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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9. 18:11 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 _47


푹 잤다. 나에게 조선을 준다고 해도, 아니 고구려를 준다고 해도 나는 이 잠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세브란스 병원 앞을 지나, 두 정거장만 더 가면 내가 내릴 곳이다. 하지만 나는 잠들어버렸다. 아무런 방해도 없이, 한 손에는 책과 장갑을 들고, 한 손은 코트 주머니에 이러쿵저러쿵 쑤셔 넣은 채 잠들었다. 내려야 할 정거장에서 한 정거장이 더 지나 눈을 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스스로 민망해 한숨과 한웃음을 짓는다. 아무런 꿈도 없이 5분의 시간 동안 푹 자고 난 뒤 나는 말똥해졌다. 피곤했던 것도 아닌데, 버스에서 나는 잠에 빠졌다. 종종 이런 일이 있지만 오늘은 내일보다 새롭다. 버스에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편히 잠들었다. 잠들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불행한 상황 속에 행복의 순간을 찾았다. 어둑하던 하늘에서 눈이 벚꽃처럼 내렸지만 만지자 녹아내린다. 손대지 않으면 꽃, 손대면 녹아버리는 눈과 같이 짧은 5분은 시공간의 왜곡을 친히 내게 영접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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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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