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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겨울이 되면 “겨울이 되면” 20161212 날씨가 추워졌다. 무더웠던 여름은 사진과 추억으로만 남았다. 추워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덜 춥다는 생각도 든다. 더 추워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름의 장마와 가을의 낙엽이 남긴 나쁜 박테리아나 세균들이 추위에 죽기를 바라는 어흥~ 마음이 있다. 또 지금보다 더 추워야 보리밭에 보리뿌리가 들뜨지 않아 내년 보리 농사가 잘될텐데 하는 으휴~ 마음도 있다. 도시 사는 사람이 별걱정을 다한다. 이런 걱정들과 별개로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친형은 집 밖에 나가서 노는 걸 참 좋아했다. 유치원을 다니지 않을 시절부터 나가 놀기 버릇한 형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가면 놀다가 누군가의 집에서 저녁밥까지 먹고 들어오는 일이 잦았다. 나는 날씨가 따뜻하면 형과 같이 가.. 더보기
“행복하셨는지 물어볼 수 있다면” “행복하셨는지 물어볼 수 있다면” 20161208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건 미래의 거대한 기계보다 때론 지금의 한 장 사진이 더욱 그 효과가 클 때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갖고 있지도 않은 사진이지만, 한 장의 사진을 떠올리며 어머니와의 시간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의자에 앉으신 채 형과 나를 다리 위에 한 명씩 올려놓고 또 안고 계셨습니다. 사진 속에는 세 명 모두 웃는 얼굴입니다. 어머니와 형과 나. 가장 환하게 웃는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긴 파마 머리에 스웨터를 입고 계신 어머니. 날씨가 추운 탓인지 아니면 바깥의 추운 날씨와 집안의 따뜻한 기온 차이 탓인지 얼굴은 붉어져 있습니다. 저는 3살 남짓 되었을까요. 몇 개 있지도 않은 치아를 빼꼼 보이며 역시 붉은 양볼 사이 수줍게.. 더보기
벗고 싶어질 때가 있을 걸 ‘벗고 싶어질 때가 있을 걸.’ 2016.12.02. 대부분의 친구들은, 졸업을 할 초등학교 인근의 중학교를 갔다. 하지만 나는 형이 다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학급에서 단 10명 만이 진학을 했던 마산중학교에 지원했고 어렵지 않게 입학이 결정되었다. 굳이 형이 다니고 있다는 이유가 아니었어도, 유일하게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였다는 것도 큰 결정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중학교 진학이 결정되고 난 뒤, 내가 처음 한 일은 머리카락을 짧은 스포츠로 깎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두발자유화는 꿈 같은 소리였다. 겨울이 채 오기도 전에 나는 스포츠 머리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되려 어색한 머리가 되었다. 그 덕분에 초등학교 졸업앨범에는 정말 이상한 모습으로 찍힌 사진이 떡 하니 남았다. .. 더보기
오늘한시_9 ‪#‎오늘한시‬ _9 난 두 개를 가졌소 남들은 하나라지만 나는 두 개를 가졌소 두 개를 가진 탓에 두 배를 움직여야 하오 하지만 그 걸음 나쁘지 않소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 나쁘지 않소 돌아와 하나를 만나면 가까이 하고 싶소 부비고 싶소 향기 맡고 싶소 잘 있었나 묻고 싶소 약속했소 멈추지 말자 약속했소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것 알았지만 그래도 약속했소 왜냐는 대답에 난 두 개를 가졌소 남들은 아니라지만 나는 두 개를 가졌소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모든 것이 되었소 그래도 나는 그 모든 것 나쁘지 않소 오늘도, 잘 있었소 묻고 싶소 - 내 심장 두 개 그리고 결혼 더보기
현우의500자_24 #현우의500자 _24 아직 부부가 되어보지 않아서 모른다. 부부로 지내는 모습은 언제까지나 간접 경험이다. 그런 와중에도 나에게 직접 경험과 같은 체험을 하게 하는 부부도 있고, 간접 경험을 넘어 호러나 SF영화를 한 편 본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부도 있다. 언젠가 나도 부부가 되어 실제의 생활 속에서 만나고 사랑하며 둘이 하나가 되는 일을 겪을 수도 있고, 서약의 효약은 죽음의 묘약인 듯하여 서로 죽일 듯한 견원의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것, 만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것, 이런 일들이다. 이러한 일들은 시를 같이 적는 일이다. 답이 없는 것은 결국 시다. 이 시를 적어 내려가는 사람은 두 사람, 그런 의미에서 공동의 시다. 다음.. 더보기
두 가지 생각 두 가지 생각. 2014.06.25 # 1 '다섯 줌의 쌀'이라는 일본 선승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 있다. 읽은지 한 7~8년 된 듯 한데 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있다. (선승의 이름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ㅠ) 어느 날 유명한 선승 한 명이 조용한 시골마을을 찾아온다는 소문이 났다. 시골 마을의 사람들은 두 번 다시 그런 기회가 없을 듯 하여, 이때를 빌어 가훈을 받고자 하였다. 시간이 지나 선승이 지나가는 것을 알아 본 사람 중 한 명이 선승을 집으로 모셔 종이와 먹, 붓을 준비하여 가훈을 적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흔쾌히 마을 주민의 뜻을 받아들인 선승은 일필휘지로 이렇게 적어 내려갔다. 祖死父死子死孫死(조사부사자사손사) 위 여덟 글자를 본 마을 사람은 깜짝 놀라며 묻는다. "아니 스님, 가.. 더보기
효리와 상순 효리와 상순 2013.7.7 가수 이효리와 역시 가수인 이상순이 9월 중 결혼을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축하할 일이다. 두 명 모두 일면식도 없지만 누군가의 결혼은 또 다른 행복을 담보하는 행위라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기에, 우선 축하를 하고자 한다. 효리와 상순의 결혼을 주제로 무엇을 쓸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았다. 이미 효리가 방송에서 밝힌 내용들을 내 글에 담아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결혼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청첩장까지 찍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다시 한번 글로 옮기고 싶은 내용이 있어 이렇게 손가락을 바지런히 움직인다. 가수 이효리가 SBS의 토크 프로그램인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상순과의 만남에 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