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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5.09.01 새벽에 토해낸 토사문
  2. 2015.04.12 친구에게.
  3. 2015.01.17 어떤 인문포럼 방문기 (1)
  4. 2014.12.15 2012년 1월 13일의 '오늘의 일'
  5. 2014.12.03 2014년 12월 3일 단상
  6. 2014.12.03 2014년 12월 1일 단상
  7. 2014.11.14 좋은 글, 좋은 노래
  8. 2014.11.14 영웅
2015. 9. 1. 03:12 일상다반사

2015.09.01. 


새로운 달력을 펼치는 심정이야 기대와 후회가 동시에 밀려드는 어떤 것인 줄 알면서도, 또 한 장 넘겨보게 된다. 감정이 없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하고도 숭고한 행위란 시간을 기다리는 것 뿐 아니겠는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이야기 속에는 그 시간 속의 부단한 사건들을 징검다리 정도로만 치부시켜 버리는 데에 반감이 들어,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 따위 지금 해결해 버리고 말겠어 라며 몽니 부려 보지만 어찌 됐든 기다리는 것은 시간 뿐인 듯 하다. 


감정이 없는 사람이 하는 일이란, 결국 감정이 없는 일이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흘러 나오는 침출수라도, 그것이 자신의 감정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면 반갑지 않을까 하면서도 이왕 나오는 것이라면 누구나 마시고 싶어 하는 1등급 청정수였으면 하는 바람도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 나오는 것이라곤 사하라 사막 위에 뿌려진, 아프리카 부족의 독특한 술 뿐이다. 이 술은 기우제를 지내는데 사용될 뿐 아니라 사막을 지키고 있는 선인장이 취하고 또 취해 여기가 사막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되는 용도로도 기능하니, 기특하지 아니한가. 아니, 사막이란 말이다. 비 한 방울 흘러 내리지 않고 물 줄기 하나 찾기 힘든 사막과 같은 감정을 지닌 인간들이, 결국 품고 가진 것은 가시 가득한 선인장 뿐인 것이다. 


오아시스가 있을 것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해대지만, 그 오아시스에 담겨 있는 물이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는 알아볼 생각조차 않은 사람들. 이들을 탓하거나 힐난할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뭄! 가뭄! 가뭄의 해갈에 무엇이든 도움이 될 것을 건드려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이 두서 없는 글도 침출수 향기를 풀풀 풍기며 적어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황과 이이가 논쟁했다던, 사단칠정 까지 가지도 않을 듯 하고 스피노자는 뭐한다고 그리고 많은 감정을 분류해 놓았는지, 48가지나 되는 감정 그 중 하나라도 제대로 느껴 본 적 있다면 수원지라도 찾은 것은 아닐까 하고 기대 반 우려 반을 해보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란 가죽 안에 뼈나 내장이나 뇌나 피나 이리저리 많은 것을 진화론으로 주어 담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뇌가 하는 것이라곤 고작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믿고 싶은 합리성을 제공할 뿐, 이 아이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를 바에야 결국 감정 하나 믿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오노노노, 감정이 최고다! 라고 할 이야기는 아니지. 왜 감정감정 이야기를 하는지, 좀 더 적어야 이 글이 유서가 됐든 자기소개서가 됐든 뭐라도 의미가 생기겠군.


감정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 뿐인 상황에서, 그래. 네 말이 옳아. 무조건 시간이 해결해 줄거야 라고 말하는 대신, 감정을 가져, 지금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슬프면 울고 웃기면 웃어 라고 말해주는 것이 더욱 낫지 않을까. 


참는다고 참을 수 없는 것이 감정일 터인데, 우리가 배운 것이 이성은 뛰어난 것이고 감정은 숨기고 그것을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거나 여성스럽지 못하다는 따위의 비난 아닌 예의를 익혀왔던 결과일런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문제였든, 사하라 사막의 부족이 뿌린 술 냄새 말고 사막에서도 꽃 피울 수 있도록 그 씨앗이 바나나 나무든 악마의 꽃이든 뭐든 피어낼 수 있도록 그 밑에 감정의 계곡을 흐르게 할 필요가 있다. 뭐 이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지. 


새로운 달력을 마주하면서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노래를 흥얼거리며 몇 일 일을 할까 생각하기 보다 그 검고 붉은 숫자들 안에 겪을 감정들을 쏘옥쏘옥 담아 보면 달력이 춤을 추고 하루가 노래를 부르고 일 년이 악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금 해보았다.


어쨋든 나는 글 쓰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 누구한테 하는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독백처럼 너절이는데.. 너무 재밌어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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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2. 01:33 일상다반사

늦은 밤 친구와 통화하면서 멋진 말을 많이 했는데.. 
다 기억은 안나고ㅎㅎ 몇 가지 다시 정리함. 
(괄호 속은 전화할 때는 생각이 안 났고, 지금 글 적으면서 생각한 것들ㅎㅎ)

1. '잘 되고 싶다.' 기에 잘 되고 싶다는 것은, 지금은 잘 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니, 그런 생각을 피하라고 말함. '잘'이 들어갈 위치에 '나'를 넣으라 말함.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나'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2.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함. 얼마전 '현우의500자'에도 밝힌 바 있지만,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 생각을 하는 것은 따로 시간을 내어서 해야 하는 정도가 되었음. 하루 중 1분이라도, 10분이라도 길게는 하루 종일 '자신만의 생각'을 해야 함. '내가 얼마나 잘났는가' 라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고 잘하고 못하고, 하는 다양한 생각을 할 시간이 필요함. 생각할 거리가 필요할 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생각을 넓힐 수 있음. (다른 것도 읽고 '현우의500자'도 읽어ㅎㅎ)

3.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중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음. 생각이 곧 그 자신임. 분명 틀린 생각도 있음. 하지만 틀린 생각도 다른 생각임.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만났을 때 재미가 있는 것임. (틀린 생각에 대해서 '틀렸다'라고 혼자 그 사람에게 가서 말하지 말고, 그것이 틀린 생각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연대해서, 틀린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틀렸다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함. 히틀러나 일본 식민제국주의자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했어야 했음. 너희 생각은 틀렸어! 다른게 아니라.)

4. 30대 이상의 소개팅은 사실 선임.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소개팅이라 하지만 30대가 넘어간 이상 결혼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임. 30대 여성이나 남성 중 남자친구가 없거나 여자친구가 없는 사람은, 경제력이 없거나 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의 답에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혼자 있는 거임. 그러니 30대의 연애나 소개팅에는, 결혼이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것 드러내면 안 됨

5. 지금의 한국은 나이대가 많이 늦어져서 30살을 기점으로 진정한 경력이 시작됨. 20대 중반에 시작하는 일은, 월급을 많이 받지 않아도 또, 그만 둬도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30대에 접어든 이후부터는 자신이 경력으로 쌓고 싶은 일을 찾아서 그것을 해야만 함. 30살 이후에 다시 새로운 경력을 쌓는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꽤 큰 리스크를 안고 있음.

6. 연봉은 1:3 법칙을 따름. 여기서 1은 자신의 능력이고 3은 연봉 수준임. 자신의 능력의 3배의 연봉을 주는 곳에 가야함. 왜 3배냐면, 1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전까지의 과거에 대한 대가, 1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성과, 나머지 1은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일터와 함께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부분.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지금만을 살기 위해 1:1의 연봉을 받는 것은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부정하는 것일 수 있음. (전화로는 이야기 못했는데, 1:3의 연봉을 받으려면 현재에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자신의 성과가 월급의 3배 만큼의 양을 내어주어야 함. 내가 받는 돈 말고 회사는 내가 앉아 있는 회사의 건물, 의자 등에 대한 비용과 창업주나 대표가 가졌던 발상에 대한 가치도 포함되어 있기에.)

7. 자신의 몸을 구기며 살다가는 구겨진 몸에 익숙해 질 수 있음. 구겨진 몸을 피는 것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함. 그 용기를 가지지 못하면 그대로 몸이 굳어 기형으로 살 수 있음. 그 기형을 피하기 위해 취미나 운동 등 여타 방법으로 몸이 굳어 가는 것을 피해보고자 하는 처절한 노력이 있을 수 있으나, 취미나 운동은 오전오후 중 자신이 하는 일에서 만족하지 못하기에 해야할 일이 아니라, 충분히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 받으면서 오전과 오후를 보내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취미와 운동 등이 필요함. 업무와 취미 간의 균형이 정말 중요함.

8.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다면, 그곳은 나오는 것이 맞음.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어딜 가나 있음. 그 사람들을 피하기만 하다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 외부에서 들어오는 부정적인 자극들을 내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함. 긍정적인 성과로 낸다는 것은, "짜증나서 내가 하고 만다." 가 아니라 "내가 부족한 부분이 이런 부분이라면 채워나감으로서 더 나은 내가 되겠어."라는 자세가 필요한 법임. (또라이를 피하다 피하다 정말 이제 또라이가 없겠지, 라고 생각한 순간 자신이 또라이가 되어 있음)

9. 큰 이치를 자기 나름대로 깨우치면, 세상 웬만한 분야에는 그것이 적용가능함. '죽음에 관하여'라는 웹툰에 어떤 한 날라리처럼 보이는 청년이 '저승사자' 혹은 '옥황상제' 같은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 함. "겉보기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저도 나름대로 고생하다보니 이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것 같아요." 사람 사는 것이 이렇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어서 만물에 밝아지는 것임. (물론 특수한 과학계나 기술, 의료, 법률 계통은 다를 수 있음)

10. 세상에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은 없음. 새벽은 도둑의 시간인데, 도둑은 정말 열심히 도둑질을 함. 걸리면 죽기 때문에 목숨걸고 도둑질을 함. 하지만 도둑이 비판 받는 이유는, 자신만을 위하고 타인을 위하지 않았기 때문임. 즉 그 목적이 옳지 않았기 때문에 법으로 막고 있는 것임. 열심히 노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음. 열심히는 누구나 하고 있으니 '무엇'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필요함. (흔히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만 많이 외우고 다니는데, 사실은 수신제가~ 앞에 4글자가 더 있음. 그것은 성의정심(誠義正心)임. 뜻을 성실히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한 뒤 수신제가~ 할 수 있다는 말. 맹자 대학에 나오는 글인데, 중요한 것은 그 뜻을 먼저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목적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것.)

11. 합법인 것 다 해보고, 불법인 것도 걸리지 않으면서 다 해보라.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은 중요함.

12. 서 있는 나무한테, 쓰러져라 쓰러져라 이야기 한다고 나무 쓰러지지 않고, 잘큰다 잘큰다 한다고 나무가 갑자기 빨리 자라지 않음. 나무에 도끼를 찍는 것처럼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사람은 우리가 나무가 아니기에 만나지 않으면 되고, 칭찬을 해주는 사람은 고맙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있든 없든 우리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 됨. 묵묵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남이 인정해주든 인정해주지 않든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음

13. 주말은 자신의 생각을 하기에 아주 좋은 시간임.

14. 잘자라. 고마워하지도 말고 미안해하지도 말고.

주말이라도, 일찍 자기를 ‪#‎나에게_바라지만_주말은_밤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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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7. 01:33 일상다반사

어떤 인문포럼 방문기 2015.1.17. 


이번 주에 무슨 인문포럼이라는 곳을 갔다 왔다.

보험영업으로 성공하신 어떤 여사분이 젊은 스타트업 기업가들을 위해서 매주 인문학 강좌 등을 열었고 그러한 것들이 계기가 되어 처음으로 큰 규모의 인문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길래 어떤 곳인가 해서 가보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사를 했고, 강연자 중에는 혜민 스님을 포함하여 국내외 교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개회사를 할 때 레이져를 쏘며 북을 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보고, 바로 그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차마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개회식을 마치고 거칠게 이야기를 하면, 돈을 내고 참석한 사람과 돈을 내지 않고 참석한 사람을 나누었다. 장소를 나뉘어 포럼을 진행했고, 개회식이 있었던 자리에 머물러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사람들은 구분되엇다. 나는 돈을 내지 않고 갔으므로 다른 곳으로 몸을 옮겼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강연 콘텐츠와 연계해서 강연을 진행했다. 프랑스에서 온 심장의 한 분의 강연과 그 외 몇몇의 한국인 교수의 강연을 짧은 시간(15분 정도)을 이어 붙여가며 들었다. 오종철이라는 개그맨 출신 진행자가 진행을 한다. 그리고 별 시덥잖은 질문을 한다. '오늘은 손을 몇 번 씻으셨는지요?'나 '교수님은 사서나 오경 중 어떤 것이 자신과 맞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등. 오전의 강연을 듣고 점심으로 샌드위치와 커피를 나누어 주기에 먹고 오후에 강연이 계속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 낮잠을 잤다. 그것이 나에게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왜?

참가한 사람들에게 질문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마치 강연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관객 정도의 대우를 참가자에게 부여했다. 방송 촬영을 해야하니 질문은 사전에 종이로 받겠습니다 라던지, 마치고 한 번에 질문을 하겠습니다 라는 멘트가 한 번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글을 적을 필요도 없었을테지만, 그런 설명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명색이 '인문포럼'이다. 인문학의 핵심 정신은 질문이다. 그것이 옳은 질문이든 옳지 않은 질무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많은 사람이나 혹은 개인적으로 던져 보는 것 자체가 인문학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참가했던 인문포럼은 그런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 진행자는 진행을 하는 사람이지 질문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참가자는 관객이 아니라 질문자임에도 철저히 박수를 유도 당하는 관객으로 취급받았다.

돈을 내고, 샌드위치를 먹지 않고 호텔식 식사를 했던 사람들에게는 질문의 기회가 있었다면 나는 더욱 화를 내어야만 한다. 물론 호텔식 식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의 기회 마저도 참가비의 유무에 따라 차별 받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문정신의 훼손이다.

다른 여러 가지 비판점이 있지만,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았음'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고자 한다.

인문학이라는 말이 시정잡배의 '법대로 해라'라는 말에 나오는 '법' 정도의 지위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내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인문포럼이라고 하긴 했는데 영어로 Humanities Forum 이라고 영문 번역을 했던데. 휴머니티는 인문학이 아니라 '인간성'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인문학 포럼을 간 게 아니라, 인간성 포럼에 갔으니 질문은 없어도 될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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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3 10:0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4. 12. 15. 17:45 일상다반사

오늘의 일. 2012.1.13.

 

오늘 한 가지 일이 있어 이렇게 글 남긴다.

 

졸업강연과 PSAT 스터디 덕분에 늦은 저녁을 먹었다. 9시가 갓 넘었을까.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과 선배를 만났다. 과 선배라고는 해도 나이는 나보다 어린, 좋은 동생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후식을 드셔야 한다며 나에게 따뜻한 베지밀을 하나 사주기에, 언 손을 녹이면서 같이 학교를 산책했다.

 

기숙사로 향하는 길에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대화는 즐거웠다. 후배가 다시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게 미안하기도 했고, 나도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기에 다시 학교의 호수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던 참이었다.

 

달이 낮게 떠 있었다.

 

하얀 달이라기 보다는, 붉은 달이었고 후배는 저 달에 묻혀 있는 천체물리학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학교 호수를 보았다. 겨울이라 얼어있는 호수에는 오늘 오후에 잠시 내렸던 하얀 눈 탓인지 하얀 빛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얼어 있는 호수에 한 평 남짓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보았고, 그 구멍을 멀리하는 곳에서 오리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무엇인가 이상했다. 그 얼음 구멍을 자세히 살펴보니 무엇인가 허우적 대고 있었다. 밤이어서 그런지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것이 ''라는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개가 자신의 앞발로 그 얼음 위를 나와보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개는 그 얼음 위로 올라 서고자 하였지만, 그 얼음들은 계속해서 깨졌다. 개의 발길질에는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었다.

 

동생과 그 개를 보면서, 이건 우리가 지나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들어가기에는 호수의 가장자리에서 꽤 먼 곳에 그 구멍이 나 있었고 개는 계속 해서 그 구멍의 넓이를 넓혀가고 있었다.

 

생각 끝에 119에 신고하는 방안이 떠올랐고, 지체 없이 동생이 전화를 열어 119에 전화를 했다. 유기동물 관련 업무는 9시에 종료되었다고 하였지만, 일단 오시라는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119의 출동을 기다렸다.

 

물 속의 개는 점점 힘이 빠지는 듯 해보였다.

 

얼음을 깨는 발길질이 힘을 잃는 것이 멀리서 보아도 충분히 보였다.

 

'자식아, 포기하면 안 된다'

 

나도 모르게 혼자 읊조리고 있었다.

 

개는 더이상 얼음 위로 올라가려는 노력을 포기한 듯, 구멍 가운데에서 자기의 몸을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안 된다. 기다리라'

 

내 이야기를 들었던 것인지, 다시 얼음 위로 올라가려는 노력을 잠시 했던 개가 갑자기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얼음 밑으로 내려갔나?'

 

얼음 밑으로 내려가서 물 밖으로 나오려고 하나 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혹시 개가 방향을 잡은 곳이 더 얼음이 많이 얼어 있는 곳을 향했다면 다시는 물로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그러고 길어야 2분이 흘렀을까.

 

다행히 광진구 소방서가 학교에서 가까웠던 덕에 소방대원 분들이 화려한 조명이 달린 차를 타고 학교 호수 쪽으로 오시는 것이 들어왔다.

 

하지만 개는 보이지 않았다.

 

소방대원분들이 먼 곳까지 비추는 후레쉬를 가지고 호수 위를 비췄지만 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살아나고자 노력했던 흔적들만 남겨둔 채, 개는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소방대원들 중 한 명이 이야기하셨다.

 

'우리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어요. 미안합니다.'

 

개는 자신의 체온을 물에 다 빼았겻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얼음이 녹은 곳으로 나오고자 얼름 밑으로 들어갔던 것일까.

 

소방대원분들은 돌아갔다.

 

소방대원분들의 등장 탓에 우리가 서 있었던 호수 주변에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그들 역시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호수의 덩그렁한 구멍만을 보고, 약간의 실망감을 느낀 표정으로 돌아갔다.

 

 

동생과 나는 한 동안 그 곳에 서 있었다. 날씨는 추웠다.

 

사람 두 명은 따뜻한 옷을 입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추웟다.

 

멀리서 보았지만 그 개의 목에는 분명히 개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다. 주인이 있는 개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인이 저 개를 얼마나 찾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주인보다 개를 더 생각했다.

 

얼마나 추울까. 조금만 기다려주지. 얼마나 추울까. 조금만 더 발버둥 쳐주지.

 

우리가 학교 호수를 돌지 않았더라면, 바로 그 개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발길질 하던 그 곳으로 갔더라면, 내가 저녁을 좀 빨리 먹었더라면, 동생이랑 달 이야기를 하지 않고 먼저 호수를 보았더라면, 조금의 지체 없이 바로 119를 불렀더라면, 아니면 내가 개를 위해서 뛰어들었더라면...

 

어제의 호수와 오늘의 호수는 변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나와 동생, 그리고 소방대원분들 말고는 학교의 호수에 개가 한 마리 죽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일감호라고 불리는 호수를 지날 때마다 그 개를 생각할 것이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목숨을 건 발길질은 저 호수의 얼음이 녹고 다시 봄이 오면 잊혀지겠지만, 나는 저 호수의 그 개는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도 개가 생각난다. 이 추운 겨울에 저 물 속에서.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지 모르는 이름 없는, 흰 개를 위해서 이 글을 적는다. 내일 개를 위해서 빵이라도 하나 호수에 던져줘야겠다.

 

개가 먹지 못하면, 호수에 살고 있는 오리들이 그것을 먹고 개의 동무라도 해주겠지.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도 한 번쯤 건국대에 오시거든, 일감호에 들려 저 곳에서 개 한마리가 살고자 발버둥쳤노라 는 사실을 한 번은 생각해주시면 진심으로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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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3. 01:51 일상다반사

2014년 12월 3일 단상



# 1
정말 이유를 알 수가 없지만, 맥스컨설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가 도달하는 사람수 역시 늘어났다. 하지만 좋아요 하나로 어떤 사람이 맥스컨설팅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의 증명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서 맥스컨설팅의 콘텐츠를 보았다는 것과 좋아요를 눌렀다는 것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 의미는 바로 앞으로 내가 올리는 콘텐츠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단편적인 생각만을 올렸다면 앞으로는 좀 더 공감하고 공감하고 공감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 2
오늘 소셜벤쳐 경연대회에서 작년과 올해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던 회사의 대표들의 이야기와 '바이맘'이라는 실내 보온텐트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님과의 라운드토킹을 하고 왔다. 몇 가지 인상적인 대목들이 있었다. 
1. 가치를 추구하면 돈은 따라 온다. 
2. 디 데이(D-day)를 정해 사업을 기획하면 훨씬 빠르게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내보일 수 있다. 
3. 일단 자신의 사업을 세상에 내놓아 보면 비판을 통해서도 배우고 성공을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있다. 그러니 일단 세상에 내놓아라. 
4. 돈이 없어서 힘든 것은 힘든 것이 아니다. 아니, 힘든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가치가 흔들리는 것을 더욱 힘든 것이라 생각한다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힘든 것이다. 힘들다고 하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5.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비전을 갖도록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표는 반드시 그 비전을 가져야 한다. 대표가 비전을 잃으면 회사는 무너진다.

# 3
예전에 홍합밸리에서 강연을 했던 영상을 다시 찾아보니 삭제가 되어 있었다. 내가 올린 것이 아니라서 어떤 연유에 의해 지워졌는지는 모르겠으나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데 아쉬움은 있다. 
영상의 삭제와는 별도로 오늘도 명함을 서로 교환하며 '맥스컨설팅'을 소개할 일이 있었다. 당연히 따라오는 질문은 '어떤 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합니까?'이다. 평상 시 '인생상담'이나 '진로상담'을 한다고 말하곤 했는데, 오늘은 내 강연이 떠올랐다. 다름 아닌, EXIT 즉 '평범한 삶으로부터 탈출하는 4가지 기준'이라는 삭제된 강연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평범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도구(tool)를 개발하여 사람들이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확인해보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컨설팅을 합니다.' 깊게 생각하고 대답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처음에 EXIT를 개발했을 때, 이 표를 가지고 나 스스로가 가진 부족한 부분과 지나치게 넓게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한 이해를 했었다. 이러한 생각이 나를 저렇게 대답하게 했던 것이리라.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면서 각각의 항목에 대한 기준을 찾고 그것을 진짜 표로 만들어서 자신이 지금 어느 크기의 그릇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툴 혹은 틀이 되도록 해보아야겠다.

# 4
집으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데, 이화여대 부속고등학교 입구에 '진, 선, 미'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지금은 진선미가 단지 순위를 매기는 수단에 불과하지만, 선조들이 미보다 선을, 선보다 진을 먼저 부르고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결국은 진실성이 그 첫째요, 선한 일을 행함이 그 둘째요, 외적인 아름다움은 셋째라 하는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순위보다 순서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 5
신을 뜻하는 God 과 백수의 '수'가 합쳐져 '갓수'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아침에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미드를 실컷보다가 부모님께 돈 만 원을 받아 근처 카페에 가서 인터넷을 즐기다 다시 집에 들어와 밥을 먹거 잠을 자고 영화도 많이 보고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신종 백수가 그것이다. 나는 비록 혼자 밥을 해먹고 카페에 가서도 커피를 주문하지 않은 채 앉아 있기도 하는 일이 종종(혹은 자주) 있으며, 문화 생활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지만, 갓수의 변종이라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언젠가 내 스스로를 부르길, White-hand the Creative 라 이름지은 적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생산적 백수' 정도 될까. 여튼 백수의 겨울은 겨울답다. 하지만 불행하지 않으니 이것 참 통탄하고도 다행인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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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3. 01:50 일상다반사

2014년 12월 1일 단상


# 1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단지 '만나서'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움을 깨우치며 일상에 매몰되었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좋은 만남을 원하지만 만나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쉬울 뿐이다.

# 2
SK 플래닛의 T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모바일 콘텐츠 기획 전문가 과정'에 서류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12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월 말까지 진행되는 과정이다.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 하여 신청하였다. 면접을 보아야 최종합격을 하고 제대로 배워볼 수 있겠지만 당장 12월과 1월의 생계가 걱정이다ㅎㅎ

# 3
'배달의 민족'이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주)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보냈었다. 오늘 그 답장이 왔다. 면접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단다.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란단다. 이번 기회는 왜 아니었을까. 들어가서 배워보고 싶은 일들이 많았던 회사인 만큼 아쉬움도 크다.

# 4 
친구의 소개로 시각장애가 있는 친구를 만났다. 조심스레 지난 번 내가 적었던 '버스번호 소리 알림' 아이디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다. 자신은 매번 버스를 탈 때 그 버스가 향하는 곳을 기사나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고 난 뒤에야 버스를 탄다고 했다. 버스 기사가 번호를 알려주던지 아니면 버스가 소리를 알려준다면 정말 좋은 생각이라 했다. 서울은 특히나 버스가 한 번에 많이 들어오기에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다고 했다. 아직 실체도 없고 개발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아이디어이지만, 가슴이 벅찼고 춥지 않았다.

# 5 
한겨레 신문사 웹 방송인 '한겨레TV' 방송 중에 '잉여싸롱'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문화비평을 주로 하는 방송인데 이번 주는 유희열의 새 앨범인 '다 카포'가 주제였다. 매주 방송을 하면서 책을 후원받아 댓글을 남긴 사람에게 책을 주는데, 이번 주에는 댓글에 자신이 회사의 임원이나 간부급인 사람임을 알리면 책을 준다고 했다. 나는 '맥스 컨설팅'의 대표라고 소개를 했고 책을 준다는 댓글이 달렸다. 맥스 컨설팅은 사실 처음에, 엄기호 박사의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라는 책을 읽고, 각자 개개인이 마치 회사의 대표인 것처럼 모든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되고 자기 마케팅이 꼭 필요한 세태가 되었다는 부분을 읽은 뒤, 희화화면서 조롱으로 만든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름 나를 설명하는데 있어 요긴하게 사용하는 회사가 되었다. 
스타트업이나 기술 벤쳐가 다시 시대의 유행인 양 느껴진다. 창업을 하려고 마음 먹지 않았던 사람 마저도 창업에 뛰어 들어 창업을 하는 것은 안타깝기도 하고 청춘의 낭비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나 역시 그럴지 모른다.), 그럼에도 각자가 자신의 삶에 주인되는 방식으로 모든 이가 회사 대표의 심정이나 어떤 분야의 대표자가 되려는 태도는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시키는 일만 하겠다'는 사람보다 '내가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겠다. 그리고 책임 질 수 있는 부분은 책임지겠다'라고 마음 먹는 대표자의 심정을 최근 크게 느끼고 있다. 언젠가 나도 '맥스 컨설팅'이 되었든 다른 회사가 되었든 '대표입니다' 라고 말을 할 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전이라도 '저는 제 삶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입니다'라 말하는데 더욱 당당함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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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4. 02:26 일상다반사

좋은 글, 좋은 노래 2014.11.14.


# 2
사람들이 긴 글을 읽지 않는다고 비난한 적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노래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비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그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긴 글을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글을 읽지 않았던 것이었고, 좋지 않은 노래를 듣지 않았던 것이다. 
좋은 글을 읽고 싶어하는 마음과 좋은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림도 마찬가지, 사진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반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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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4. 02:25 일상다반사

영웅 2014.11.14.


# 1
언제부터 이런 관점을 갖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유지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하게 될 듯 하니 인정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그 관점이란, 세상은 결코 영웅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웅'에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없음에도 결국 다시 적어 버리는 것은, 영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자 하는 계략이다. 계략이란 말이다. 


한글을 창제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세종대왕'이라 대답할 것이고, 프랑스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나폴레옹'이 자연스레 연상되고,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단어에는 '링컨'의 그림자가 짙게 베어 있다. 앞의 인물들은 위인전의 주인공이 되었고 각국 국민들의 마음 속에 영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자 하였을 때 반대하지 않았던 신하들, 그리고 왕의 명령에 의해 일을 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수많은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을 창제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폴레옹이 스스로 프랑스의 황제라 칭하기 이전, 프랑스 혁명을 처음으로 주도했던, 낫과 창을 메고 '빵을 달라'고 외쳤던 수많은 '어머니들' 이들이 프랑스 혁명의 영웅이 아닐까. 링컨의 그 유명한 말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을 게티스버그 연설은, 사실은 남북전쟁에서 죽어간 군인들을 묻은 게티스버그 묘지에서 언급되었다는 것, 나라가 반토막이 되어서도 자신의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 목숨 걸고 말하고자 했고 지키고자 했던 죽은 군인들, 이들이 영웅이 아닐까. 

지금의 사회는 끊임 없이 '영웅'과 '영웅이 아닌 자'를 구분하고자 한다. 영웅이 되지 못한 탓에 스스로가 짊어지는 '평범함'이라는 굴레를 부끄러워 한다. 역설적이게도 그 부끄러움을 다시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지 않고 자녀에게는 '영웅'이 되되, 평범한 영웅이 되라 말한다. 가량 고시를 합격하든, 대기업을 들어가든 어떤 방식으로든 말이다. 

강 위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만 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배가 떠 있을 수 있는 것은 방울방울 모여 있는 강물과 바닷물이 있기에 가능하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고, 새로운 곳을 여행하게 했다. 과거의 사람들은 강물과 받닷물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본다. 그 보답으로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강이야 육지에 속해 있지만 바다는 서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나누어 불렀다. 산도 그렇다. 바람도 그렇다. 

백 번 양보해서, 과거의 영웅들은 자신이 영웅이 된 것을,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에 인정하고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최근의 유명인 혹은 영웅 또는 영웅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런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태도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덕인 양 여겨지기도 한다. 

영웅을 없애자 라는 극단적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백번 양보해서 영웅이 생겼다고 할지라도 그 영웅을 만든 영웅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것, 이말이 하고 싶었다. 단 한번도 민초들이 영웅이었던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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