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꽃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중턱이었다. "산중턱이었다." 산중턱이었다. 어린 시절이었으므로 오르긴 힘들었지만, 한 번 오르고 나면 높은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탁트임과 그로 인한 청량감이 들었다. 할머니의 집(할아버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으므로, 주말마다 방문하는 곳은 자연스레 할머니의 집이 되었다, 그리고 정식명칭은 할매집이다.)은 산을 뒤로 세워진 단독주택이었다. 넓다거나 크다고는 하지 못했지만, 형과 내가 뛰어 놀 만큼의 공간은 충분했다. 그리고 결코 한 번도 빠져보진 못하겠지만 마산의 명치 깊숙이 들어와 있는 합포만은 또 그만큼의 상상력을 제공해주었다. 할머니집에서 가까운 곳에는 우물이 있었다. 할머니의 집 바로 앞 아래쪽에는 200평 남짓 되는 밭이 있었고 그 밭과 아랫집 사이에 흙길이 있었다. 그 흙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