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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 _45

#현우의500자 _45


우연히 시계를 본다.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이 시계는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해진다. 투명한 유리와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 시계는 누구의 손을 통해 만들어져, 누구의 손을 통해 옮겨져 나에게 온 것일까. 4시24분이다. 내 생일과 같은 숫자다. 하루에 2번 내 생일과 같은 시간에 시계가 60초 간 멈춰 있다. 초침은 60번을 아무런 생각 없이 움직이지만 나에게는 그 60초의 시간이 내가 살아온 30년의 인생처럼 느껴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60살이 되었을 때는 1년에 1초 씩 내 삶을 기억할 수 있을까. 그 사이 많은 일들은 어떤 형태로 기억으로 남을까. 태어남이란, 결국 우연인 듯 하다. 부모가 없는 사람이 없듯, 배꼽이 없는 사람이 없듯 누군가의 몸으로부터 태어나 생일을 가진 우리는 몇 억 분의 1의 우연으로 태어났다. 무엇이 우리를 만드는지 생각하는 시간 동안 또 시간은 흐르고 나는 그 시간을 우연찮게 맞딱드리게 된다. 그저 그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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