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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테 안경을 벗어버리는 순간” - 권현우 2012.02.01. 뿔테 안경을 벗어버리는 순간 우리 여자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교복을 입고 뿔테 안경을 끼고 공부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좋았다. 뿔테 안경을 끼면 나도 여자 연예인들이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가리기 위해 안경을 끼는 것처럼 내 초췌한 모습을 가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뿔테 안경을 쓰고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다. 뿔테 안경과 함께 아무런 색깔도 들어가 있지 않은 검은 생머리. 나는 내가 사춘기를 지나 여자가 되면 머리에는 자연스럽게 컬이 생기고 얼굴에는 윤기가 흐르고, 눈에는 빛이 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항상 내 머리는 아래로만 뻗어 내려 갔고, 앞머리는 내 눈썹 위에서 미용사의 손에 의해서 잘려나갔으며, 내 얼굴에는 내 얼굴의 .. 더보기
“자신의 건물을 지어라” - 권현우, 2012.02.06. 자신의 건물을 지어라.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에 대한 계획 내지 확신을 가지게 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한 채의 건물을 짓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구는 둥글다고 하지만 지구 위에는 분명 높은 산이 있을 수 있고, 낮은 계곡이 있을 수도 있으며, 넓은 대륙이 있는 반면, 아주 작은 섬도 있다. 이러한 기반의 높고 낮음의 차이, 그리고 바다에 둘러 쌓여 있는지 아니면 육지인지의 차이, 더 세부적으로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지반이 무른지 아니면 견고한 지반을 가지고 있는지 등은 자신이 정하지 못하는 선천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는 언덕의 낮은 곳, 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 건물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