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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알바 시각표” “알바 시각표” ‘이러다가 분명, 또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받지 못 할거야. 어떻게 하지? 내가 얼마만큼 일을 했는지, 시각표를 적어놔야겠다.’ 2004년 겨울, 아직 11월임에도 더 이상 추울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추위가 이어졌다. 내가 일했던 주유소는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에 세워져 있어 바다와 상당히 가까웠다. 바다는 다른 건물들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바다의 비린 냄새와 함께 차가운 겨울 바람은 주유소 곳곳을 파고 들었다. 나는 몇 번이고 주유소 소장님께 아르바이트를 위한 대피장소, 그러니까 주유소에 들어가면 흔히 보이는 조그마한 부스를 하나 사서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벌벌 떨며 손님을 기다려야만 했다. 10월에.. 더보기
갑을 문화 그리고 계층 사회 '갑을 문화 그리고 계층 사회' 2015.1.21. JTBC의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한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고정 게스트로 합류한 네팔의 '수잔'이라는 청년이 고정 게스트가 되기 전 '인턴(?)'으로 한 번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다른 게스트와 MC들로부터 네팔의 문화와 종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카스트'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네팔 역시 힌두교 문화권이므로 카스트 제도가 있으며 결혼 상대의 결정, 직업의 결정 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카스트 제도의 틀 내에서 정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 MC 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들의 게스트들은 '아직도 그런 신분제와 같은 제도가!' 하는 놀라움.. 더보기
정규직 애가 "정규직 애가(哀歌)" 2014.11.27. 취업을 하겠다며 휴학 신청 사유란에 '취업', 딱 두 글자만 홀연히 던져놓고 '신청'을 눌렀다. 신청을 하고 나서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나 내가 원했던 '취업'은 '미취업'으로 바뀌었고, 오히려 미취업이라기 보다 '취업 안해!'라는 어리광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어색하지는 않다. 취업이라 적긴 하였지만, 내가 '취'하고자 했던 직'업'은 애석하게도 그리고 부끄럽게도 정규직이었다. 직업이 정규직이라니. 그렇다. 직업이 정규직인 것은 어느 회사든 똑같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 회사 내부의 생활 뿐만 아니라 비슷한 외모로 변해가고 비슷한 취미를 갖게 되는 또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몇몇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