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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지 않았다.

나는 웃지 않았다.

즐거워보였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보였다. 무슨 일인지도 묻지 못한 채 나는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묻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들이 즐거워하는 이유는 그들만의 즐거운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 중 어느 누군가는

자신이 왜 웃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웃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나는 더욱 웃지 않았다. 그들의 웃음과 내 웃음의 가치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하하하 하고 웃을 때, 나는 웃지 않았다.

웃지 않은 것이 뭔 대수랴.

내가 가진 감정을 나는 표현하고 싶었고 나는 그래서 웃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았다.

저 사람은 왜 웃지 않지?

저 사람은 왜 웃지 않을까?

대답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웃을 이유도, 웃을 생각도, 그 어떤 정당성도 갖지 못했다.

한바탕 웃음이 끝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왜 웃는지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어떤 계기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고, 나는 그 계기를 찾지못했다

그리고서는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웃었다는 것을 잊었다. 왜 웃었는지 알지 못하는 표정으로, 애써 예전의 표정으로 돌아가려는 그 표정들이

더욱 우스웠다.

나는 웃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나만 웃고 있었다. 내가 웃는 이유는, 그들이 웃지 않는 표정을 보니 웃음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웃었던 이유를 모르고 웃을 때, 나는 그들을 지켜보았고 바라보았고 나는 그들의 표정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웃음을 멈추었을 때, 아무런 일이 없던 것처럼 다시 자신의 표정으로 돌아올 때, 그 순간의 표정이 너무 우스워 웃었다.

다른 사람들은 웃지 않았다.

나는 웃었다.

언제까지나 나는 웃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생각하는게 느껴졌다.

저 사람은 왜 웃지?

저 사람은 왜 웃고 있는거지?

그 순간,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웃기 시작했다. 내가 웃는 것을 보고 웃기 시작했다. 한명이 웃기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웃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왜 웃는지도 모르는 채, 머리 속으로 여전히 내가 왜 웃고 있는지 생각을 하면서 웃고 있고 있었다.

그들이 하하하 하고 웃을 때

나는 웃지 않았다. 다시.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웃지 않았다.

웃지 않다가 웃기 시작할 때 그 눈치와 눈빛이 너무도 무서웠다.

웃지 않을 떄와 웃을 때의 그 자연스러운 변화는 무서웠다. 웃다가 웃지 않을 때 보다 더욱 무섭고 이상하고 기괴했다.

심지어 눈치까지 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하하하 하고 웃을 때

나는 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