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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어른으로 태어나다" “어른으로 태어나다” 우리가 모르던 세상이 있어. 그곳에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는데, 별다르지 않은 듯 하지만 한 가지가 달라. 그곳에는 아기가 태어나지 않아. 그렇다고 단 한 명도 아기도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야. 오직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을 정도의 여유와 경제력을 가진 가족만 아기를 낳지. 하지만 그 수는 적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서 결혼을 하고, 또 아기를 낳아. 근데 그 아기, 태어나자 마자 어른이야. 남자 아이라면, 17살 정도로 태어나고 여자 아이라면 한 두 살 정도 더 이른 15살 정도에 태어나. 지금의 기준이라면 어린 나이로 보이겠지만, 이들이 이 나이로 태어나는 이유는 태어나자 마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야. 여자가 남자보다 더 어린 나이에 태어난다고 해서 기쁜 건 없어.. 더보기
현우의500자_93 ‪#‎현우의500자‬ _93 태어나자 마자 몇 달을 울었다고 했다. 밤낮 없이 울어, 나를 낳으시곤 몸을 풀어야 했던 어머니께선 밤을 샐 정도로 나를 업고 옛 집 마당을 걸으셨다 했다. 그러던 어느 오후, 매일 울던 나의 얼굴을 옆집 할머니께서 보시더니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노랗냐며 병원을 가보라 하셨단다. 그제서야 병원을 찾은 부모님은 내가 황달을 넘어 흑달이 되었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으셨단다. 발목까지 황달기가 내려와 조금만 더 늦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나는 바로 입원했단다. 두 달 간 병원에 입원해 간의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았단다. 아버지께서는 조선소 노동자셨는데 일을 마치시고 돌아오시는 길, 매일 들러 눈을 가리고 있으면서도 발을 꼼지락 거리고 있는 나를 보며 .. 더보기
현우의500자_65 #현우의500자 _65 퇴근시간이라 버스가 만석이다. 버스 안은 따뜻했고 아늑했다. 사람들의 숨에 창문에는 김이 서렸다. 누구의 숨이랄 것도 없이 모두의 숨이 만들어 놓은 스케치북이다. 버스는 또 다른 정류장에 섰다. 앞문이 치이익거리며 열린다. 아기를 앞에 안은, 앳되어 보이는 여자가 탄다. 내 자리에서는 조금 먼 거리다. 엄마는 아기의 엉덩이에 한 손을 받치고, 한 손으로는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서 어깨를 톡톡 친다. 저기 앉으세요. 고맙습니다. 나는 뒷문 앞에 가 섰다. 그리고 몇 정류장이 지나 내렸다. 나도 아기였던 적이 있다. 누구나 아기였던 적이 있고, 그 아기를 안고서 어딘가 가야할 곳이 있었을 엄마가 있다. 내가 아기와 아기 엄마에게 해줄 것은 없다. 자리를 비켜.. 더보기
아름답지 않은 아이는 없다. 아름답지 않은 아이는 없다. 2013.11.8.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어린 아이였던 적이 없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더 어린 시절, 아기였던 적이 없는 사람은 없다. 긍정문으로 다시 바꿔 적더라도, 우리는 모두 아기였다. 모두가 아기였던 적이 있는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야, 우리가 아기였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가 그 때 얼마나 사랑받으면서 자랐고 그것이 지금의 자신을 지탱하는데 어느 정도 큰 힘을 발휘하는지 쉽게 예상하지 못한다. (위 문장을 적으면서, 과거 공익근무요원으로서 '아동양육시설' 즉 고아원에서 일을 하면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 아이들에게 부모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사람이거나 자신을 양육할 수 없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