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의500자 _51
1960년. 우리가 헤어진 때는. 그로부터 50년이 더 흘렀지만 아직 우리는 만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이며 둘이 되어 버린 우리는 아직 서로에 대한 서먹함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둘 사이를 막고 있었던 것은 없었다. 그래서 더욱 멀게 느껴진다. 누구는 자유를 이야기했고, 누구는 우리의 안전을 이야기했다. 지켜야 할 것이 있기에 지금은 헤어져야 한다며, 헤어짐을 그리고 그리움을 남겼다. 우리 사이를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지 알지 못했다. 우리가 여전히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하나일 것이라 생각했다. 설국의 바람이 건너갈 적, 그 바람이 부러운 이유는 조약으로 가로막지 못한 하늘에겐 등록이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종전의 회한과 패전의 죄책감으로 우리는 헤어짐을 받아들여야 했다. 잘못은 명백했으나 헤어짐은 베스트팔렌의 그것보다 더욱 간명했다. 쓰가루 카이쿄. 혼슈와 홋카이도를 건너는 공해 위의 파도는 쓰가루 연인의 애가보다 높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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