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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착하던데요. "착하던데요."2008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다시 대학에 갓 들어온 '24살' 신입생으로서, 대학생으로서 해볼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해보자는 생각에 이런 저런 곳에서 주최하는 강연을 찾아 들었다. 고려대에 재학중이던 친구로부터 당시의 진보신당의 대표였던 심상정 국회의원의 강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2222번 버스를 타고 고려대로 향했다. 정치적인 입장이 유사해서도, 심상정 의원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 사람이 가진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향했다. 강연 내용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상가가 아닌, 정치인의 말이란 시처럼 함축적이고 소설처럼 역동적이다. 하지만 시나 소설이 아닌 탓에 마음에 남지는 않았다.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학은.. 더보기
현우의500자_120 ‪#‎현우의500자‬ _120 모교에 있는 영화관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앉을 수 있었다. 몇 역을 지난 뒤 내 건너편에 한 여대생이 앉았다. 그를 여대생이라 특정지을 수 있는 이유는 대학과 학과가 적힌 바람막이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건국대 영화과 학생이었다. 최근 영화과와 영상과의 학과 통폐합을 막고자 많은 학생들이 단식을 비롯해 농성을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던 참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다 수첩에 꺼내 이렇게 적었다. ‪#‎SAVEKUFILM‬ 끝까지 힘내세요! 영화과-영상과 통폐합에 반대합니다! 건대 정외 08 졸업 권현우. 성수역에서 그 여학생이 내리려는 줄 알고 성급히 뛰어가 쪽지를 찢어 건네주었다. 처음엔 놀라던 여학생이 쪽지 내용.. 더보기
2012년 1월 13일의 '오늘의 일' 오늘의 일. 2012.1.13. 오늘 한 가지 일이 있어 이렇게 글 남긴다. 졸업강연과 PSAT 스터디 덕분에 늦은 저녁을 먹었다. 9시가 갓 넘었을까.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과 선배를 만났다. 과 선배라고는 해도 나이는 나보다 어린, 좋은 동생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후식을 드셔야 한다며 나에게 따뜻한 베지밀을 하나 사주기에, 언 손을 녹이면서 같이 학교를 산책했다. 기숙사로 향하는 길에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대화는 즐거웠다. 후배가 다시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게 미안하기도 했고, 나도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기에 다시 학교의 호수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던 참이었다. 달이 낮게 떠 있었다. 하얀 달이라기 보다는, 붉은 달이었고 후배는 저 달에 묻혀 있는 천체물리학자의 이야기를 들.. 더보기
일감호의 강아지 일감호의 강아지 2014.11.4. 2012년 1월 13일 싸이월드에 적은 글이다. 우연히 들어갔다가 다시 읽게 됐다. 지금 보니 비문도 많고 오타도 많다. 하지만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옮긴다. ---- 오늘의 일. 오늘의 일은 공부했다. 내일의 일도 공부할 것 같다. PSAT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잘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 게 느껴진다. 시간 쪼개서 내가 친구랑 공동으로 창립했던 동아리에서 졸업강연을 했다. 졸업강연 주제로 '박수 칠 때 떠나라' 를 잡았지만, 나는 나에게 박수를 쳤다. 오늘 한 가지 일이 있어 이렇게 글 남긴다. 졸업강연과 PSAT 스터디 덕분에 늦은 저녁을 먹었다. 9시가 갓 넘었을까.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과 선배를 만났다. 과 선배라고는 해도 나.. 더보기
대학과 성(性) 2014.09.25. 2004년 처음 대학을 들어왔을 때의 일이다. 서울에 종종 올라올 일이 있었지만 내게 서울이란 '사람 많고, 얼굴 표정 어둡고, 무언가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고개를 45도 이상 들어야 하는 높은 건물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은, 차마 내가 너무 촌스럽게 느껴질까봐 적지 않도록 하겠다. (이미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잠을 잘 곳이 생기고(첫 보금자리는 2인실 기숙사였다.) 내가 소속된 곳이 있다는 사실은 내게 고무적으로 다가왔다. 서울사람이 되어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표준어를 구사해보려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기에 지금도 여전히 노력중이다. 서울에 내 24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