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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방지 “노화 방지” 흐른 만큼 충분히 흐른 시간.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사람들은 20대가 접어들자 마자 죽어갔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은, 역사책에서나 잠시 등장할 뿐이다. 수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20대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게 된 것은, 10대 이전부터 받기 시작한 노화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지금의 시점에서의 노화란, 20대가 된 후부터 다시 80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근원적인 질문이 그 시작이었다. 실제로 노화가 진행되지도 않은 시점에서부터 노화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 것은 반어적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10대를 지나며, 20대 이후부터의 삶이 나머지 80년을 좌우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닫고 있었고, 대부분의.. 더보기
우리 모두, 수수하지만 굉장해 독서는 취미랄 것도 없으니, 굳이 최근에 내가 가진 취미를 말한다면 “일본 드라마 시청” 정도다. 드라마 시청이 취미라니 참 별 것 아닌 취미다 싶기도 하지만, ‘영화 감상’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취미에 속하는 것이 드라마 시청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왜 영화는 감상이고, 드라마는 시청이라 부르는 것일까. 이왕 취미라고 적을 거, 멋드러지게 일본 드라마 감상. 이게 내 취미 되시겠다. 최근이라 해도 작년(2016년)의 일인데, 취미의 일환으로 보았던 두 편의 일본 드라마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 편은 2016년 2분기 드라마 “중쇄를 찍자 (원제 : 重版出来)”이고 또 다른 드라마는 2016년 4분기의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원제 : 地味にスゴイ、校閲ガール河野悦子)”이다. 일본은.. 더보기
“알바 시각표” “알바 시각표” ‘이러다가 분명, 또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받지 못 할거야. 어떻게 하지? 내가 얼마만큼 일을 했는지, 시각표를 적어놔야겠다.’ 2004년 겨울, 아직 11월임에도 더 이상 추울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추위가 이어졌다. 내가 일했던 주유소는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에 세워져 있어 바다와 상당히 가까웠다. 바다는 다른 건물들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바다의 비린 냄새와 함께 차가운 겨울 바람은 주유소 곳곳을 파고 들었다. 나는 몇 번이고 주유소 소장님께 아르바이트를 위한 대피장소, 그러니까 주유소에 들어가면 흔히 보이는 조그마한 부스를 하나 사서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벌벌 떨며 손님을 기다려야만 했다. 10월에.. 더보기
100쪽 "100쪽"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고전이라는 이름 말고 또 다르게 불리기도 한다. '누구나 제목은 들어보았지만,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드문 책'. 맞는 말인 듯 하면서도 또 누군가 지속적으로 사서 읽으니까 출판되는 것일테니 반쯤 맞는 말이라고 해두어도 될 것 같다. 나 역시도 제목을 들어본 고전을 사서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세 번 이상 어떤 책의 제목을 듣게 되면 그 책은 꼭 읽는 편인데,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세 번은 훌쩍 넘게 들었으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고전들을 죽 읽다보니, 한 가지 법칙이 자연스레 생겼다. 그것은 바로 '100쪽 까지만 읽자' 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100쪽 까지만 읽고 읽기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고전은 시간적으로 오래된 책들이기도 하고, 또 다양.. 더보기
현우의500자_55 #현우의500자 _55 책을 읽다, 모든 것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책은 나무가 죽은 뒤의 산물이다. 나무가 죽어 갈기갈기 찢겨진 것을 얇게 펴 만든 것이 종이이고, 그것에 글을 새겨 넣은 것이 책이다. 책에 들어가는 내용 역시 그렇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이 적은 책의 내용은 지금은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사람들로부터의 직간접의 영향을 받아 적게 된 것이다. 책 뿐만 아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선 식재료의 죽음이 선행된다. 소와 닭과 돼지가, 채소와 곡물이 죽어 지금의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인간에게 연장의 기회를 준다. 눈에 보이는 것만 그럴까. 지금은 당연히 생각하는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는, 과거의 투사들이 흘린 피의 지도이다. 찢기기도 하고, 죽은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아 남게 된 최대 혹은 절대.. 더보기
좋은 책이나 영화란 좋은 책이나 영화란. 2014.2.15 (글을 적은 날짜는 그 이전) 좋은 책이나 영화란, 멋진 문장으로 적힌 책도 아니고 화려한 화면으로 가득 채워진 영화도 아니다. 나에게 있어 좋은 책이나 영화란, 내가 무엇인가를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표현에서 내가 글을 쓰고 싶어지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그것은 어떤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인가 대답하고 싶다. 이 문장 뒤에, 이 장면 속에 내가 이런 말을 이 사람들에게 해줬으면 좋겠다 라 생각이 나는 그런 느낌.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내가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해서 일수도 있고 음악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림이나 음악에 재능이 없어서 가 아니라 단지 내가 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좋은 글을.. 더보기
서술할 수 있음이.. 서술할 수 있음이.. 2013.10.5. 최근 글이 뜸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 개인의 사정 변화가 있엇던 것은 아니지만, 심경의 변화가 다소 있었다고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변명일 듯하다.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매일 똑같을 순 없듯이 원하는 것만 이루면서 살 수도 없는 것이란 것을, 하루 하루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런 중에도, 한 가지 놓지 않고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독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어느샌가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알량한 지식인 짓거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사정이지, 독서를 하는 내 사정은 아니다. 책을 읽는 것이 '꼴보기' 싫은 행동이라면, 그 행동은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더욱 꼴.. 더보기
'읽음'에 고마움을. '읽음'에 고마움을. 2013.6.22. 오늘 오후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다.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본인이지만, 도서전이라는 것을 올해 처음 알게 되었고 어떤 행사인지 궁금하기도 했기에 발걸음을 옮겼다. 삼성역에 위치한 코엑스 행사장으로 가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단체로 관람을 온 듯한 고등학생들이 보였고,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나 관심으로 도서전의 입구를 들어갔다. 그 중 나도 한 명이었다. 도서전은 상당히 넓었다. 코엑스 전시장 자체의 크기가 넓다는 것은 과거 몇 번 가본 적이 있기에 알고 있었지만, '책'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그 넓은 공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이름을 들어본 출판사들이 각각의 부스를 설치해서 많은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