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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94

‪#‎현우의500자‬ _94 


외가쪽 제사가 있는 날이었다. 저녁 8시 즈음 모여 저녁을 같이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외가쪽 친척들은, 자주 뵙지 못해도 나와의 관계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어른들이었다. 다시 말해 내가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었다. 제사를 마치고 조상이 주신다고 하지만, 사실 외숙모께서 고생하시면서 만드신 제사 음식을 가볍게 나누어 먹었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조상이 남긴 과거가 아닌, 가족의 미래를 위해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 사이 어머니의 사촌오빠 즉 외가의 외삼촌 중 한 분께서 형과 나에게 용돈을 주셨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형이 받은 돈이 내가 받은 돈의 두 배였다. 돈을 받아든 나는 인종차별하지 마라! 소리치며 돈을 친척이 가득 서 있는 거실에 세게 던져버렸다. 일순 정적이 흐른 것은 조상이 다녀갔기 때문은 아니었다. 외가 친척들이 부랴 뿌려진 돈을 주웠다. 그러시면서 미안하다며 형과 같은 금액을 나에게 건넨다. 어릴 땐 참 맹랑했다. 지금까지 놀림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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