'의 구성요소 중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실수를 통해서 반성을 하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서 성숙한다.


티아라가 내부적으로 가졌던 갈등 혹은 왕따는, 왕따를 당했다는 본인이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이야기했고, 나머지 멤버들도 그런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죄송하다는 공식 입장을 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지금까지도 가해지는 보이지 않는 폭력은, '너희들은 어차피 한 번 크게 나쁜 아이돌로 인식되었으니 그냥 거기서 끝이야', 라 말하는 대중의 압력이다. 아이돌 그룹으로서 그 이미지가 반가울 리 없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그들이 지금 해야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결국 사람들이 가진 옹졸한 포용의식이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포용의 범위를 넓히자. 한국 사회의 사람들은 사소한 것에는 쉽게 열 받고 반응하고 비난하면서, 큰 일들에 대해서는 무던히 넘어간다. 연예인이 저지른 실수들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드는 비난을 하면서도 정치인들이 하는 실수나 의도적인 왜곡 등,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배운 사람들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라거나 '우리보다 높은 사람들이 하는 일에는 우리가 신경쓸 것이 없다' 라는 생각으로 모른채 넘어가고 있다. 그러니 포용의 범위를 넓히자. 


개인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포용의 범위를 넓히고 그 기준을 정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포용의 범위를 좁게 설정하거나 사회적 지위에 의한 포용의 크기를 다르게 적용한다면, 사회는 더욱 각박해지고 또 실수가 두려워 어떤 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회가 올 것이다. 그리고 기준을 정함으로써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 포용의 기준이 서 있지 않는 사람은 정의의 기준도 세울 수 없다. 


우리 사회가 포용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한국에서 '야한 진행'의 최고라고 불리는 신동엽은 만날 수 없었을 것이며, 우리의 심장을 파고드는 노래를 부르는 백지영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독설가이지만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김구라, 화통한 웃음과 좌중을 앞도하는 이미지를 가진 강호동은 없었을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티아라가 다시 티비에 나와 그들의 노래와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그들이 '실수했던 나쁜 그룹'이 아니라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을 좋은 그룹'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역시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