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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어디 있어? "사장님 어디 있어?"2004년 그러니까 20살 때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했다. 2004년 10월 1일부터 2005년 1월 1일까지. 원래는 12월 31일까지 하기로 했지만, 사장님께서 새해 첫날 손님이 많이 올 것인데 짬뽕을 점심으로 사줄테니 하루만 더 하라고 해서 하루 더 했다. 짬뽕에 새해 첫날을 팔았다. 흑. 주유소에서 일을 하다 보면 유쾌하지 못한 일들이 종종 생겼다. 내게 반말을 하는 손님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었고 쓰레기를 봉투에 담지 않은 채 창 밖으로 하나씩 던지는 손님, 가득 넣으라고 해놓고 왜 가득 넣었냐고 따지는 손님도 있었다. 유쾌하지 못한 일 중 가장 찝찝하면서 매달 내 손해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결제할 때 유종(기름의 종류) 바꾸기와 경찰과 소방차들이 와서 하는 .. 더보기
천안함 6주기 “6주기” 천안함 폭침 6주기. 3월 26일은 6년 전 천안함이 두동강나고 바다로 침몰한 날이다. 나는 오늘 여기서,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천안함은 내 유년을 지키고자 했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가 스며있다. 2011년, 제10회 육군사관학교 안보토론대회에 참가했었다. 학부 시절의 마지막 대외활동으로서 선택했던 것이지만, 나는 우연히 아버지의 추억과 맞딱드리게 된다. 안보토론대회의 일정 중 해군2함대 평택기지에 전시되어 있는 천안함을 방문하는 일정이 그 계기였다. 천안함은 ‘정치’였다. 천안함과 관련된 논쟁에서 한 쪽의 이야기를 믿고 있는 사람들은, 그 믿음에 맞는 데이터를 찾았다. 근거가 된 데이터들은 상대방의 신념이 ‘비합리’나 ‘종북’이라고 매도하는데 활용되.. 더보기
기지개 "기지개" 고시 공부를 하며 신림동 고시촌에서 살 던 때다. 100만원 보증금에 월세 31만원(원래 33만원짜리 방인데, 2만원 깎았다. 앗싸!)에 살고 있던 방이었다. 침대는 없었고, 책상과 옷장, 조그만 냉장고 하나 그리고 화장실이 딸린 방이었다. 이정도 방이면 신림동에서는 '중산층'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이었다. 위치와 시설 모두 좋았지만, 한 가지 딱 안좋은게 있었는데, 그건 바로 천장이 낮다는 것이었다. 윗옷을 벗을 때 팔을 뻣으면 천장이 손에 닿았다. 쉽게 말해 아침에 일어나서, 일어선 채로는 기지개를 켤 수 없었다는 의미다. 이때는 그저, 천장이 낮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그곳에서 살았다.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고 난 뒤, 연희동으로 이사를 왔다. '뿌리가 깊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