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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4.11 아픈 이유
  2. 2016.04.04 기타와 휘발유
  3. 2015.03.01 오늘한시_2
2016. 4. 11. 17:07 내 생각

"아픈 이유"


어릴적부터 생일이 있는 4월이 되면 이유 없이 아픈 날이 있었다. 고열과 기침 그리고 어지럼을 동반한 아픔이었고, 그런 날이면 밤새 어머니는 내 옆에 앉으신 채 내 이마에 찬 수건을 올려주셨다. 아침이 되어 병원을 가면 의사선생님은 감기 몸살이라며 몇 일 분의 약을 처방해주셨고, 나는 그것을 생애 마지막 약인양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몇 일이 지나면 씻은 듯 나았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오늘(2016년 4월 10일) 시점, 이제 3일 동안 지속된 4월의 아픔에서 슬며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먹은 약에 수면제 성분이 있는지 지금 사실 좀 헤롱헤롱하기도 하고 멍하기도 하다. 하지만 무언가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앉았다.


4월의 아픔에는, 이유가 있을까.


몇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환절기의 감기일수도 있고 한국의 학제상 3월에 시작한 새로운 학기에서 느낀 긴장이 4월이 되어 풀린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보다는, 4월에 있는 내 생일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태어나며 아팠다는 어머니의 말씀. 낳을 때도 역아여서 목숨을 한 번 놓칠 뻔 했고, 태어나고 나서도 황달을 지난 흑달의 병세 탓에 병원에 다시 입원해야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몸에 남아 있는 듯 하다.


'태어남을 기억하라.'


몇 해 전 적은 글에,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메멘토 모리'가 아닌, 태어남을 기억하라는 뜻의 '메멘토 세로'라는 말을 만든 적이 있다. 라틴어 타동사인 'sero'는 타의에 의해 태어나다 라는 뜻을 품고 있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결코 자동사가 될 수 없다. 누군가로부터 생명을 받아 태어난 존재. 그러니 태어남을 기억함으로써 우리가 누군가의 의지로부터 태어났다는 것과 가능하다면 그 태어남이 사랑으로 이뤄져 있기를 바랄는 마음을 기억하라는 뜻이었다.


아마도


내가 4월이 되면 아픈 이유는, 그런 탓이다. 4월의 봄꽃 피고 날 따뜻한 날, 나의 삶이 시작되었으니 그것을 기억하고 있기를 내 몸은 아픔으로써 그것을 나에게 일깨워주는 듯 하다. 태어남을 기억해야겠다. 그것도 두 번으로 나눠어서 말이다. 4월 11일은 음력 3월 5일. 가족이 챙기는 내 생일이고, 4월 24일은 가족을 제외한 사람이 챙기는 내 생일이다. 두 번의 생일. 축하 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태어났다는 것,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나 태어났다. 태어남을 기억하라. 사랑 속에 태어났을 그 때를 기억하라. 죽음은 태어남 이후의 일이니 우선 태어남 부터 확실히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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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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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4. 00:54 내 생각

"기타와 휘발유"


고등학교 1학년, 기타를 배웠다. 버스정류장 앞 조그만 기타 학원에서 성함이 '박진영'이라는 선생님으로부터 기타를 잡는 법부터 코드를 쥐는 법 등 하나씩 기타 현이 내는 소리를 만들어가는 법을 배웠다.


몇 개월 동안 배운 실력이지만, 코드의 운용이나 멜로디 잡는 법을 열심히 배운 덕에 그해 학교 축제에서 '비오는 거리'라는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르기도 했다. '인기' 처녀 선생님이었던 담임선생님과 반장인 나, 부반장, 총무 이렇게 4명이서 무대를 꾸몄다.


기타를 배우니


다른 노래를 들으면 기타 소리에 관심이 갔다. 드럼이나 베이스, 보컬의 소리 사이에서 기타의 음에만 귀를 기울였다. 어떻게 이렇게들 잘 칠 수 있는지 흥분하며 악보를 찾아 연습을 해보기도 했고, 기타 연주곡을 찾아듣거나 관련된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휘발유?


속초와 강릉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 친구의 차로 이동을 했던 터라 서울에 도착하면 기름을 넣어야 했다. 친구의 차는 경유 차. 주차장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내 차는 휘발유 차다. 친구가 기름 가격을 보는데, 친구는 경유의 가격을 본다. 나는 휘발유의 가격을 본다.


평소에도 나는 휘발유 가격만 본다. 경유의 가격이야, 내 차가 먹을 것이 아니니 관심 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기타도 그랬고, 휘발유도 그랬다. 사람은 자기가 관심이 가는 것을 먼저 보거나 아니면 그것만 본다. 노래는 기타 소리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기타 소리만 들었고, 도로 위에는 휘발유 차만 다니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휘발유 가격만 보았다. 나 뿐만 아닐 듯 하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어떤 지위에 있는지에 따라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 심지어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이나 듣고 싶은 것만을 본다.


시오노 나나미 여사가 적은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율리우스 시저)가 먼 친척인 아우구스투스를 로마 초대 황제로 만들 때, 그를 평가하길.


"보고 싶은 것과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동시에 보는 사람"이라 평했다.


보고 싶은 것이든 듣고 싶은 것이든 먹고 싶은 것이든 자기가 하고 싶고 관심이 있는 것만 보고 듣고 느낀다면, 편하다. 상식이라는 것에 대한 상식이 사라진 최근에는, 결국 자기가 좋은게 좋은 거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나의 관심사와 타인의 관심사, 나의 위치와 타인의 위치 따위의 것들에 대해 비교는 하지 않아도 배려는 해야 한다. 배려를 해야 좋은 음악이 나오고, 다양한 탈 것들이 도로 위를 다닌다. 배려를 해야 좋은 정치인이 나오고, 좋은 나라가 된다. 굳이 정치가 아니라도. 좋은 가족이든 무어든.


살아가는데 있어 아는 것이 많을 필요는 없다. 살아갈 만큼 필요한 지식이면 된다. 하지만 살아가는데 있어 이해해야 하는 것이 많을 필요는 있다. 나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타인에 대한 - 나아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간다면, 최소한 내 이야기만 무조건 옳다는 사람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좀 더 나은 어른이나 사람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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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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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1. 09:31 오늘한시

‪#‎오늘한시‬ _2


스극스극 만져 본다
물푸레 나무 접시


부러 이랬을까 싶지마는
나이테가 울퉁불퉁


같은 겨울 다른 봄을 맞이한
물푸레 나무에게 방향이란 무어일까


좁아돌아 개구리 한 마리 발도 못뻗고
넓어돌아 딱다구리 한 마리 부리 넉넉한데


왔는지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물푸레 나무도 나도
같이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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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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