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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

요즘, 대학생.

(이글은 성급한 일반화를 담고 있다. 본인이 속하지 않는다고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며, 본인이 그렇다고 해서 슬퍼할 일은 아니다.)

대학을 2월에 졸업했으니 이제 대학을 졸업한지 약 9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졸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학기를 더 대학에서 생활을 하고 지금은 다른 대학의 옆 구석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 너무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만을 하고자 한다.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굳이 찾아서 하지 않는다. 나는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은, 사실 자신이 어떤 경력을 쌓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마스터 플랜이 있는 경우에 해당이 되는 일이지만, 특정한 시험을 통과하면 경력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막상 자신의 경력이 자신이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력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를 먼저 판단해서, 내가 지금 이런 행사에 참가하고 이런 단체에 가입하는 것이 내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을 하게 되면, 막상 자신이 해야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최근 몇년에서야 여러 기업들이 홍보대사니, 인턴이니 하는 등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 듯 하지만, 홍보대사는 막상 그 기업의 얼굴이 된다기보다 그 기업에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으려는 깔대기에 지나지 않는 홍보대사들이 대부분이며, 인턴 역시도 무급으로 진행되는 인턴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 기업에서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한, 그것은 인턴을 가장한 기업에의 봉사에 불가한 것이다.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지 말자.

내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위 문장이다. 경력이 되는지 안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야 자신이 원했던 경력에 속해 있는 경우에서야 도움이 되었는지 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대학생활 때 했던 수많은 일들 중 경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들은, 단지 '추억'으로만 남기게 되는 것이다.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은 일을 찾지 말고 그럼 무슨 일을 해야하는 것일까.

대학생을 대상으로 글을 적고 있으니, 대학생을 위주로 경력이 되지 않는 것들의 예를 들어보자.

동아리에 소속되지 않아도, 어떤 단체에 소속되지 않아도, 봉사활동 확인증이 나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해보자. 예를 들면, 학교에 버려진 쓰레기 줍기, 학교 앞의 번화가에 널부러져 있는 전단지들을 모아서 버리기, 퇴폐업소 근절 캠페인하기, 학교 내 장애인 친구의 필기를 책임있게 도와주기, 연말 연시 다같이 할 수 있는 기부행사 기획해보기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너무 봉사 쪽으로만 적은 듯 하니, 학업과 관련된 것을 적어볼까.

친구들 끼리 모여서 책 읽고 토론하기, 여러 곳에서 열리는 학술포럼이나 행사 참여해보기, 교수님께 자신이 평소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고 제출이 목적이 아닌 자신만의 연구 프로젝트 진행해보기, 각종 대회에 나가더라도 수상이 목적이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에 나가보기 등.

경력이 되지 않지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런 기회들을 통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안목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는 누님 한 명이 계셨다. 지금은 JPO에 선발되셔서 아프리카 등지에서 국제적인 업무를 배우고 담당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이 누님은 스페인에서 우연한 기회에 '공정무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한국에 귀국한 뒤, 공정무역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한국에서

그것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여러 사람들과 '공부회'를 조직하여, 이론과 원리를 같이 공부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때 같이 공부회에 소속되어있던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서 공정무역 1세대가 되어 한국에서도 공정무역이라는 분야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이 누나가 했던 행위는 앞으로의 그 누나의 인생에 큰 경력이 되지 않았지만, 그때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 중에서는 공정무역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한국사회에도 도입을 하게 되는 원천이 되었고, 그런 사람들 역시도 자신의 인생이 공정무역에 기여할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기 보다는, 그것에 대한 관심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더 컸을거라 생각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생들은 결코 스스로를 '갑'으로 형성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가 조성해놓은 운동장에서, 자신이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감독이나 자신보다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옆의 친구를 넘어뜨려가면서 까지 알리고 있을 뿐이지, 새로운 운동장을 만들어서 그 곳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평생 '을'의 입장에서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글 적으면서, 멋쩍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으니 이런 글을 적는 것이 얼마나 가소롭고 우습게 보일까 생각을 해본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자기계발서' 라는 책의 종류에서,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자신보다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책을 사보는 사람는 없다. 있다고 할 지라도 그것은 '소설'의 슬픈 주인공의 이야기이지 자신의 인생이 이런 인생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는 않지만, 가끔 서점에 가서 읽어보면, 그 책들의 내용은 똑같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누가 모르나. 성공하지 싫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정도의 크기의 성공이든, 성공이라는 것은 일정한 목표의식을 형성시키기에 충분한 단어이다. 하지만 그런 류의 책들을 읽어보면 그 책의 작가들도 사실은 자신이 이런 책을 쓸 줄 몰랐다는 것 역시도 하나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시골의사 박경철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신이 주식에 관련한 전문가가 된 것은, 뉴스위크라는 영어잡지를 의대를 다닐 시절 스터디를 하면서 읽었는데, 뒷부분에 주식에 관련된 기사들이 있는 것을, 다른 친구들은 필요한 부분만 읽고 버렸는데, 자신은 그 부분이 흥미로워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주식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추후의 노력과 공부가 있었겠지만, 그 시작은 결국 다른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을 우연히 읽었기에 주식과 관련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결국은, 그 역시도 그의 인생이 뉴스위크의 뒷부분에 의해서 결정될 줄은 몰랐던 것이엇다.

자기계발서를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첫번째, 그런 책 읽지 말라는 것 하나와 두번째,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내가 이런 글을 적더라도 마냥 무시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다시 한번 그런 류의 책 읽지 말아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했다.

사족이지만, 자기계발서 이야기를 한번 더 하고 넘어가야겠다. 지금 책이 된 것들은 사실 과거의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 그 책을 저자가 적었다는 것이고, 우리가 궁금해하는 저자가 살아온 인생 역시 과거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고, 그들이 겪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들을 경험하고 있다. 그들이 겪었던 일들과 그 시기는 지금의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과 시기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일정부분 같은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 역시도 그들의 인생 앞에 그런 일들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결코 몰랐다는데 내 머리카락의 한올을 걸겠다. 아무것도 걸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의 삶을 존중하기에 나는 내 머리카락 한올을 걸었다.

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배운다고 하는데, 그들의 삶 역시 역사가 아닌가요? 하고 반문이 있을지 모른다. 역사가 궁금하면 역사서를 읽어야지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되겠는가 하는 것이 내 대답이다. 역사서는 많고 많다. 미래를 알려면 역사서를 읽어야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라는 내용의 책을 읽으면 안되지 않을까. 아시다시피 역사는 냉철히 이야기 한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학생들이여, 경력을 위한 삶을 살지 말자.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부딪혔을 때,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당신은 신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대기업 총수의 아들이나 딸일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남들이 하지 않는다고 당신이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성립이 안될 뿐더러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 대통령 워싱턴의 이야기인지 누구의 이야기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이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 오늘의 글을 마무리지을까 한다.

어느 날 어린 그 남자(누구일까..죄송..)가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그 식당은 라이브 밴드가 음악을 들려주는 식당이었고, 그는 거기서 밥을 먹고자 하였다. 

그러던 중, 그 밴드에서 섹소폰을 부는 사람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당황하면서, 식당의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저기 여기 손님 중에 혹시 섹소폰을 부실 수 있는 분이 있으시면 저희와 한곡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손님들 중에는 아무도 섹소폰을 불 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중 그 소년이 손을 들었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소년은 앞으로 나가 섹소폰을 잡고 섹소폰을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고 그 소년을 무대로 올렸던 사람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니, 왜 섹소폰을 부르지도 못하면서 섹소폰을 불어보겠다고 했니?'

'저는 제가 섹소폰을 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보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

내 기억에 의존해서 적은 내용이므로 확실한 내용이 확보된다면 다시 수정하겠다. 하지만 내 뇌리 속에 남아있는 확실한 기억은, 그 소년은 악기를 연주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 그 악기를 연주해보고자 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그 소년의 마음가짐을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역시 두서 없는 글을 참아내 준, 내 노트북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올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