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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4.11 에스크미 봉사단
  2. 2014.09.19 만남 자체만으로.
2016. 4. 11. 16:59 내 생각

[에스크미 봉사단 (ASKME Volunteer Team)]


안녕하세요. 에스크미 봉사단을 기획-운영중인 권현우라고 합니다. 많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제 더이상 에스크미를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사실..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길을 안내해준 외국인과 함께 사진을 올리는게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습니다.


고민의 결과, 나름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 글은 그 방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출퇴근 시간이나 자신이 원하는 아무 시간에나 할 수 있도록 하자. -> 각 지역의 대학이나 직장에 'OO대 에스크미 봉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자 합니다. 대학 동아리나 사내 동아리 형식으로 만들어서 운영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지역의 관광지를 다니며 외국인과 내국인들에게 길을 안내해줍니다.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길을 안내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2. 외국어를 잘하지 않아도 된다. ->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외국어는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외국어 실력이라는 문턱이 너무 높거나 또는 너무 낮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동아리 형태로 참가자(회원)가 모집이 되면, 동아리 내에서나 대학의 지원 혹은 기업의 후원 등으로 회원들은 '외국어 수업'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길을 안내해줄 수 있을 정도의 외국어라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정도이기는 하지만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필요한 용어나 회화실력을 참가자가 갖출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남을 위한 봉사활동이지만, 에스크미 활동을 하며 자신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3. 봉사활동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 이 생각은 제가 잘못했던 생각입니다. 에스크미를 직접 해본 결과, 안내를 받는 사람의 고마움 표시와는 별도로 자신의 에스크미 활동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더욱 장기적인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에스크미 활동을 해보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또 많은 거리를 걷기 때문에 꽤나 힘든 활동입니다. 힘든 시간 속에서 외국인이나 길을 잃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면 그날은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으나, 큰 성과가 없는 날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활동 자체에 대한 장기적인 보상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봉사활동 시간 부여와 관련해서는 국가 소속의 봉사센터 등과의 협력이 필요할 듯 합니다.


4. 활동시간은 자유롭게! -> 안됩니다. 에스크미 활동을 하기 위한 이동시간은 제외하고 하루 최대 2시간으로 봉사활동의 최대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그리고 2시간을 걸어도 힘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에스크미 활동은 실제로 힘듭니다. 봉사자의 피로가 길을 잃은 사람이나 관광객들에게 전해져서는, 서로 불편할 뿐입니다. 대학 동아리 형태가 되었든, 사내 동아리가 되었든 개인이 할 수 있는 봉사시간은 최대 2시간으로 한정하고 팀을 바꾸어가며 일정 시간 동안 이어지는 것으로 해야 합니다.


5. 오프라인이 위주다 -> 장기적으로 볼 때 온라인(스마트폰 활용)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입니다. 직접 만나 길을 안내해주고 안내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은 편견입니다. 장기적으로 '구글 지도'와 연동된 지도 기반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나 자신의 언어로 에스크미에 접속을 하여 길을 잃었을 경우, 그 지역의 모국어 가능자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위키피디아' 처럼 각국에 센터를 설치해 오프라인 봉사자와 온라인 봉사자 및 운영자들을 통해 온오프라인이 연동되는 에스크미가 되고자 합니다.


6. 민간으로서의 독립성을 지킨다. -> 독립성은 지킬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독립성이란 자본으로부터 독립성입니다. 기업의 후원이나 협업은 필요할 때 하겠습니다만, 특정한 기업의 홍보를 위한 안내 등 호객 행위와 유사한 형태는 결코 바람직한 형태가 아닙니다.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성은 지켜나가되, 국가나 여타 시민단체 혹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벽은 낮춰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스크미 활동가가 교통 서비스(지하철, 버스 등)와 협업할 수 있다면 지하철 개찰구에서 에스크미 활동가들이 외국인이나 타지역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는 부스나 시설이 갖추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길 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관광정보센터와도 연계하여 안내 방향에 대한 새로운 정보나 에스크미 봉사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들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시민단체'의 협업을 통한 거버넌스를 지향합니다.


7. 누구나 할 수 있다. ->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대학 동아리 형태나 사내 동아리 형태로 할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만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확실히 낮출 것입니다. '에스크미 봉사자 인증'을 통해 지금 현재 에스크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의 신분을 에스크미 본부나 관련 지자체에서 인증해줌으로써 에스크미를 모방한 활동으로 혹여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겠습니다.


8.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 -> 에스크미 활동의 대상을 '외국인 관광객'으로만 한정짓지 않겠습니다. 최근의 여행 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국내로도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 여행지에서 길을 잃고 또 현지의 사람과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앞서 말한 대학 동아리 형태가 되면, 그 지역의 대학생들은 외국어가 적힌 뱃지와 동시에 그 지역의 이름을 달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전주의 경우에 전북대 에스크미 봉사단이 꾸려진다고 가정하면 전주 지리를 물어보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전주 뿐만 아니라 제주, 부산, 홍대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9. 가장 중요한 "어떻게"가 남았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저 혼자 이런 저런 생각들과 기획들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의 에스크미가 바라고 지향하는 방향에 맞는 사람들을 찾겠습니다. 운영진을 뽑고 에스크미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초기부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한 대학 한 대학, 한 지역 한 지역씩 늘려 나가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의 대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어떻게'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에스크미 활동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닙니다. 누구나 길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만, 그 누구나가 되는 방법을 모르거나,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그 뜻과 의미를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어야 합니다.


참가자를 대학생이나 직장인으로 한정지을 필요는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실력 또는 지역에 대한 이해)을 활용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직장인들 역시도 자신의 삶에서 필요한 외부적인 자극을 고파하는 사람들입니다. '대학'이란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고 또 그들은 배움을 추구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떄 고등학교나 중학교 혹은 중장년층의 참가 역시도 선호됩니다만, 지금의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합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다고 해서 오해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짧게나마 에스크미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관심 가지고 지켜보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에스크미가 아니라, 그저 '수많은 관광객'으로만 보이던 사람들 중 누군가 길을 잃어 위험하다 느끼거나 꼭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외국인 그리고 한국인 여행자입니다. 에스크미를 통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따스함이 한국으로 놀러온 외국인과 국내 여행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나아가 전 세계로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궁금증이나 운영을 위한 참가 의사가 있으신 분, 혹은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을 알고 계신 분들은 댓글이나 태그, 공유를 통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준)에스크미 봉사단 권현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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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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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9. 01:22 카테고리 없음

만남 자체만으로. 2014.9.19.


서울에 살면서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은 '여행자'. 여행자의 손에는 어김없이 그들의 나라 언어로 적힌 지도나 관광 책자가 들려있기 마련이니 알아차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한글로 된 간판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당신의 나라에는 팔지 않는 여러 음식을 먹으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면 '여행'이라는 시간은 일상보다 몇 배의 가치가 더 있는 듯 하다.

 

그러다 가끔, 지하철이나 큰 대로변에서 지도와 건물, 건물과 친구의 얼굴, 친구의 얼굴과 자신이 마주한 어려움을 번갈아보며 헤메이는 여행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부부같아 보이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인 듯한 사람도 있고 혼자 온 사람들도 있다. 무언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을 알아보는 신호는 그리 약하지 않아 언제나 항상 내 레이더에 포착된다. 급한 일이 있거나 일행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곤 내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간다.

 

올해 1월 초였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일을 할 당시 일을 마치고 연희동의 집을 알아보러 3시간 여를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다. 집을 알아보는 것은 결코 추운 겨울에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는 계기가 되었던 시기다. 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추우니 더욱 서러웠다. 당시 살았던 신림동 고시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홍대입구역으로 향했다. 2번 출구로 들어가 왼쪽을 돌면 개찰구가 있다. 개찰구를 돌기 직전에 2번 출구를 나오면 만나는 세상에 대한 안내가 담긴 지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일본인 노부부가 서계셨다.

 

호텔 주소인 듯, 하얀 종이에 카타가나가 가득적힌 글자들이 보였고 지도와 자신들이 가져온 주소를 연신 비교해 보았지만 장소를 알 수 없는 듯 보였다. 스쳐지나가며 들어보니, 도쿄 표준어가 아니었다. 도쿄 표준어가 아닌 바에야 나는 어느 지역 출신인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인인 것은 확실했고 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것도 '거의' 확실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제가 일본어를 할 줄 압니다. 지금 가시려는 곳이 어디신지 알려주시면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제가 '코반(길을 알려주는 파출소와 같은 곳)'과 같은 곳에 데려다드리겠습니다.' 알아들으신 듯 했다. 별 말씀 없이 고맙다고만 하신다. 주소를 보니 내가 모르는 장소다. 홍대 근처에는 게스트하우스도 많고 소규모 호텔도 많다. 호텔이라고 적혀 있기는 하지만 작은 빌딩 하나인 경우도 있고, 유스호스텔은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것이 많으니 내가 알 수 없는 곳들이 많았다. '파출소로 데려다 드릴게요. 그럼 그곳에서 경찰관들이 아마 길을 알려주실 겁니다.' 다시 고맙다고 하신다.

 

연남동 파출소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고되었다. 일을 마치고 난 뒤 세 시간을 추운 곳을 돌아다녔기도 했고 집 없는 서러움에서 흠씬 빠져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살던 나라와 다른 나라, 낯선 곳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분 정도를 걸어 연남동 파출소에 도착했고, 노부부가 가지고 있었던 주소를 경찰관 여러분들께 읽어드리자 ', 거기 알아요. 데려다 줘서 고마워요.'라고 하신다. 노부부는 사투리를 쓰시며 고맙다고만 하신다. 아마 호텔에 잘 들어가셨을 것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행자의 당황은 나에게도 찾아왔고, 나는 오늘 그것을 적기 위해 글을 쓴다.

 

얼마전 상해에 갔다. 여행을 간 것은 아니지만 오후 시간과 저녁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기에 여행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자의 시간이란, 새로운 것에 기쁨을 느끼고, 익숙한 것에 새로움을 느끼고 다른 것에 신기함을 느끼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혼자 걷기'인데 때로는 심심할 때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진정한 '자유'를 느끼며 걷는다. 상해에 왔으니 와이탄에 가보아야 했다. 상해의 야경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일 뿐만 아니라 옛 프랑스와 독일의 조계지였던 곳이라 옛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그 고풍스러움이 이루 말할데가 없는 곳이었다. 상해박물관에서 나와 이리저리 길을 물으며 와이탄에 가보기로 했다. 와이탄에 도착하기 전에 만난 아주머니와의 대화는 따로 기술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나와 영어를 하지 못하는 아주머니는 약 20분 간의 대화를 나누었다. 이 또한 좋은 경험이지만 이 글에서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은 내가 와이탄에서 호텔로 돌아가고자 했을 때 만난 사람이다.

 

밤이 늦었고, 나는 호텔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했다. 황푸강을 건너야 하는 곳에 호텔이 있었으므로 나는 걸어갈 수 없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지만 버스를 타는 곳이 어디인지 지하철을 타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럴 때는 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니 영어로 물을 수 밖에 없다. 마침 길을 지나는 젊은 사람에게 영어로 길을 물었다. 손사레를 치며 그리고 웃으며 나를 피한다. 그럴 수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니 청년 남자 한 명과 여자 3명이 이야기를 하며 지나간다. 나는 남자 청년에게 다가가 영어를 할 줄 아는지를 물었다. 다행히 영어를 잘했다. 내가 지금 가야 하는 곳을 알려주니 자신도 그곳으로 가는 대중교통을 모른다 한다. 그리고선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서 나에게 전화를 바꾸어 주며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하라 한다. 알고보니 교통을 알려주는 전화랄까, 서울의 '120'과 같은 기능을 하는 전화다. 영어도 가능하니 매우 편했다.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호텔로 향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을 알려준다. 내가 전화를 받을 동안 청년 4명은 기다리고 있다.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자 남자가 괜찮다고 말해준다. 고마웠다.

 

버스를 어디서 타야되는지도 알았고, 몇 번을 타야하는지도 알았지만 정류장 이름만으로 내가 그곳을 찾아갈 순 없었다. 그러나 청년이 내게 같이 정류장으로 가자고 한다. 자기도 그곳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며 같이 가잔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중 여자 한 명은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남자 1명과 여자 2명이 나와 함께 걸었다. 버스 정류장에 가는 길에 여자 두 명이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에 탄다. 그때 남자가 뒷문을 열어주었다. 다시 걸으며 금방 차는 누구의 차냐고 물으니, 여자 2명 중 한 명의 아버지의 차라고 말해준다. 나는 다시 궁금해졌다. 왜 차 뒷문을 열어주었냐 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청년이 하는 이야기. '그 두 명 중 한 명을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자 했단다. 좋은 'face' 를 남기고자 했다는데, 알고보니 중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멘쯔(面子)‘를 의미하는 말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고 했다. 둘 중 누구냐고 물었더니 차를 태우러 온 아버지의 딸이었고, 내가 봐도 귀염성을 가진 얼굴의 여자였다. 흐흐흐. 나는 웃었다. 그러자 청년이 웃는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10분 여를 기다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청년의 이름은 프랭클린이다. 그리고 이 청년은 건축학을 전공했고 상해에서 태어나 상해에서 살았다. 지금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고, 그 회사의 대표는 나와 같은 나이이다. 자신은 88년생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90년생이라 한다. 그리고 내가 듣기론 상해 여자가 남자 보다 기가 세다고 하는데, 사실이냐 물으니 그건 사실이 아니란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 잘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것은 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라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음에도 버스가 오지 않자 이 청년이 내게 택시를 태워주겠단다. 상해에서 택시는 그리 비싸지는 않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택시를 태워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택시를 타는 것이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았기에 나도 택시를 타고 올 수 있었지만 이 청년의 마음을 받기로 했다. 택시를 잡으려니 이제 택시가 또 오지 않는다. 몇 분여를 기다려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고 황푸강 바닥을 건너 호텔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호텔 입구에서 둘 다 택시에서 내렸다.

 

내가 물었다. 같이 내려도 되는거냐. 그러자 괜찮다고 한다. 자기는 다시 돌아가는 버스가 있단다. 내가 다시 물었다. 내게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맙기는 하지만 택시까지 태워줄 것까지 없지 않았냐. 그러자 상해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단다. 상해에도 나쁜 사람도 있지만 좋은 사람이 있고 좋은 곳이라는 이미지를, 즉 멘쯔를 남기고 싶단다. 고마웠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 내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이 청년, 프랭클린이 악수하고 싶지 않단다. 그 대신 안기를 청했다. 호텔 입구에서 나와 플랭클린은 10초 정도를 안고 있었다. 서로 팔을 풀고 나서 내가 왜 악수말고 안아보길 원했냐고 물었다. 우정을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고마웠다. 헤어지기 직전, 내가 프랭클린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그녀를 꼭 잡아.” 프랭클린이 웃는다. 환한 손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내가 오늘 이 글을 통해서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은 프랭클린이다. 아마 지난 상해에서의 2주간의 시간동안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좋은 이미지를 남긴 사람이다. 이미지 뿐만 아니라 좋은 추억과 생각 그리고 중국에 대한 매력마저도 느낄 수 있게 한 사람이다.

 

서울에 있으니 여행자를 많이 만나게 된다. 여행자는 손님이다. 손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따뜻한 마음이다. 나는 따뜻한 마음을 주었다고 다시 그 따뜻한 마음을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선의는 선의로 돌아오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 상해에서의 프랭클린과의 만남과 그와 나눴던 대화 그리고 여행자에 대한 마음 씀은 내가 이제껏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느꼈을 감정을 내가 느낄 수 있도록 하였기에 기쁜 마음을 받아들였다.

 

언젠가 다시 만날 일이 있을 것이다. 그가 가진 기억과 내가 가진 기억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지만, 한 가지 서로 함께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되는 기억은 우리가 만났다는 사실 이 한 가지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만남그 자체가 좋은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본다.




posted by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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