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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혐오와 자기혐오 "혐오와 자기 혐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최근 1주일 사이 저의 SNS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었음에도 그 개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어는 바로 '혐오'입니다. 혐오(嫌惡)란 보다시피 두 개의 한자가 모여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싫어한다는 뜻의 '혐'과 미워한다는 뜻의 '오', 다시 말해 싫고도 미운 어떤 대상에 대해 품는 감정입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혐오'를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제거하고자 할 때 발생하는 정서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쉽게 풀어 설명하면, 사람이라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고 물건이라면 부숴버리고 싶을 감정을 느끼는 대상에 대한 감정인 것입니다. 그 대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될 때가 있습니다. 최근 '혐오'라는 단어가 저의 눈과 귀에 많이 들어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2016년 5월.. 더보기
친함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친함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가끔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는 장면이 있다. 그건 고3이었을 때 수능을 마친 뒤의 일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패잔병들의 모임처럼, 수능이라는 전쟁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져 버렸으니 자존심이라도 지켜보려는 친구들은 날카로웠다. 사소한 일에도 큰 시비로 번질 수 있었으니 서로 졸업 때까지 조용히 지내자는 암묵적 합의도 있었던 듯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의 한 친구와 다른 반의 한 친구가 싸운다는 소식이 복도로부터 들렸다. 이 싸움이 있기 몇 달 전 우리 반의 두 친구가 싸운 적이 있었는데 이때의 불똥이 이상하게 나에게 튀었다. 그 둘의 싸움을 말리거나 중재할 사람이 나 밖에 없었는데(응?왜일까?) 내가 말리지 않았다며 꽤나 욕을 들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누군가 싸움.. 더보기
거칠 혹은 까칠 "거칠 혹은 까칠" 20대 이후가 되어 나를 만난 사람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나는 어릴 적에 꽤나 재밌는 사람이었다. (재밌는 사람이라 표현할 수도 있고, 남을 잘 웃기는 사람이라 표현할 수도 있겠다.) 초등학교 때는 흔히 말하는 '오락부장'으로서의 복무를 충실히 했지 말입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에는 항상 웃는 얼굴로 다닌다고 별명이 '씨산이' 였을 정도였다. (씨산이는 사투리로, 바보 같이 실실 웃고 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던 어린이가 20살이 넘고 머리에 뭔가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남을 웃기는 일에 주저함이 많아지게 되었다. 투철한 철학이 있어서라기보다 내가 웃기는 것을 즐겨 하는 것과는 별개로 상대방이 웃을 상황인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편하게.. 더보기
마음 둘 곳 "마음 둘 곳" 사람은 살면서 두 가지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듯 하다. 하나는, 마음 둘 곳을 찾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는 것. 마음 둘 곳을 찾는 것이란 별거 아닌 듯 하지만 꽤 어렵다. 가족이 있어도 그 안에서 편한 마음이란 생각보다 많은 조건이 필요하고, 또 서로 배려를 하지 않으면 너무 가깝기에 쉽게 불편한 곳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연애란,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만나 '내 마음 둘 사람'을 만나는 과정인 듯 하다. 그 결론이 가족이 됐든 그저 스처지나가는 인연이 되었든 연애를 하는 중에는 다행히 마음 둘 곳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역시, 배려는 필요하다. 마음 둘 곳이 꼭 가족이나 연인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저' 내 마음이 편한 어딘가는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