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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던데요. "착하던데요."2008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다시 대학에 갓 들어온 '24살' 신입생으로서, 대학생으로서 해볼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해보자는 생각에 이런 저런 곳에서 주최하는 강연을 찾아 들었다. 고려대에 재학중이던 친구로부터 당시의 진보신당의 대표였던 심상정 국회의원의 강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2222번 버스를 타고 고려대로 향했다. 정치적인 입장이 유사해서도, 심상정 의원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 사람이 가진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향했다. 강연 내용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상가가 아닌, 정치인의 말이란 시처럼 함축적이고 소설처럼 역동적이다. 하지만 시나 소설이 아닌 탓에 마음에 남지는 않았다.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학은.. 더보기
초능력자 "초능력자"가끔 영화를 보면,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물건을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들이 부럽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근데가만히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 초능력자가 아닌가. 자기가 초능력자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뿐.우리가 쓰는 초능력을 모두 적을 수는 없지만, 몇 가지는 적을 수 있겠다.힘들어 하는 친구에게 힘 불어넣어주기.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만나고 사랑하기. 아이를 낳고, 장성할 때까지 기르기. 글자를 배우고, 글을 적고 또 감정을 표현하기. 죽고 싶다 하는 사람에게 삶 선물해주기. 슬픈 이에게 다가가 슬픔 나눠갖기. 함께 기뻐하기.하늘을 날아다니지 않아도, 시간 여행 하지 못해도 누구나 초능력자인 듯 하다. 나를 아끼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초능력이 참 많은데, 일.. 더보기
"종이 한 장" "종이 한 장" 2005년, 혼자 전라도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다닐 적의 이야기다. 목포와 광주를 거쳐 전주에 도착한 나는, 그때는 유명했지만 한적했고 지금도 유명하지만 사람으로 북적댄다고 들리는 한옥마을을 들리기도 하고, 경기전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전북대학교에 들러 아침 학식을 먹기도 했는데, 아마 사진첩 어딘가에는 그 식판 사진이 남아있으리라. 전주 여행을 즐기던 중, 한지를 만드는 공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껏 기대하고 찾아간 곳은 그저 평범한 마을이었다. 회색 콘크리트 벽 사이로 '한지 공방'이라는 네모난 플라스틱 간판이 보였다. 한쪽에는 한지로 만든 여러 물건들을 파는 곳이 있었고, 쇠문 안으로 보이는 곳에서는 누군가 분주히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었다. 창문으로만 채광을 하는 듯 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