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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턱이었다. "산중턱이었다." 산중턱이었다. 어린 시절이었으므로 오르긴 힘들었지만, 한 번 오르고 나면 높은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탁트임과 그로 인한 청량감이 들었다. 할머니의 집(할아버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으므로, 주말마다 방문하는 곳은 자연스레 할머니의 집이 되었다, 그리고 정식명칭은 할매집이다.)은 산을 뒤로 세워진 단독주택이었다. 넓다거나 크다고는 하지 못했지만, 형과 내가 뛰어 놀 만큼의 공간은 충분했다. 그리고 결코 한 번도 빠져보진 못하겠지만 마산의 명치 깊숙이 들어와 있는 합포만은 또 그만큼의 상상력을 제공해주었다. 할머니집에서 가까운 곳에는 우물이 있었다. 할머니의 집 바로 앞 아래쪽에는 200평 남짓 되는 밭이 있었고 그 밭과 아랫집 사이에 흙길이 있었다. 그 흙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더보기
"관심" “관심” 20161223 고속버스 안, 창가에 앉으신 어머니와 복도에 앉은 작은 아들. 오론도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울을 향해 가고 있는 모자를 쓰지 않은 모자.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창 밖에 산과 들이 보인다. 한국은 참 산도 많다 싶다는 생각이 또 다시 스쳤다. 그때, 어머니께서 내가 모르는 나무의 이름을 나지막이 외치시며 창 밖의 언덕에 손가락을 가리키신다. 내가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차리기도 전에 언덕은 버스 뒤로 사라져갔다. 그 나무가 무슨 나무였는지 묻자, 그건 어떤 나무이며 이 계절에 꽃을 피운다고 설명해주신다. 그리고 또 이어 무슨 꽃인지를 가리키시는데 이번에는 제법 먼 산에 핀 꽃들이다. 산이 멀어 나도 그 꽃이 어떤 꽃인지 드디어 알아보곤 어머니의 설명을 듣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