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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한시

오늘한시_9 ‪#‎오늘한시‬ _9 난 두 개를 가졌소 남들은 하나라지만 나는 두 개를 가졌소 두 개를 가진 탓에 두 배를 움직여야 하오 하지만 그 걸음 나쁘지 않소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 나쁘지 않소 돌아와 하나를 만나면 가까이 하고 싶소 부비고 싶소 향기 맡고 싶소 잘 있었나 묻고 싶소 약속했소 멈추지 말자 약속했소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것 알았지만 그래도 약속했소 왜냐는 대답에 난 두 개를 가졌소 남들은 아니라지만 나는 두 개를 가졌소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모든 것이 되었소 그래도 나는 그 모든 것 나쁘지 않소 오늘도, 잘 있었소 묻고 싶소 - 내 심장 두 개 그리고 결혼 더보기
오늘한시_8 #‎오늘한시‬ _8 울지 말고 섹스나 한 번 하려무나 배고픈 것보다 그것 고픈 것이 살기 어려운 법이라는 걸 아직 알기 어려운 시기이나만 너의 골 그리고 너의 골 화알짝 열어 보일 사람 만나 보여주며 섹스나 한 번 하려무나 늘거 늘어져 사라져 없어질 몸뚱아리 마음뚱아리 아껴 두지 말고 울지 말고 섹스나 한 번 하려무나 씨파는 놈이나 씨파는 년이나 사라질 것 아끼지 말고 울지말고 그거나 한 번 해려무나 - 긴 머리 그리고 긴, 머리 더보기
오늘한시_7 ‪#‎오늘한시‬ _7 느저지는 시가니 적찌 못하는 한 주리 이리도 어려운 줄 알앗떠라면 해보지도 아났을걸 하는 후회따위 할꺼갓쏘 펴내지면 펴난대로 싸인 것들 퍼내는대로 마는 말 하엿찌만 남는 건 이뿌니오 우스며 삽시다 우스며 살아봅씨다 어찌되뜬 사라있지안쏘 그러면 되쏘 - 오늘한시 더보기
오늘한시_6 ‪#‎오늘한시‬ _6 마음에 써 내려가는 시 첫 줄을 적는다 시가 될까 마는 가사가 될까 마는 그것도 아니면 소설이 될까 마는 이야기가 담기는 그 어디라도 종이를 준비해야 외로운 남녀 입 모아 사랑 외치는 들리는 이 많지 않은데 누구 한 명 들을까 하여 귓엣말 외쳐본다 이미 쓰여진 시 그대는 읽어주기만 해 달라 그 입으로 내 시와 사랑을 읽어달라 고 - 소개팅 더보기
오늘한시_5 ‪#‎오늘한시‬ _5 나를 사세요 전 얼마인가요 당신이 원하는 값 불러주면 생각해보는 척 고민해보는 척 척이라도 해볼게요 나의 시간을 사세요 저의 시간은 얼마인가요 당신이 원하는 시간 불러주면 바쁜 척 분주한 척 척이라도 해볼게요 나의 청춘을 사세요 저의 청춘은 얼마인가요 당신이 원하는 시절 불러주면 무모한 척 패기있는 척 척이라도 해볼게요 척이라도 해보겠지만 척만으론 부족해요 파는 것은 나와 나의 시간과 나의 청춘 얻는 것은 숫자 몇 자리 숫자 몇 자리 얻어 밥 한 끼 먹겠지만 척이라도 해볼게요 행복한 척이라도 해볼게요 그게 이 시대 모든이의 척도 - 월급 더보기
오늘한시_4 ‪#‎오늘한시‬ _4 바람이 한그루 나무에 머물지 않듯 그럴 수 있었겠죠 떠나 간다 떠 나간다 알고 있지만 잡을 수도 없는 것을 휘이익 소리 내며 돌아보라 돌아보라 머물렀던 그 곳에 머무르라 쇤 소리 내며 붙잡아 보아 도 떨어지는 푸른 낙엽 다시 줍기 어려웁고 앵글지 않은 꽃 봉우리 흔들리며 위태한데 넓고 둥근 한 바퀴 이곳 돌아 날아 다시 와서 백개(百開)한 꽃을 보며 말하지 말아요 멍든 열매를 보며 말하지 말아요 한 때 머물렀던 곳이라고 휘이익 휘이익 바람 소리 눈물 소리 - 바람 혹은 간통 더보기
오늘한시_3 ‪#‎오늘한시‬ _3 투둑 비가 나리는 하늘에는 어둠이 깔리고 조용한 차 안에는 엔진 소리만 가득 기다렸던 신호는 붉은 미소 지어준 채 기다림이란 푸름이라 말해주고 돌아갈 길 기다리는, 저 언덕 뒤의 나그네는 갈 길 멀어 하는데 좌회전, 우회전 알려주는 명량한 목소리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여기 밖에 살지 못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담겼네 대답 없는 그 목소리 나를 도와 있지만 퇴근 시간 그 목소리 애처롭고 원망하다 - 내비게이션 그녀 더보기
오늘한시_2 ‪#‎오늘한시‬ _2 스극스극 만져 본다 물푸레 나무 접시 부러 이랬을까 싶지마는 나이테가 울퉁불퉁 같은 겨울 다른 봄을 맞이한 물푸레 나무에게 방향이란 무어일까 좁아돌아 개구리 한 마리 발도 못뻗고 넓어돌아 딱다구리 한 마리 부리 넉넉한데 왔는지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물푸레 나무도 나도 같이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봄 - 봄 더보기
오늘한시_1 ‪#‎오늘한시‬ _1 멀리 보아 보이는 먼지는 내 눈 앞에는 없네 보이지 않으니 없는 셈 치다가도 하루가 지나 돌아온 집 씻고 난 얼굴은 다른 빛을 띠어 어제보다 무거운 마음 비누를 박박 문질러 보아도 씻겨 내려가는 건 보이지 않던 먼지뿐 어느 샌가 쌓인 그리움의 먼지는 내 어딘가 쌓여 지워질지 모르네 그렇게 소복히 쌓인 먼지 털어낼 줄 알았건만 털어낼수록 더욱 쌓이니 그리움은 여전히 그리고 내 눈 앞에 없을 뿐 - 황사 그리고 혹은 그리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