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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세상은 다른 곳에서 움직인다.” - 권현우, 2012.02.02.

 세상은 다른 곳에서 움직인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곳과는 다른 곳에서 움직이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가 적는 글에 의해 세상을 바뀌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내가 지금 적는 문장들에는 근거는 없다. 주장만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곳을 찾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설사 세상을 바꾸는 것을 찾았다 할지라도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핵심이라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그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그것은 그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을 바꾸는 것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또 그것을 찾았다고 표현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가 찾고자 하는, 혹은 찾았던 그것과는 다른 것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결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문자에 대한 소유와 유통이 일부에게만 귀속되어 있고 세상은 신이나 왕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이라 생각했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이 찾고자 하는 세상을 움직이는 핵심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생각이 옳은 것이라 믿으며, 무엇인가를 내뱉는다 하더라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그런 세상. 그리고 권력을 가진 자는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또 그와 다른 것을 알려주는 사람에게 자신의 권력 활용을 여지없이 피로해 주는 그런 세상. 자기와 다른 사람들의 존재에 대한 명확한 인식은 없이 자기만의 존재에 대한 확신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움직인다.


  종이가 쓰레기가 되는 세상, 손가락 2개로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하나로 정보를 얻는 세상, 자기 위에 그 누구도 없고, 동시에 자기 옆 그 누구도 없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