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의500자 _30
그렇게 외로웠니. 하루 종일 나를 기다리다 나를 만나러 바쁜 걸음으로 뛰어오는 너의 모습은 반가워. 나도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했으니까. 하지만 가끔 네가 귀찮게 느껴지기도 해. 넌 너무 욕심쟁이야. 나에게만 손길을 주는 줄 알았는데 내 옆의 그 여자에게도 넌 손길을 주고 있어. 너의 존재를 느끼고 있어. 내 이마에 땀이 흐르기도 전에, 내가 커피를 후후 불기도 전에 너는 나를 와락 껴안고 휘감고 내 몸 곳곳을 너는 희롱하곤 하지. 그만하라고, 사람들이 많으니 그만하라 해도 너는 포기할 줄 몰라.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으니 이젠 너를 사랑해볼까 해. 여름에 태풍처럼 밀려와선 가을에는 스산함을 남겨주고, 겨울에는 네가 없이 잠 한 숨 잘 수 없는 밤을 만드니 나는 너와 헤어지고 싶지만 이제는 헤어지지 못해. 네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지 못해. 넓은 하늘을 날아다닐 때 내 생각은 하는거니. 내 볼에 붉음을 남기고 떠나고, 내 손에 푸름을 남기고 떠난 너. 바람 넌 욕심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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