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의500자 _66
시간이 지난 뒤에 알았다. 그것이 일본식 오무라이스인 줄을. 토요일 저녁이 되면 형과 나는 할머니집으로 갔다. 그리고 하룻밤을 보냇다. 디낄댁이라고 불리우던 할머니께서는 일본에서 태어나셨다. 광복이 되던 해 한국으로 돌아오시곤 마산에 터를 잡으신 할머니께서는, 내가 기억하는 고향과는 다른 마산을 기억하고 계셨다. 일본인이 많이 살았다던 동네가 지금은 벚꽃만이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몇몇 집은 그 모습 그대로, 지금을 잊은 채 과거를 살고 있다. 그런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오무라이스는 정말 맛있었다. 햄이 가득 들어가고, 얇게 편 달걀 지단 위 케첩을 뿌린 오무라이스는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별미 중의 별미였다. 일주일이 마치 그것을 통해 마감되는 느낌이었다. 베개를 말처럼 타고 다니던 손자들을 위해 손수 준비하신 재료들은, 아낌없이 사랑처럼 담겼다. 뒷길댁 할머니께서는 이 글을 읽지 못하시겠지만, 꼭 이 글로 그 오무라이스를 남기고 싶다. 안녕히 주무세요. 할머니. 아니,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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