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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

현우의500자_107 ‪#‎현우의500자‬ _107 권해누 앞으로 나온나. 점심시간이 지나고 5교시가 시작되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문을 벌컥 여시며 나를 부르셨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선생님 옆으로 가 섰다. 이어 나를 추궁하시는 선생님. 니 점심 시간에 갑순이 얼굴 때렸제? 예? 예. 물론 갑순이는 본명이 아니다. 점심을 먹으러 급식실로 가던 중 갑순이가 나를 보며 메롱을 하기에 얼굴을 때린 것이 기억났다. 다시 선생님. 니는 니 놀리는 사람 얼굴 다 때리나? 아니요. 갑순이 나온나. 사과해라. 미안하다. 선생님께서 이제는 학생들을 향해 돌아서셨다. 지금까지 권해누한테 놀림받은 적 있는 사람 다 나온나. 15명 정도의 친구들이 쭈뼛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이미 내 얼굴은 맞은 것보다 더 붉어져있었다. 아이들은 나를 보며 일.. 더보기
현우의500자_95 ‪#‎현우의500자‬ _95 뚱둥착뚱두둥착. 노래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의아해 하던 선배와 친구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이제 알게 되었다는 표정이다. 총무와 부반장 그리고 반장인 나로 구성된 우리는 모두 기타를 한 대 씩 품어 올리고 있다. 연습을 하여도 노래는 잘 부르지 못했다. 비오는 거리를 걸어 본 적이 없는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노래가 흐르던 중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담임선생님께서 수줍은 미소와 함께 등장했다.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온갖 짐승소리에 노래가 잘 들리지 않았다. 우리의 걸걸한 목소리와 기타 음률 틈에 여자 선생님의 목소리가 섞이니 묘한 화음이 만들어진다. 기타를 배운지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학교 축제에 올라, 가수 이승훈의 '비오는 거리'를 불렀다. 단 한 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