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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상자'

<이 글은 지금 현재 방송언론계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알려드린다.>

 

어릴적, TV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머니께서 이야기하셨다.

"TV 오래보면 바보 된다. 사람들이 그래서 TV를 바보상자라고 그런다."

그런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텔레비전 속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내가 평생 가볼 일이 없을 듯한 아마존 오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고

북극곰이 인간들의 오만으로 인해 그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알기도 했다.

그리고 여러 토론 프로그램들이나 르포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세상의 또 다른 생각과 진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보 상자'가 맞는 듯하다. 적어도 2012년의 방송은 '바보상자'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보상자'는 우리가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니다.

'바보가 만드는 상자'인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있는 바보들이 바보들을 고용해서 다같이 바보가 되어보자 하고 자신있게 외치는 것이 방송이다.

중립성과 공정성이라는 것은, 그들이 한번도 읽지 않았을 방송사의 규정에만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공정하다고 우기는 방송들이나 중립적이라고 우기는 방송들이 주장하는 바를 가만히 살펴보면,그 내용이란 정말 중립적이다.

다만 기계적 중립성만이 보장되어 있다. 기계적 중립성이라는 것은 내용이나 화면 구성에 관계 없이 '방송시간'만을 동일하게 규정함으로써

'중립'입네, '공정'입네 하고 그들에게 핑계거리로 사용되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바보들이 만드는 상자'를 보고 있는 국민들은 과연 '천재'가 될 수 있을까?

천재까지는 아니라도, 상식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균형잡힌 시각을 형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부정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요즘 TV를 잘 보지 않는다. 예전에는 뉴스라도 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고자 하였지만 지금은

그런 노력도 허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빠른 시일 내에 방송이 정상화 되어서, 우리가 '바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

더이상 '바보들의 행진'은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