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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5. 07:04 내 생각

자기 혁명의 시대 2014.12.14. 


'자기 혁명'의 시대다.

언젠가 친구들과 혁명이 닥친다면 지금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는 강력히 반대했다. 혁명은 전쟁과 같다. 어떠한 대의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일어나는 동안 대중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피폐해진다. 전쟁의 목적이 영토의 확장이라 할지라도 새롭게 얻게 되는 땅은 다수 가난한 이들의 땅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목적이 영토의 보전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기존의 체제에서 나아지는 것은 없다. 혁명이란 그렇기 때문에 전쟁과 같다.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국가 체제 내에서 혁명가들은 자신의 입지와 의지를 관철시키겠지만 혁명의 주체가 되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은 또 하나의 지배계급을 형성시킬 뿐이다. 지금의 중국을 만들었던 모택동과 그 휘하 혁명계급이 그랬을 뿐만 아니라, 체 게바라의 혁명을 받들어 이루어졌던 수많은 남미의 혁명들이 그랬다. 심지어 남미의 혁명들은 실패에 실패로 점철되어 그들의 기초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첫 문장에서 적었듯이 지금은 '자기 혁명'의 시대다.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함과 동시에 다시 자신을 세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러한 혁명의 목적을 '꿈'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젊음'이라는 시기로 나누기도 하고, '청춘'이라는 프로파간다를 암시하기도 한다. 자기계발서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더욱 더 혁명적일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만, 그 범위는 결코 자기의 몸과 정신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혁명을 부러워하며 시기하도록 가르친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다른 체질과 습관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혁명을 보며 자신의 혁명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를, 그래서 장렬히 죽어가기를 종용하고 있다. 체 게바라를 꿈꿨던 수많은 남미의 혁명가들의 머리가 전시된 곳은 혁명기념관이 아니라 단두대였던 것과 마찬가지다.

자기 혁명에 실패한 수많은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진정한 혁명을 꿈꾸지 않는다. 이미 내적 혁명에 실패한 경험이 진한 잔영으로 남아 있다. 혁명을 꿈꾸던 사람들이 권력에 순응하고 인간 고유의 본능인 '의지'를 버리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혁명과 복종은 그렇듯 자기로부터 연유하여 자기에게로 결론 맺어진다.

자기 혁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시대의 혁명이 성공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과 같다. 시대의 혁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자기 혁명이 성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자기 혁명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시대의 혁명은 자기 혁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외부적 요인에 불과하다. 시대의 혁명이 성공한다면 다시 일어나야 하는 수많은 자기 혁명은 자기 학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혁명'이라는 단어가 개인화되고, 미시적인 수준에서 밖에 머무르지 않는 사회에서 '혁명'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단지 '이상주의자'라 적힌 종이를 던지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지 모르겠다. 그 종이를 뭉쳐 던지는 것이든, 투표를 한 뒤 접어 던지는 것이든 그것은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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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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